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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 정신 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와 융의 이야기. <A Dangerous Method> 줄거리. 결말. 정보. 보러가기

by evelyn_ 2023. 2. 8.

 


<데인저러스 메소드> <A Dangerous Method>, 2012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주연 : 키이라 나이틀리 (사비나 슈필라인 역), 비고 모텐슨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
마이클 패스벤더 (칼 융 역), 뱅상 카셀 (오토 역), 사라 가돈 (엠마 융 역)
-러닝타임 : 99분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는 히스테리 환자를 관찰하고 최면술을 행하며,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이 존재함을 이야기했다. 그는 심리학 ·정신의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회학·사회심리학·문화인류학·교육학·범죄학·문예비평에도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왼쪽> 지그문트 프로이트 , <오른쪽> 칼 구스타프 융

 

프로이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스위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던 칼 구스타프 융이다.

융은 프로이트를 열렬히 존경하였으며, 프로이트와 융은 나이가 19살이나 차이 났지만, 같은 학자이자 친구로 친밀한 우정을 쌓았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정신 분석이론을 이어서 연구하고 확장시킬 인물로 융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사상적 갈등으로 결국에 서로가 서로를 등지게 되는데, 이 사건은 정신분석학은 물론이고 현대 지성사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는 프로이트와 융이 1907년 처음 만났을 때부터, 1913년에 관계가 붕괴될 때까지 짧은 6년 동안의 관계를 그리는데, 그 둘의 관계 안에는, 흥미롭게도 최초 아동정신분석의가 된 사비나 슈필라인이라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와 얽힌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프로이트와 융의 만남과 결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그 안에 사비나 슈필라인이라는 존재했었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었다고 한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보러가기 

 


줄거리 


1904년. 스위스 취리히 부르크횔츨리 정신병원에 발작을 일으키는 한 여자가 도착한다.

 

그녀의 이름은 사비나 슈필라인.

슈필라인은 성공한 무역가인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으며, 교육을 잘 받아서 독일어도 유창했지만,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해 성도착증을 앓게 됐고, 수시로 온몸을 비틀며 발작을 일으켰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슈필라인은 1885년 10월 25일 생이니, 그녀가 만 18세일 때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융 박사는 그렇게 처음으로 슈필라인을 만나게 되고, 융은 그녀를 대상으로 당시 정신분석학계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프로이트가 개발한 획기적인 '대화치료'로 임상 실험을 한다. '대화 치료'는 무의식을 일깨우고자 고안한 대화요법으로, 실제 사비나는 이 치료법을 통해 증세를 극복한다. 


융은 슈필라인이 의과에 진학하고 싶었던 것을 알고, 그녀에게 자신의 연구를 도울 것을 제안하는데, 그렇게 둘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들은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이후 슈필라인은 자신이 바라던 의과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오래지나지 않아 비엔나에 융이 환자를 자신의 정부로 삼았다는 것이 소문이 난다.

환자와의 거리를 특히나 중요시하는 프로이트도 이를 알게 되고, 융의 아내까지 둘의 은밀한 관계를 알아버리자, 그들의 관계는 더 이상 예전 같을 수만은 없었다. 융은 슈필라인에게 다시 박사와 환자와의 관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슈필라인은 이에 충격을 받는다.

 

 

동시에, 프로이트와 융의 관계 또한 서서히 멀어져가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주요 요인이 성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융은 프로이트가 모든 증상, 임상자료들을 성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반박했다. 융은 세상의 중심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더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이트 또한 융이야 말로 자신의 연구를 이어서 더욱 자신의 이론과 연구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융의 방법은 과학적이지 않고 이로 인해서 자칫하다가는 신비주의로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불화에는 경제적인 배경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융의 아내는 굉장한 부자였고, 융은 부족함 없이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반면 프로이트를 추종하는 학자들은 이미 많았지만, 융에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소박한 수준의 생활을 하였다. 프로이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처지와 비교를 하였을 것이다. 


어느 날 프로이트는 자신의 권위에 흠집이 날 것이라는 이유로 자기가 꾼 꿈의 이야기를 융에게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는데, 융은 프로이트가 이처럼 권위에 집착하는 모습에 그에 대한 존경심을 잃고, 그렇게 그 둘의 관계는 점점 더 급속도로 틀어진다.

1912년 4월 17일. 비엔나. 슈필라인은 프로이트의 부름을 받고 그를 만나기 위해 비엔나로 향한다. 당시 슈필라인의 논문은 정신분석학계의 열띤 논쟁거리가 된 상황이었다.

 

슈필라인은 성적 충동이 악마적이고 파괴적인 힘이라고 보며, 동시에 창조적인 힘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는 두 자아를 파괴함으로써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자기 파괴를 불러오는 충동. 성욕은 자신을 잃는 행위이고, 자신을 잃는 것은 개성을 잃는다는 것이지만, 자아는 일종의 자기 방어로 그 충동에 저항한다고 생각했다. 즉, 자신을 위한 저항일 뿐, 사회적 시선 때문에 성욕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프로이트와 반대되는 생각이었다.


반면 융은 단순히 환자의 심리만 분석하기 보다 그들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미래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미지의 영역,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의식을 탐구하고자 했다. 그 탐구를 통해 그는 환자들에게 가서 병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치 않고, 그들이 그 여정의 끝에서 자신이 원했던 모습으로 자신을 재창조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융의 방법이 환자들에게 '환상' 대신 '또 다른 환상'을 심어주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하며, 융은 신을 흉내 내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프로이트는 그저 세상이 그런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다.  (실제 전통적인 프로이트 정신분석에서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탐구하고, 대상인 환자 자체를 '이해'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이 부분은 융과 프로이트가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했던 부분이었는데, 슈필라인 프로이트의 견해를 본능적으로 맞다고 생각했고, 의외로 프로이트의 견해를 받아들인다. 되돌아보면, 실제 프로이트가 창시한 대화요법으로 그녀는 치유가 되었었기도 했으며, 게다가, 융은 아리아인이었지만, 프로이트와 슈필라인은 서로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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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융은 프로이트가 모든 친구를 환자로 생각하면서 대하며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했기에, 어느 누구도 그에게 편하게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하며, 프로이트에게 직접적으로 변화에 대한 권유를 아끼지 않고, 결국 그들은 1912년 정말 서로를 등지게 된다. 

 

융은 프로이트와 결별하고 쉽사리 연구에 매진하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의 괴로움에는 슈필라인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녀와 함께 새 삶을 꾸릴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자조도 있었으며, 그렇게 사랑하는 슈필라인이 자신의 이론이 아닌 프로이트의 주장을 맞다고 이야기하고, 그의 제자가 슈필라인은 프로이트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충격도 있었다. 

 

 

 

이후, 프로이트는 나치에 의해 비엔나에서 쫓겨났고, 1939년 런던에서 암으로 죽었다.

슈필라인은 최초의 여성 정신분석 학자로서, 그리고 아동정신분석의 개척자가 되지만, 1941년. 나치에게 총살 당했다.

융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적인 심리학자가 되었지만, 오랜 기간 신경쇠약을 앓았으며, 1961년에 사망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결고리들

 

요즘 여러 영화를 보고 있지만, 쉽사리 리뷰에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 영화들의 리뷰를 쓰기 위해서 연관되어서 읽어야 하는 책들, 그리고 추가로 보아야 하는 영화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리틀 칠드런>의 리뷰를 쓰고 싶은데, 그보다 먼저 그 영화에 등장했던 소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읽고 싶다거나,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을 보았더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다시 읽고 싶어 진다거나, 영화 <겟 아웃>을 보았더니, 예전에 리뷰로도 올렸었던 <존 말코비치 되기>와 왠지 모르게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이다. 아. 하나가 더 있다. 영화 <리바이어던>을 보니, 토머스 홉스가 저술한 <리파이어던>의 개념을 알고 싶은 것..

 


하지만, 리뷰가 좀 미뤄진다고 해도 계속해서 머릿속에 연관되는 것들을 이어가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아무래도 블로그를 시작하고,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잘 기억을 하게 된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더욱 여러 가지 들을 연결하기 쉬워진 것이 아닐까? 긍정적인 효과라고 본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지금까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잘 알지도 못했던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됐으니, 어느 책과, 어느 영화와, 어느 문장과 상황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게 되거나,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현안이 생기길 바라본다. :)

 


못다 한 이야기

 

국내 영화 포스터를 보았을 때, 키이라 나이틀리를 정면에 내세우고, '파격적인 스캔들'이라는 문장을 넣어 매우 자극적으로만 느껴지는데, 그러므로 영화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 안타깝다. 특히나, 저 포스터에는 프로이트, 융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마치 다른 영화라고 느낄 정도로, 해외 포스터는 국내 포스터랑 콘셉트가 다르며, 훨씬 좋은 느낌이다. 세 사람 사이의 교집합 같은, 또 반대로 여집합 같은 묘한 관계가 느껴지며, 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이 포스터를 먼저 보았다면, 나는 아무래도 <데인저러스 메소드> 영화를 더 일찍이 보았을 것이다. 분명히.

 

 

참고 자료

이 글을 통해서, 어떻게 사비나 슈필라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1977년 예전에 심리학연구소 본부가 있었던 스위스 제네바의 한 건물 지하창고에서 슈필라인의 일기(1909~1912년)와 프로이트와 융과 주고받은 편지(1906~1923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후 1980년 슈필라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이탈리아어로 출간됐고, 1982년 영어판이 나왔으며, 영어판 제목을 직역하면 ‘은밀한 대칭: 융과 프로이트 사이의 사비나 슈필라인’이라고 한다.

2002년 헝가리 태생의 스웨덴 감독 엘리자베스 마톤은 슈필라인의 다큐멘터리 ‘내 이름은 사비나 슈필라인’ 만들었고 전기영화도 제작됐다. 또 영국에서는 연극 ‘사비나’(1998년)와 ‘대화치료’(2003)가 무대에 올랐으며, 영화 <데이저러스 메소드>는 연극 ‘대화치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융의 숨겨진 연인’ 사비나 슈필라인을 아십니까?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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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작성하다가 , <프로이트와 융의 편지>라는 책이 있음을 발견했다.
책 소개에 기재된 내용이 흥미롭다. 영화에서 프로이트와 융이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 참 많이 나오나 싶었었는데,
1906년부터 1914년까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편지가 360통 정도나 된다고 하며, 이 책은 이 중 200통을 요약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또한, 두 사람이 편지에서 강조하듯, 정신분석에는 정직함이 아주 중요한데도 편지를 읽다 보면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 기만이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는 문장은 <데인저러스 메소드>에서 느꼈던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묘한 갈등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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