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오프><Face/Off>, 1997
-감독 : 오우삼
-주연 : 존 트라볼타, 니콜라스 케이지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액션
-러닝타임 : 138분
2024년 설날 연휴를 맞아서, 그동안 보려고 했던 영화 중에서도 유명한, 소위 말해 굵직한 영화들을 보려고 하고 있고 그 중 첫 번째가 오우삼 감독의 바로 <페이스 오프>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응당 봤었을 법한 많은 유명 작품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어느 부분은 부끄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긴 연휴에 그동안 미뤄왔던 영화들을 보고 좀 더 다양한 영화들에 대한 의견을 다양한 분들과 나눌 수 있는 내가 되어보길 소망해 본다.
줄거리
청부 테러범인 캐스터 트로이는 FBI요원인 숀 아처가 큰 장애물이다. 트로이는 자신을 쫓아다니는 숀을 제거하기 위해 그에게 총을 겨눈다. 하지만 그 총은 빗나가고 숀의 아들 마이키의 생명을 앗아간다. 아처는 그 이후 캐스터를 잡기 위해 더욱 집착적으로 변한다.
그렇게 끈질긴 추적과 사투 끝에 드디어 아처는 캐스터를 잡는데 그는 추격 때의 신체에 가해진 부상으로 인해 코마 상태에 빠져 의식 불명의 상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캐스터가 LA 어딘가에 생화학 폭탄을 장착해 두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폭탄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서 캐스터는 요원들로부터 폭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방법은 아처가 캐스터와 얼굴을 바꾸는 길밖에 없음을 이야기하여 설득한다.
결국 폭탄제거 임무를 위하여 아처는 트로이의 얼굴을 통째로 떠내어 자신의 얼굴에 이식시킨 다음 감옥에 수감 중인 캐스터의 동생으로부터 정보를 캐내기 위하여 죄수로 위장하여 감옥에 들어간다.
한편 코마에 빠져 있던 캐스터는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뒤 자신의 얼굴이 없어진 것을 알게되고 분노한다. 이에 숀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에 이식한 후 얼굴 교환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요원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숀 아처로 변신한 캐스터는 숀을 행세하기 시작하고, 숀은 감옥에서 코마에 빠져있던 캐스터가 깨어나서 자신의 얼굴을 입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숀은 가까스로 감옥을 탈출한다.
이후 아처와 캐스터가 서로의 몸으로 다시 대면하며, 최종적으로 격렬한 대결을 벌인다. 결국에 캐스터는 사망하고 아처는 캐스터를 최종적으로 물리치고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원래 얼굴을 되찾는다. 이후 아처는 캐스터의 아들인 아담을 자신의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
당신이 원수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면 ?
자신의 아들의 목숨을 앗아가 끔찍하게 증오했었던 범인을 잡았는데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는커녕, 그가 LA 어딘가에 설치한 폭탄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 증오하는 범인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에 심는 것을 제안받는 숀의 심정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 만약 내가 숀이었으면 그러한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단지 "Face/Off"라는 제목만을 보고, 두 주인공이 서로의 얼굴을 바꾸어서, 전략적으로 어떤 큰 임무를 해내는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만한 소재가 바로 남과 얼굴 바꿔서 생활해 보기가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남을 속이고 큰 대의를 이룰 수 있는 스토리라면 꽤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이야기는 내 예상과 굉장히 달랐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보다 더 흥미로웠던 점은 그 두 주인공의 관계가 쫓고 쫓기는 관계였다는 것에 있다. 거울을 봤을 때 나의 모습이 내가 그토록 잡고 있었던 사람의 모습이라면? 게다가 나 자신의 얼굴에 총을 겨둔다고 생각하면 머리는 하얗게 되고 등골이 서늘해질 것만 같다.
이 영화의 배경 자체에서 90년대 영화쯤이라는 것은 당연히 인지할 수 있더라도, 화려하고 흡입력 있는 독창적인 액션신을 보고 나면 달리 최근에 개봉된 액션 영화라고 더 긴박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보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혹시나 마지막에 숀이 자신의 얼굴을 되찾지 못하고, 자신이 증오한 트로이의 얼굴로 남은 평생을 살지 않을까 예측해 봤던 사람은 나밖에 없을까?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숀과 숀의 가족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아들을 잃은 숀의 아픔, 또한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을 구해야 한다는 임무를 맡아야 하는 숀의 고뇌에 공감하게 되지만, 반대로 캐스터는 청부 테러범이기 때문일지, 캐스터 본인의 의사 동의를 구하지 않고, 얼굴을 바꾼다는 것도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물론 영화를 시청 함에 있어 거슬리게 하는 포인트는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코마상태에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서 얼굴을 바꾼다는 것은 그래도 비인륜적인 것이 아닐까?
애초부터 이 모든 쫓고 쫓기는 상황자체를 캐스터가 발발한 것일 수 있지만, 내가 캐스터를 극악무도한 인간으로 치를 떨 정도로 느끼지 않았던 것은 얼굴을 바꾸자고 제안한 요원들 그리고 최종 결정을 한 숀까지도 어느 정도는 악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개인적으로 그냥 존 트라볼타보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더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두자 :)
영화 이어 보기
(+)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또 다른 영화 <어댑테이션>. 그리고 그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데이비드 게일>을 소개한다. 이밖에 <애리조나 유괴사건>, <8미리>가 좋았는데, 그가 다작을 하는 배우이기에 그러기에 아직까지 볼 그의 영화들이 많다는 점 자체가 좋다.
https://with-evelyn.tistory.com/209
https://with-evelyn.tistory.com/14
(+)니콜라스 케이지는 유명한 코폴라 감독의 조카이다. 하지만 니콜라스 케이지는 유명한 가족의 명성에 의존하고 싶지 않고 자신 스스로가 연기 경력을 쌓으려고 자신만의 예명인 "케이지"를 선택했다. 한편, 소피아 코폴라는 유명한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이며, 코폴라 가문의 예술적 재능을 계승하며 독립적인 성공을 이루어낸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녀에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안겨준 작품인 하나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소개한다.
https://with-evelyn.tistory.com/133
(+) 기차 폭탄 설치범을 찾는 영화 <소스 코드>
https://with-evelyn.tistory.com/215
<사유와 성장 : 영화와 책 속에서>에서는 좋은 영화와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즐겨찾기' 하고 방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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