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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 줄거리. 결말. 정보. 보러가기. 해석. 정보.

by evelyn_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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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1985
-감독 : 헥터 바벤코
-주연 : 윌리엄 허트 (몰리나), 라울 줄리아 (발렌틴)
-조연 : 소냐 브라가, 조시 루고이 
-러닝타임 : 121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약 10년 전. 세계 고전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마누엘 푸익의 소설 <거미여인의 키스> 에게 강력한 끌림에 이끌렸다. 거미여인의 키스.. 얼마나 매혹적인 제목인가. 제목만으로 소설에 관심을 갖기에는 쉽지 않은데, 표지의 이미지 하고도 워낙 잘 어울렸어서 더욱 그랬던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이끌렸음에도 한번 읽을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가, 새로이 알게 되는 다른 소설들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져 이 책을 뒷전으로 하고 있었고 이 소설을 알게 된 지 1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라틴 아메리카의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요즘 마르케스의 책들을 읽고 라틴 아메리카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이 <거미 여인의 키스>를 떠올리게 되었다. 
 
다행히 헥터 바벤코 감독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있다고 하여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영화는 아르헨티나의 억압적인 군사 정권 하에서 감옥에 수감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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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키스> 보러가기 


줄거리

 
 배경은 아르헨티나. 억압적인 군사 정권이 통치하는 때에 성소수자인 몰리나(윌리엄 허트)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자 출신의 진보주의자 발렌틴(라울 줄리아)은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감방 동료가 되었다. 
 
 발렌틴의 얼굴과 몸은 고문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었다.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고 감옥 밖의 애인을 걱정하며 그리워했다. 섬세한 감성의 몰리나는 이렇듯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친 발렌틴에게 매일 밤 나치 장교와 프랑스 레지스탕스 여인의 비극적 사랑을 담은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에는 못마땅해하며 예민하게 받아들이던 발렌틴도 서서히 몰리나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한편 몰리나는 가석방을 조건으로 발렌틴의 정보를 빼내는 역할을 맡은 스파이였다.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몰리나는 어서 빨리 감옥을 나가야 했다. 하지만 발렌틴에 대한 감정 때문에 그는 발렌틴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을 소장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오히려 발렌틴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얻어내어 발렌틴과 척박한 감옥생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발렌틴은 배탈이 나서 창피스러운 상황을 겪는데도 몰리나는 친절하게 그를 보살펴준다. 점차 발렌틴은 몰리나에 대한 거부감이 연민으로 바뀌고, 둘 사이에는 우정이상의 감정이 싹튼다.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몰리나가 별다른 정보를 빼오지 못하자, 당국은 포기한 것처럼 그를 놓아준다. 몰리나는 며칠 동안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발렌틴을 그리워하며, 발렌틴과 작별인사를 할 때 그가 어떤 번호로 전화를 해달라고했던 부탁을 떠올린다. 

 
 며칠 후. 몰리나는 공중전화부스로 가서 발렌틴이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몰리나는 공중전화 너머의 사람과 만나기로 한 어느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경찰들은 몰리나의 뒤를 미행했고 추격전이 벌어진다. 경찰이 미행하는 것을 알아챈 혁명 조직은 자신들에 대한 정보가 누설될 것을 염려하여 발렌틴에게 총구를 겨눈다.

 

 이후 경찰에게 붙잡힌 몰리나는 혁명 단체에 대한 정보를 털어놔야만 병원으로 이송되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는 발렌틴을 배신하기를 거부하고 죽음을 맞는다. 한편 감방에 남은 발렌틴은 심한 고문을 당하고, 자신의 애인 마르타와 평화로운 남국의 섬에서 배를 타는 상상을 하며 영화는 끝난다. 
 


 

"사랑은 신성한 거야."

 
 
첫 번째 영화를 봤을 때도 여운이 꽤나 길게 남았는데, 리뷰를 쓰려고 영화를 두 번째 보고 나니 여린 몰리아가 성소수자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외로움에 대해서 마음이 아팠고, 그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발렌틴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려했던 그가 사랑스럽고 한편으로 가여워 여운의 크기가 두 배가 되었다. 
 
 몰리나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경멸과 조소에 찬 수많은 얼굴들을 지나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맸다. 외로운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몰리나가 감옥에 오기 전에 사랑했던 한 레스토랑의 웨이터를 떠올린다. 몰리나는 그와 전혀 육체적 관계도 갖지 못했지만, 그를 너무나도 사랑했고 그와 함께 있는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그렸었다.  

그들이 갈라설 위기에 있었을 때, 그런 환상을 찾았어. 그가 집에 와서 엄마와 나와 함께 사는 것.
내가 그를 돌봐주고... 영원히 슬픔을 잊도록 도와주는 상상 같은 거...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 속에서 자신의 마음 또한 마치 발렌틴이 고문을 받아 너덜너덜해진 몸과 다르지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사랑이 제일이라고 생각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돌봐주고 영원히 슬픔을 잊도록 도와주고자 했다. 그런 몰리나의 본디 착하고 여리고 친절한 심성이 큰 감동을 준다. 감옥을 나가 자신의 엄마를 돌봐주려고 하고, 동시에 자신의 사랑하는 발렌틴 곁에서 떠나기도 아쉬워하는 것은 몰리나 자신이 그 둘을 모두 보살펴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석방으로 자유를 얻게 되더라도 그게 진짜 자유가 아닌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결국 그 자체가 거미줄에 걸린 거미여인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몰리나 : 어느 남국의 섬. 불가사의 한 여인이 살았어. 늘 검고 긴 드레스를 입었지.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이었지. 그녀는 불행하게도 자신의 몸에서 나온 거대한 거미줄에 갇혀있었어. 어느 날, 조난당한 한 남자가 해변으로 밀려왔어. 그녀는 음식을 먹이고 상처를 치료해 줬지 극진한 정성으로 그는 회복됐어. 눈을 뜬 그는 그 거미 여인을 응시하다가 그녀의 눈물을 보았어. 
발렌틴 : 왜 우는 거지?
몰리나 : 나도 몰라. 꼭 설명이 필요해?

 
 
 거미 여인으로의 몰리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어느 날 고문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발렌틴이 자신 앞에 나타났고, 몰리나는 정성스럽게 그를 보살폈다. 하지만 몰리나는 행복한 미래를 바랄 수 없었다. 거미줄에 갇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랑은 신성하고, 신의 은총과도 같지만 사랑에 대한 기다림은 허무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몰리나가 어떤 음모에 얽혀있는지 모르는 발렌틴은 자신의 조직을 위해서 한 가지 부탁을 했고, 몰리나에게도 한 가지를 당부한다. 
 

사람들이 더 이상 널 모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그게 바로 존중받는 길이야. 그리고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몰리나는 발렌틴의 당부에 앞으로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몰리나는 이미 발렌틴을 위해서 이용당해지고 있었다. 그들의 결말은 안타깝게도 비극적이지만, 그 잠시의 감방 동료였던 시간들이 서로에게 굉장한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성적 억압과 정체성, 그리고 사랑과 우정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고, 희생, 사랑이라는 주제를 강조하는 영화 <거미 여인의 키스>. 몰리나라는 캐릭터, 그리고 그를 연기한 윌리엄 허츠까지..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윌리엄 허트가 작년에 운명을 달리했다는 것을 들으니 더 마음이 찡해오는 것은 왜일까. 그의 사생활이 어땠었는지와는 별개로, 그의 연기는 정말 다른 레벨이었다. 실제 그는 <거미 여인의 키스>로 수많은 상을 휩쓸기도 했다.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내일 2024/1/21부터 예그린시어터에서 <거미 여인의 키스> 연극을 한다고 하는데 이럴 때 참 한국에 살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 플롯 자체가 좋으므로 좋은 연극일 것으로 확신한다. 혹시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영화를 먼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2024.01.21 - 03.31 대학로 예그린시어터

tickets.interpark.com/goods/23018420


 
(+) 추가로 기쁘고 반가운 소식! 
제니퍼 로페즈가 영화 뮤지컬 <거미 여인의 키스> 출연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촬영은 2024년 4월부터 뉴저지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https://people.com/jennifer-lopez-to-star-kiss-of-the-spider-woman-movie-musical-8411894

 

Jennifer Lopez Set to Star in 'Kiss of the Spider Woman' Movie Musical

Jennifer Lopez is set to star in the upcoming movie musical adaptation of 'Kiss of the Spider Woman' which will be directed by 'Dreamgirls' and 'Chicago' director Bill Condon

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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