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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연인> 베트남 배경 영화. 장 자크 아노 감독. 제인 마치, 양가휘 주연. 줄거리. 정보. 결말. 보러가기

by evelyn_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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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The Lover>,1992
-감독 : 장 자크 아노
-주연 : 제인 마치 (소녀 역), 양가휘 (중국인 남자 역)
-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15분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연인>은, 프랑스 작가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동명 소설인 <연인>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봤었을 때가 2017년이다. 영화는 가히 충격적이었고 여운은 길었다.
당시 이 영화를 보고난 다음에 부유하던 마음을 가라앉힐 최선의 방법은, 이어서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원작을 구매하여 읽어 조금이라도 이 작품을 더 이해하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렸다. 그렇게 <연인>이라는 작품 안에 한동안 푹 빠져 지냈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영화 <연인>은 내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을 리뷰하는 와중에도 언젠가는 꼭 리뷰를 해야지 마음을 먹었던 영화 중에 하나인데, 유독 미루고 미뤄왔던 것 같다. 왜 미뤄왔는지는 줄거리를 소개한 다음에 적어보고자 한다.



<연인>은 1930년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사덱(사데크)를 무대로 열다섯 살 난 프랑스 소녀인 "나"와 12살 연상인 부유한 중국인과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베트남에서 태어났고, 1918년 아버지를 여읜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와 베트남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1933년 프랑스로 영구 귀국했다. 그녀는 1984년에 <연인>을 발표하고,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실제 체험과 허구가 뒤섞여 있다.
영화의 주된 배경은 사이공 (현재의 호치민 시)이지만,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두 지역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프랑스 소녀인 나의 가족이 사는 곳은 "사덱"이다. 영화 초반에 소녀가 집을 나와서 사이공(현재의 호치민 시)으로 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때 사이공까지 약 130km라는 팻말이 등장한다. 실제로 사덱은 호치민에서 남서쪽으로 140km 떨어져 있는 도시이다.


영화 연인 보러가기 


 

사덱, 사데크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s4205a

 

사데크

베트남 남부 동타프 주 메콩 강 삼각주에 있는 도시. 옛 이름은 Sa Dac. 농산물 거래 중심지이며 호치민 시(옛 이름은 사이공)에서 남서쪽 140㎞ 지점, 수심이 얕은 바사크

100.daum.net

 

초론,촐론,쩌런


영화에서는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차이나타운인 Chợ Lớn 도 많이 등장한다.
프랑스식으로는 숄롱이라고 발음한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촐론으로 번역되었다), 실제로는 베트남어로는 '쩌런'에 가깝다. 베트남어로 쩌(chợ)는 ‘시장’이란 뜻이며, 런(lớn)은 ‘크다’라는 말이다. 이 지역에는 중국인들이 오랜 기간 거주를 해왔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0c2963a

 

초론

베트남 남부에 있는 도시. 동쪽의 작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호치민 시(옛 이름은 사이공)와 이웃한다. 1778년 중국 이주민들이 건설한 후 시내를 가로지르는 전차·도로·운하·철도가

100.daum.net

영화 속에 등장하는 쩌런의 모습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년의 여인이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때의 자신을 회상한다. 식민지 나라에서 소녀(제인 마치)는 프랑스인이었지만 소녀의 집은 가난에 허덕였다. 아버지는 일찍이 운명을 달리하고,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겨우겨우 입에 풀칠하는 듯 살아갔다.

소녀에게는 두 오빠가 있었는데, 큰 오빠는 마약과 노름에 중독되어서 어머니의 돈을 훔치는 것이 일상이었으며, 소녀와 작은 오빠를 가학적으로 취급하는데 어머니는 큰아들이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나무라지 않는다. 사이공의 기숙학교에 다니는 소녀는 방학 때마다 철장 없는 감옥이나 다를 바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무척이나 괴로웠다.

소녀 (제인마치), 중국인 남자 (양가휘)


그렇게 감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서 다시 사이공 기숙학교로 돌아가는 길. 소녀는 배를 타고 메콩강을 건넌다. 그곳에서 중국 대자본가의 아들인 젊은 남자를(양가휘) 만나고, 그의 차를 얻어 타고 학교에 도착한다. 그리고 소녀는 그렇게 약 일년 반동안 그 남자의 정부 역할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인 남자가 그의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서 얼굴도 모르는 부잣집 여자와 혼약을 하게 되고, 학교를 졸업한 소녀도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이별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프랑스에서 작가로 명성을 얻은 노년의 여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떨리는 중국 억양의 그가 말한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같으며,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영원히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으며, 죽는 순간까지 그녀를 사랑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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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렸던 이유.
마치 영화 속의 그 둘의 첫 만남에서처럼.


지금까지 내가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망설였던 것은 아무래도 영화 속의 미성년자인 소녀와 서른 두 살 나이의 중국인 남자와의 관계는 우선적으로 도덕적인 금기를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 대해서 리뷰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던 것은, 최근에 이 영화를 다시 보고나서 내가 그들이 사랑이 미완으로 끝나버리는 것에 대한 아련함과 아쉬움을 느낀다기보다 소녀와 남자의 관계에서 처참한 심정을 느꼈다는 것이 확실하게 정리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자신이 이 영화 속의 소녀와 남자와의 관계를 아련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미화하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영화의 리뷰를 쓰는 것을 최종 결정하였다.

 



우선적으로 나는 소녀가 처해져 있던 불안정하고 불행한 가정생활에 처참함을 느꼈다. 소녀는 자신의 집이 마치 감옥 같았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영화에서는 가난이 가족의 행복을 완전히 갉아먹은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소녀의 어머니는 사기를 당해서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되어 절망으로 무기력해진 상태였고, 도벽에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큰오빠, 그리고 그와 반대로 연약한 작은오빠 사이에서 소녀는 안타깝게도 불가피하게 어렸을 때 불행한 세상의 맛을 보고, 너무나 빨리 조숙해져버렸다. 그 불우한 환경 속에서 소녀는 간절하게 도피하고 싶었다. 소녀의 눈에 자신의 가족은 수치심마저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인 남자가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중국인 남자를 통해서 쾌락의 실체를 알아버린 소녀는, 자신의 정서적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돈"을 떠나서 누구보다도 “그 남자”자체가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그 소녀는 그에게 "당신은 중국인이잖아요"라는 말로 그를 대놓고 무시하며 상처를 주는 것을 일삼는다. 이건 소녀의 방어기제였을까? 그녀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그를 밀쳐냈다. 왜냐면 소녀는 그들에게 미래가 없을 것임을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함께 할 미래가 없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린 미래에 대해 대수로운 태도로 말하곤 했다."


두 번째로 돈이라는 것이 무자비하게 처참하다고 생각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12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중국인 남자를 만난다는 것을 따끔하게 혼내어도 모자랐을 것인데, 은근하게 눈감아주고 부추기면서 금전적인 이득을 기대한다. 얼마나 가난이라는 것이 인간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또한 소녀와 반대로 부유한 중국인인 그는 부동산 부자였지만, 실질적으로 딱히 직업이라고 할 것이 없는 백수였으며, 또한 실제로는 그 돈은 모두 자신의 아버지의 것이었어서, 아버지의 재산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망스러우면서 안타까운 대목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소녀를 사랑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꿈꿨지만 그는 결국은 아버지가 하라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정말로 소녀를 사랑했다면 야반도주라도 왜 못했겠는가. 겉보기에는 돈이 많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듯 자유로워 보였지만, 그도 다름없이 돈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그들은 사랑으로써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에 사회적인 벽, 문화적인 벽에 부딪친 그들은 그들이 사랑으로 만나지 않았다고 그들의 관계를 속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른다. 소녀는 사랑이 아닌 돈을 위해서 그를 만난 거였다. 자신의 아버지의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중국인 남자도 자신이 사랑했던 소녀가 자신의 돈을 보고 접근했다고 결론을 지어버리는 것이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타락되었고 비도덕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나 또한 그 둘의 사랑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화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 둘 또한 그래서는 안 되는 관계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안타깝고 처절하고 처참한 감정이 여운으로 남았다. 그저 이 영화가 누군가에게 아름답다고 기억이 된다고 하면, 그 아름다움은 옛 베트남의 풍광이기만을 바라며. 그들의 사랑에 안타까운 감정은 있더라도, 그 사랑이 아름다웠다고 기억하지는 않기를 개인적으로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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