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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블랙 스완> 백조와 흑조. 1인 2역을 해내려는 발레리나의 이야기. 나탈리 포트만 주연.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보러가기. Black Swan

by evelyn_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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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Black Swan>, 2010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주연 : 나탈리 포트만 (니나 세이어스 역), 뱅상 카셀 (토마스 르로이 역), 밀라 쿠니스 (릴리 역)
-조연 : 위노나 라이더 (베스 맥킨타이어 역) 
-개요 : 드라마, 스릴러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108분 



2010년. 당시 나는 한창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 을 동경하던 때였다.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클로저>, <브이 포 벤데타>를 이미 본 상태였지만, 실은 그녀의 연기보다는, 그녀의 지적인 면, 그리고 아름다운 얼굴에 감탄해마지 않았던 때였다. 유치하지만, 어쩜 사람이 저렇게 생겼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 나탈리 포트만이 미스 디올의 뮤즈로 발탁이 되기도 하였었다.) 게다가 당시 나는 이 ‘청소년 관람 불가’로 개봉했던 이 영화를 볼 자격(?) 또한 충분했던 나이었다. 그러니 그 때 개봉한 <블랙 스완>은 고민없이 극장으로 달려가 봤었어야 하는 이유와 조건을 모든 갖춘 영화였다. 
 
하지만, 내가 그 때 이 영화를 보지 못했던, 아니 보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 영화에 야한 장면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는 어느 누군가의 코멘트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기는 커녕, 극장에서 이 영화를 누군가 같이 본다면 같이 보는 사람과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 것 같았고, 다 큰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봐서는 안될 걸 보는 느낌이 들어 끝내 꺼려졌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영화를 13년이나 지나서야 보게 될지는 몰랐다. 이제와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좀 더 일찍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싶다. (역시나, 볼까 보지말까 할 때는 보는 것이 맞는걸까.)
 


영화 <블랙 스완> 보러가기 


 

줄거리


발레단 단장인 토마스 (뱅상 카셀). 그는 그 유명한 '백조의 호수'로 새 시즌을 시작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백조와 흑조를 한 사람이 표현하는 ‘새로운 백조의 호수’를 기획한다.  
 
아름다운 발레리나 니나 (나탈리 포트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더 잘 백조를 표현하나, 자신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모습으로 흑조를 표현하는 것에는 난항을 겪는다. 그렇게 니나는 주인공으로 발탁되지 못하는 듯하나, 극적으로 백조와 흑조 1인 2역을 소화할 꿈같은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니나는 배역을 수행해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계속해서 니나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토마스는 니나를 위축시키고, 니나는 자신과 다르게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힘을 뺀 동작을 선보이는 릴리 (밀리 쿠니스)가 자신의 자리를 탐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때 이름을 날렸지만,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스 (위노나 라이더). 니나는 그녀처럼 완벽한 프리마돈나가 되기 위한 욕망에 사로잡혀 그녀의 소지품들을 몰래 훔치는데, 한편 베스는 니나가 토마스를 꼬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백조의 호수 배역을 따낸 것 아니냐며 의심한다. 이 상황에서 계속 자신의 딸을 순수한 아이의 모습에 가두어 놓으려는 듯, 니나를 어르고 달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는 니나를 지치게 한다.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니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점점 광기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광기는 그렇게 두렵고 연약했고 순수했던 니나 내면의 백조를 서서히 자기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결국 숨어져 있던 검은색 흑조를 깨워낸다. 결국 니나는 백조와 흑조. 두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느꼈어요. 완벽함을 느꼈어요. 나는 완벽했어요.”

 


 

나,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 

 
이 영화에서는 니나가 자신을 특정한 틀에 가두던 것을 탈피하고,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날것의 본성과 마주하는 여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점차 흑화 되어가는 니나의 곁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딸 니나를 공주처럼 대하는 니나의 엄마. 분홍색이 가득한 방은 마치 어린아이의 방 같다.

 
첫째. 자신은 딸을 걱정할 권리가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니나의 엄마. 
 
오디션을 망친 것으로 상심에 빠져있는 딸에게, 고양이 역할이나, 좀 더 큰 백조의 역할도 좋다고 위로하고, 나중에는 흑조 배역이 자신의 딸을 파멸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발레 공연에 서지 못하게 하려했다. 딸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그 방식이 유아적인 것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 위선적이었다. 

 

다행히 니나는 점점 자신이 엄마로부터 너무 속박되어, 어린애티를 벗지 못하였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아끼던 인형을 버리고,  엄마의 제지를 뿌리치고 나와, 자신의 배역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훌륭하게 해내는데, 니나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에서, 니나의 엄마도 자신이 딸을 과잉보호하며 키우던 자신의 예전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자신 또한 변화가 필요함을 깨달았었기를 바란다 .

 

그리고 우리도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 혹시 우리 주변에도 니나의 엄마처럼 나를 보호하겠다는 목적하에, 달콤한 말들로 나를 연약한 세상에만 머물게 하는 사람은 없는가라는 것 말이다. 



 
둘째. 발레단 단장 토마스. 
 
그는 베테랑 단장처럼,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니나의 모습에서 백조의 모습을 보았고, 나아가 니나가 흑조 역할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예리하게 캐치했다. 그리고 니나 안에 숨어져 있는 흑조의 모습을 심연으로 꺼내기 위해서, 니나를 자극하고 몰아세웠다. (순간 영화<위플래쉬>가 떠오르기도 했다.)
 
니나의 장점, 단점을 정확하게 알고, 1인 2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즉,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까지 제시했다. 토마스는 니나 자신이 그녀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 벽을 허물 수 있게 코칭했다. 그의 행동에서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토마스가 없었다면, 니나가 과연 실제로 흑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일리가 없는 의심은 아닐 것이다. 

모든 동작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은 봤지만, 자신을 풀어주는 건 본적이 없어. 단 한 번도.
그 모든 규율들이 뭘 위한 거지?  완벽함이란 통제하는 것만이 아니야. 흘러가게 두는 것이기도 해. 

 

 
그리고, 릴리.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매력으로 상대방을 유혹할 줄 아는 릴리는, 모범생 같은 니나에게는 불량 학생일 뿐이었다. 하지만, 백조와 흑조를 동시에 연기해야하는 상황에 놓이자, 릴리에게서 일종의 시기심을 느낀다. 

 

한편 릴리 또한 니나를 응원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노리는 자리인 백조의 호수 주연자리를 차지한 니나가 부럽지 않았을 수 있었을까? 릴리의 의도는 영화를 통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만, 니나는 니나는 자신이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하는 릴리에게서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고, 릴리의 모든 행동을 모두 자신을 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대 해석하고 의뭉스럽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실은 릴리가 니나가 자신의 내면에서 찾았어야 하는 본성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릴리는 니나의 라이벌로써, 그리고 니나가 찾았어야 하는 내면의 모습을 상징한다. 릴리는 니나가 자신의 원래 유약하고 나약했던 모습에서 탈피하는 것에 큰 도움을 주었다. 니나와 릴리. 백조와 흑조. 그렇게 두 세계가 합쳐지고, 니나는 완벽함을 맛본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야하다는 코멘트를 가지고 보기를 포기했었던 영화. 그 영화가 오랜만에 기억 멀리에서 떠올랐고, 영화의 평을 보다 보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문장을 발견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나는 <데미안>을 다시 읽었고, 다 읽고 나서야 영화 <블랙 스완>을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영화를 보지 않았었던 10년 전의 내가, 본성의 감정을 마주하지 않은, 어린아이 같았던, 흑화 되기 전의 니나랑 다름없었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고작 야하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그냥 흘려보냈었다니 말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中

 

 
<데미안>에서의 데미안은 밝은 세계에서는 숨기고 은폐해야 하는 원시적 충동이 자기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의 유년의 세계가 붕괴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제 영화 <블랙 스완> 포스터를 보면, 실제 니나 안에 감추어져 있었던 흑조의 모습이 바깥으로 나오려는 듯, 그녀의 얼굴은 곧 깨어질 듯 한 알의 형상을 닮아 있다. 
 
자신안에 숨겨져 있던 어두운 충동의 존재를 알아버린 니나. 그것은 그녀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충동은 파괴적인 힘을 불러일으키도 하니, 니나가 베스처럼 그 충동의 힘에 중독되지 않고, 그 중심을 잘 잡았었기를 바라본다.

물론 이는 그 원시적 충동을 깨달을만큼 큰 나 자신에게 던지는 바람이기도 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을 두번째 읽다. <Demian>, Hermann Hesse (tistory.com)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을 두번째 읽다. <Demian>, Hermann Hesse

저자 : 헤르만 헤세 / 번역 : 전영애 출판 : 민음사 / 발행 : 2009.01.20 되돌아보면 을 읽으려고 몇 번이고 시도를 했었긴 했다. 아쉽게도 이 말은 '읽기 쉽지 않았다'라는 말과 동의어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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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어보기

 
(+) 감독 데런 아로노브스키의 새 작품 <더 웨일>. 현재 크게 기대하는 영화 중에 하나이다.
다만, <더 웨일>을 보기 이전에 데런 아로노브스키의 다른 작품들도 봐야겠다. 실은 <블랙 스완>이 그가 감독한 영화 중에 가장 처음 본 영화이다. 
더 웨일 | 다음영화 (daum.net)

 

더 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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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프라다 광고에서 뱅상 카렐을 보았는데, 갈수록 멋있어지는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막상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들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다음 영화 선정에 참고해야겠다. 우선 그가 출연한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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