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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데이비드 게일>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윈슬렛 주연. ‘환상은 비현실적이어야 한다’ . 줄거리. 결말. 해석

by evelyn_ 2019.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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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게일> <The Life Of David Gale>, 2003 

-감독 : 앨런 파커

-주연 : 케빈 스페이시 (데이비드 게일 역), 케이스 윈슬렛 (벳시 블룸 역), 로라 린니 (턴스탄스 헤러웨이 역)

-장르 : 드라마 , 범죄, 스릴러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 이 글에는 본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4년 .오스틴 대학 동료인 콘스탄스 해러웨이 교수(로라 리니 분) 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사흘 앞둔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스 분). 콘스탄스의 시체에는 게일의 DNA가 발견 되었고, 콘스탄스의 수갑의 열쇠는 끔찍하게도 그녀의 위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씌여있던 비닐봉투에서 게일의 지문이 발견된다. 6년간의 수감생활 이후, 게일은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는데, 교수였을 때부터 사형집행을 반대했던 운동 단체인 ‘데스 와치’의 맴버로서, 굉장히 열성적으로 사형을 반대했던 인물이었기에, 그의 사형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사형을 4일 남은 시점. 게일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기 원한다며, 뉴스 매거진의 기자인 비치 블룸(케이트 윈슬렛)과 인터뷰하기를 원한다. 

 

 게일은 다른 기자가 아닌 오로지 비치만이 자신을 인터뷰하기를 원하고, 금요일에 사형이 집행이 되기 전, 3일간의 인터뷰로 50만 달러를 요구한다. 비치는 자신의 회사의 인턴 잭과 함께 게일을 인터뷰하러 텍사스 교도소로 떠나게 되고, 게일은 비치에게 자신이 오스틴 대학의 철학과 학과장이었던 시절, 벨린이라는 학생에게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 되었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벨린은 성실하지 못했던 학생으로, 게일의 수업에서 낙제하지 않기 위해서, 게일에게 ‘은밀한 제안’을 하나, 게일은 딱 잘라서 이를 거절했었다. 그날 밤에 있었던 파티에서, 게일은 분위기에 이끌려 벨린과 관계를 하게 되고, 벨린은 자신이 게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다. 이후 게일은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지만, 이후 게일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별거하던 아내가 일방적인 이혼을 요청하고, 양육권을 주장하며 아들도 데리고 가게되는데, 이어서 앞서 있었던 소송의 여파로 교수직도 박탈 당하고, 새로운 대학 교수가 되고자 하는데도 거절당하게 되며, 결국 알콜에 중독되어 버리게 된다. 그러던 게일을 곁을 지켜주던 사람은 대학 동료이자 ‘데스 와치’의 맴버였던 콘스탄스. 그녀는 그의 방황을 감싸주는 정신적인 지주였다. 그녀의 지지 덕분이었을까. 게일은 어렵게 알콜 중독을 극복하게 되지만, 콘스탄스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좌절하며, 자신이 힘들 때에 콘스탄스가 지켜줬던 것처럼, 죽음을 앞둔 콘스탄스를 곁을 지키면서 겉보기에는 너무나도 강하지만,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무서움을 견디고 있는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그날 밤 이후, 콘스탄스는 죽음으로 발견 되었다고 한다. 

 

비치가 인터뷰를 마치고 묵고있는 모텔로 돌아왔는데, 숙소의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침대위에 걸려있는 의문의 비디오 테이프. 그 비디오 테이프를 본 콘스탄스는 경악한다. 그것은 바로 콘스탄스가 나체로 그녀의 집 주방 바닥에서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손은 수갑으로 채워서 꼼짝달싹 못 하는 상태로 죽음을 당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비치는 사형제도에 대해서 평생 반대했던 게일이 사형을 당하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돌아보며, 무고한 게일이 살인 혐의로 사형에 당하게 한 이후에, 실제 범인이 공개하여 사형폐지에 대한 여론을 확산시킬 누군가의 계획으로 게일이 모함에 빠진 것이라는 판단에 닿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게일을 변호하는 ‘벨유’ 조차 게일을 변호하기는 커녕 이미 포기했다는 태도에 답답해하며,  결국 비치 자신이 적극적으로 게일의 무죄를 입증하여 그를 사형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 영상을 촬영한 사람을 찾고자 한다. 비치는 자신과 인턴 잭 주위에서 계속 출몰되었던 한 카우보이를 수상하게 여기게 되고, 게일을 통해서 그의 이름은 ‘더스트’로, 생전 콘스탄스와 매우 가까웠던 ‘데스 와치’의 한 맴버로서, 굉장히 열성분자였고, 게일의 재판에서 게일에게 불리한 재판을 했었다는 것. 그리고 더스트가 게일이 콘스탄스를 죽였다고 믿고있다고 이야기했다. 더더욱 비치는 게일이 무고하며 모함에 빠졌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비치는 자신이 직접 콘스탄스가 살해되었던 장면을 자신이 직접 재현해봄으로, 콘스탄스는 살해된 것이 아니라 ‘자살’했다고 판단한다. 살해되었던 것이면 죽기 전까지 고통스러움에 발버둥을 쳤어야 하는데, 콘스탄스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콘스탄스를 죽인 것이 아니라 콘스탄스와 함께 죽음을 꾸며냈음을 알게되고, 비치는 사형집행 폐지에 누구보다 열성이었던 더스티를 의심한다. 결국 비치는 더스티를 미행함으로 알게된 그의 집으로 몰래 찾아가서, 수상한 비디오 테이프를 찾게 된다. 그 비디오 테이프에는 콘스탄스가 약을 먹고, 자신의 입을 직접 테이프로 막고, 옷을 벗은 후 비닐봉지를 씌운 후 자살하는 장면. 그리고 이후 더스티가 콘스탄스의 시신으로 다가오는 장면이 녹화 되어있었다. 

 

게일의 사형은 몇 시간 남지 않은 상황. 비치는 이 테이프를 전달하여서 콘스탄스의 죽음은 콘스탄스와 더스티가 꾸민 일이고, 게일은 무고하다는 것을 알리며 사형 집행을 막으려고 하지만, 그녀가 교도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게일이 사형당한 이후였다. 이후 비치를 통해 뉴스에서는 더스티가 범인이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그의 집을 수색하고 사라진 그를 찾고자한다. 동시에 데이비드 게일은 무고하게 사형됐다는 것이 온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벨유와 더스티가 화장실에서 조우한다. 벨유는 더스티에게 준비 되었냐고 묻는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가 밝혀진다. 더스티는 스페인으로 가서, 게일의 부인의 집앞에 가방과 면세품을 배달하고 벨을 누른 후 사라진다. 면제점 쇼핑백에서 니트를 꺼내서 자신의 내연남에게 건내는 게일의 부인. 내연남은 묻는다. “It’s David? (데이비드가 보낸거야?)” 가방에는 돈과 엽서가 한 통 있다. 엽서에는 벨린이 게일에게 쓴 메세지가 적혀있다. “교수님이 짐작하실 것보다 훨씬 더 죄송해요. 뭐든 하려 했던 학생. 벌린 올림”

 

 그리고 버치에게도 한 패키지가 도착한다. 그 안에는 게일의 아들이 좋아하던 양 인형이 들어있었고, 게일의 변호사였던 벨유의 메세지가 있었다. 

“당신의 ‘자유의 열쇠’라고 하더군요. 벨유가 보냄”. 게일의 아들이 애착 인형처럼 늘 안고 다니던, 그 양 인형 안에는 비디오 테이프가 있었고, 콘스탄스 시신에 다가가, 비닐봉투에 손을 대어서 지문을 남기는 게일의 모습을  충격적이게 바라보는 비치를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끝난다. 

 
순교자 vs 자살 
 

게일과 더스티. 그리고 콘스탄스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서 살인을 조작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형제도 폐지를 울부짖는 것보다, 명백하게 무고한 사람이 사형제도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던 콘스탄스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사형제도의 폐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길 원했을 것이고, 게일은 자신이 강간 혐의가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더더욱 살인자로 낙인 될 수 있었을 것 같은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게일은 아내와 이혼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볼 수도 없으며, 교수로 다시 복직할 수없으며, 곧 있으면 콘스탄스와도 이별해야하는 최악의 처지였다.

 
게일은 자신의 강의에서 신념과 이상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무엇에 대한 환상을 갖지? 라깡은 이렇게 말했지. ‘환상은 비현실적이어야 한다’ . 왜냐하면 환상을 이루고 나면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지. 환상이 계속 존재하려면, 욕망의 대상은 영속적으로 부재해야 돼. ‘그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것의 환상을 원하는 거지. 욕망은 엉뚱한 환상을 조장해. 파스칼은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미래의 행복을 꿈꿀 때만 얻을 수 있다고 했지. 같은 뜻으로는 ‘사냥이 살생보다 달콤하다’ 또는 ‘원하는 걸 잘 선택하라’지. 원하는 걸 얻을까봐서가 아니라..그것을 얻고 나면 더 이상 원치 않게 되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라깡의 가르침은 욕구 충족 만으로는 행복을 얻을 수 없고,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사상과 이상을 쫓으며 살아야 한다는 거지. 자신의 인생을 욕망으로 달성한 것들로만 평가하지 말고.. 성실, 동정심, 합리성, 자기 희생의 순간으로 이룬 것들로..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서니까.”

 

게일은 사형 집행 폐지에 대한 ‘이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온전한 인간이 되기위해서, 그의 이상을 쫓기 위해서 죽음을 선택하였다.

 

마지막. 게일의 아내가 벨린의 엽서를 보고 그녀가 순간 울컥하는 표정이 잡힌다. 게일과 이혼을 하고자 했던 게일의 아내가 벨린에게 부탁하여 게일을 성폭행범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많이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게일의 아내가 벨린의 엽서를 보자마자, 게일이 무고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에게 배달된 돈은 게일이 인터뷰로 받은 금액으로, 게일은 자신의 아들의 양육비를 위해서 보냈다고 생각한다. 게일은 교수직을 박탈 당하고, 피폐한 삶을 살아갈 때도 아들의 너무나도 그리워했다. 받지 않는 전화기를 계속 두드리며 아들 목소리를 듣고자했다. 그리고 비치에게 전달된 아들의 인형을 통해서도 게일이 아들이 아끼는 인형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그래서 게일은 자신은 아들을 놔두고 이 세상을 떠나는 길을 택하였지만, 그 아들의 미래를 응원해주고 지원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로 게일에게는 사형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아들을 지킬 수있는 가장 베스트한 옵션이지 않았을까? 

 

 게일은 비치에게 ‘자유의 열쇠’로 비디오 테이프를 전달한다. 이 때의 자유의 열쇠는, 콘스탄스가 죽임을 당한 방법에서 나오는 개념이다. 수감을 채우고 열쇠를 삼키게 한다음, 질식시켜 죽이는 비밀경찰의 방법으로 남들에 의해 죽어가지만, 자신을 자유케 할 열쇠가 자신의 안에 있다는 생각을 주입시키며 고통스럽게 죽이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이 비디오를 통해 게일은 자신도 콘스탄스의 자살을 살인으로 위장하는 행위에 동참했다는 것을 알린다. 거짓은 자유로워 졌다. 진실을 알게된 비치는 이후에 어떻게 했을까? 아마 비치는 소식통의 비밀을 철저하게 지키는 자신의 방침 따라서, 게일의 비밀을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게일도 비치가 인터뷰하는 사람의 비밀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을 인터뷰 하는 것을 처음에 그렇게 강조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게일은 세상에 순교자로 영원히 기억되게 되었을 것이다. 대학교수 시절, 티비 토론에서 텍사스 주지사와 논쟁을 했던 게일은 주지사가 사형당한 사람 중에서 무고함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묻지만 게일은 대답하지 못 한다. 하지만 게일은 이제 대답할 수 있다. 바로 자신임을. 

 

 더스티가 완성한 콘스탄스와 게일과의 계획
 

 더스티가 마지막에 본 오페라는 <투란도트>이다. 더스티가 등장할 때마다 들려오던 음악의 정체도 <투란토트>의 음악이다.  <투란도트>는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3막 오페라인데, 푸치니의 유작으로, 그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았으며, 프란코 알파노가 완성하여서 초연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출처:나무위키) ‘투란도트’ 공주는 할머니의 원한을 풀기 위해 청혼자들에게 수수께기를 내고 이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을 죽이는 냉혈한 사람이었다. 드디어 왕자 ‘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세 가지 문제를 모두 맞추게 되지만, 투란도트는 결혼을 거부하고, 칼라프는 이튿 날 동이 트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기꺼이 죽겠다고 제안한다. 칼라프를 사랑했던 그의 시종 ‘류’는 투란도트에게 칼라프의 이름을 말하라는 고문을 당하지만, 그래도 칼라프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투란도트는 무엇이 너를 그렇게 강하게 하느냐고 물어보고, 류는 사랑이라고 답한다. 두 번 다시 칼라프를 뵐 수 없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승리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장면이 더스티가 관객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게일은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의 죽음을 택했다. 콘스탄스도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죽음을 택했다. 그들은 투란도트의 류와 같았다. 더스티는 그들의 작품을 완성시킨 프란코 알파고와 같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형제도의 허점 
 

 실제로 텍사스에스는 1년에 무려 20-30건씩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압도적인 수치로 미국 최다라고 한다. 과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사형제도의 폐지를 바랐었을까? 사형제도에 대해서 반대한다고 이 영화가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사형제도 가지고 있는 허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제도도 그러하듯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제도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오히려 나는 이 영화에서 한 사람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를 전하는 방식에서 충격을 느꼈다. 이상을 쫓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온전하다고 했지만, 그 이상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목적을 위한 수단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사형폐지를 위해서 그들이 고안한 그들이 선택한 ‘자살’은 실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과격했다. 이상은 쫓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게일은 어찌보면 쫓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실현 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포기하였다. 한편 그의 죽음 자체가 이상을 쫓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테지만, 어찌되었던지, 죽음, 즉 자살을 선택하게한 한 한 사람의 신념이 대단하면서 동시에 공포스럽기도 했어서, 혹시 나는 어떠한 생각에 집착하여 편협스러운 사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삶을 살고있지 않는지 되돌아 보게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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