<리미트리스> <Limitless>,2012
-감독 : 닐 버거
-주연 : 브래들리 쿠퍼 (에디 모라 역), 로버트 드니로 (칼 밸 룬 역), 애비 코니쉬 (린디 역)
-개요 :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러닝타임 :105분
-등급 : 15세 관람가
인생 최고의 영화를 꼽으라면 마지막까지 고민할 최후의 영화 중의 하나인 뤽 베송 감독의 <루시>.
영화는 주인공 루시가 두뇌를 최대로 활용하면서 인간이 진화해 온 과정들을 모두 자각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이 안에 많은 철학적인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루시>와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만큼 이 영화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영화를 찾았다. 바로 2011년에 개봉했던 닐 버거 감독의 <리미트리스>이다. <리미트리스>는 영화 <루시>와 같이 인간의 두뇌가 100% 가동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영화의 스토리는 완전히 다르다.
<루시>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 주연 영화. 인간의 한계는 누가 정하는가 <Lucy> 2014 (tistory.com)
<루시>는 내가 참 애정하는 영화이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적인 것과는 거리가 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리미트리스>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던지, 아니던지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임이 감히 분명하다고 확신해 본다. 지루할 수 있는 반복적인 일상을 리프레쉬시켜주는 시원한 탄산음료 같았던 영화 <리미트리스>를 소개한다. 영화는 앨런 글린의 SF 스릴러 소설인 <더 다크 필드><The Dark Fields>를 원작으로 한다.
줄거리
에디 모라(브래들리 쿠퍼)는 골방에 틀어박혀서 영감이 떠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무능력한 작가이다. 마감 날짜가 다가오지만 제대로 원고를 완성하지 못한다. 그에게는 여자친구 린디(애비 코니쉬) 만이 있을 뿐. 린다는 편집장이 되어서 승승장구하는데 반해, 에디의 성공은 까마득한 먼 미래일 뿐이다. 결국 에디는 린디에게 버림받으며 찌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대학을 졸업하고 멜리샤와 결혼한 후 이혼을 한 경험이 있는 에디. 린디 하고도 헤어지자, 다 때려치우고 고향으로 가서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서 잡일을 하며 늙어가겠지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전 차남인 버논을 만난다.
제약회사에서 컨설팅을 맡고 있다는 버논은 창작의 고통을 앓고 있는 에디 모라에게 수상한 알약 하나를 건넨다. 약에 대한 긴 설명은 없었다. 단지 뇌신경 회로를 활성화시켜주며, 뇌의 100%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약이라는 말뿐이었다.
반신반의하며,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섭취한 NZT48. 놀랍게도 에디의 눈앞에 신세계가 펼쳐진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예의주시하게 볼 수 있는 관찰력이 생겼으며,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할 수 있게 되었으며, 능숙하게 세상 모든 이치를 관망하는 듯한 시선을 갖게 된다. 예전에 보았으나 무의식 중에 저장되어 있던 것들이 뚜렷하게 기억나며, 엄청나게 순식간에 똑똑해졌다. 그렇게 떠오르지 않던 문장들이 머릿속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는 그 약을 추가로 얻기 위해서 처남을 다시 찾는다. 하지만 버논은 누군가에 의해 영문모를 죽임을 당하고, 에디는 버논을 죽인 사람이 찾으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한다. 그리고 온 집안을 뒤져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의 손에 상당한 양의 NZT 48이 쥐어진다.
NZT48은 그의 정신을 명민하게 만들어주었으며, 의욕 또한 넘치게 만들었다. 그는 나흘 만에 책 한 권을 끝냈다. 피아노는 사흘 만에 마스터. 카지노에서 돈을 따는 것은 우스웠으며, 외국어를 흘려 들어도 바로 원어민처럼 ㅔ습득했다. 모든 방면에 바삭해졌다. 어디선가 읽고 듣고 봤던 게 '척'하면 '착'하고 나왔다. 두려움이며 소심함은 사라졌다. 과격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그는 이어서 주식을 통해서 종잣돈을 불린다. 그리고 대부업자에게서 단기자금을 빌려 더 큰돈을 굴리기 시작한다. 경기 흐름 패턴을 파악한 그는 빠른 시간 안에 돈을 딴다. 스카우트 제의, 대출한도 급부상, 신문사 취재 제의. 자포자기였던 그의 인생은 종지부를 찍고, 그의 인생은 황금기를 맞는다. 그리고 그는 헤어졌던 전 여자친구 린디와도 재회한다. NZT48만 있으면 그가 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던 거물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은 에너지 업계를 장악하기 위해서 역사상 가장 큰 기업합병을 계획하고, 성공적으로 체결하기 위해서 에디에게 도움을 제의하지만, 남아있는 신약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에디는 위험에 처하게 되고 신약의 치명적인 부작용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협상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지만, 정보가 누출되고 결국 협상은 실패로 돌아간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지고 있던 NZT48도 도난당하는데, 에디는 대부업자에게 신약의 정체를 들켜버리고, 지속해서 약을 요청하는 그들의 습격을 받지만 가까스로 탈출하여, 겨우 NZT48을 되찾는 것에 성공한다.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2개월 후. 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에디. 그에게 아이벤 제약회사를 인수한 칼 밴 룬이 나타난다. 칼은 에디의 성공이 NZT48 덕분이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이 약을 공급해 주겠으니 자기랑 손을 잡을 것을 요청한다. 다만 손을 잡게 되면 에디는 칼이 요청하는 충고를 모두 들어야 했다. 에디는 그의 제안을 매몰차지만 여유 있게 거절한다. 약의 개수도 한정되어 있었을 텐데, 에디는 도대체 어떻게 의원까지 출마하게 되었고, 당당하게 칼의 제안 또한 거절할 수 있었을까?
내 능력을 깎아내리는
가스라이팅에 맞서기
이 영화는 우리가 우리의 뇌를 100%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고 하면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상상력을 자극한다. 약에 중독되어서 괴로워하는 에디의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어쨌든 약을 복용한 다음에 그가 보이는 초인간적인 모습들은 꽤나 부럽다. 나도 에디처럼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꿈에 그리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업그레이드된 에디처럼, 한층 발전된 모습을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다만, 이 영화는 자칫 약의 효과에만 의존하여서 거저 성공을 이루는 비현실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시니컬한 시선을 보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잠깐이나마 현실을 도피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즐거움 만으로도 영화의 역할은 다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는 이 영화에서 내 능력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에 맞서는 태도에 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에디가 주식으로 단시간에 큰돈을 벌고, 단숨에 유명인사가 되자 칼은 그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그에게 파트너십을 제안한다. 그 말인즉슨 칼도 에디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칼은 은근하게 에디가 사기꾼이며, 고군분투하면서 필사적으로 성공을 이루어 내지 않았기에, 자신에게 벗어나서 홀로서기를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그를 무시한다
이것은 모두 칼이 교묘하게 에디의 능력을 무시하며 동시에 에디가 '주제를 알고' 칼에게 의지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의 깊은 속내에는 에디가 자신의 라이벌이 되면 굉장히 무서운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미리 이런 식으로 수를 쓴 것이다. 한편 이런 식으로 남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면서 내리 앉혀야만,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가라는 환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에디는 칼의 이러한 가스라이팅에 굴복하지 않는다. 칼은 제약회사를 인수하여, 에디의 성공을 부스터 시킬 약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고, 이 약을 인질로 에디를 자신에게 무릎 꿇리려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에디는 NZT48의 성분을 분석해서 부작용을 없애서, 약을 끊었으며 대신 뇌세포를 개선시킨 후였다. 그렇게 에디는 통쾌하게 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칼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을 수 있게 됐다. 에디는 그렇게 "저와 엮이면 제 밥이 됩니다."라는 말로 칼을 통쾌하게 걷어찬다.
앞서 말했듯 혹자는 애초부터 약이 아니었으면 에디가 그렇게 성공했을 리 없다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렇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에디가 어쩐지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두뇌를 100% 활용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 자신이 꿈꾸는 완벽한 성공을 이루기 전까지 원래 살던 월세집에서 살았으며, 자신이 만났었던 여자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계속해서 유지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가 가스라이팅에 맞서서 성공했다는 것도 포함된다. 이와 같이 자칫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디테일들에서 왠지 모르게 에디가 인간적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아, 물론 에디를 다름 아닌 너무나 멋진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했기 때문도 한 몫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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