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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도 차이나> 영화 리뷰.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베트남 영화. 까뜨린느 드뇌브 주연. 베트남 영화 추천

by evelyn_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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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차이나> <Indochina, Indochine>,1992 

-감독 : 레지스 바르니에 

-주연 : 까뜨린느 드뇌브 (엘리안느 데브리 역), 벵상 뻬레 (장 밥티스트 역),  린 당 팜 (까미유 역)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53분 

★★★★★


옛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보기를 통해서 내가 지금 현재 거주하고 있는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 테니까. 그중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 배경 영화는 세 개가 있다. 이미 일전에 리뷰를 했던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 <인도 차이나> 그리고 <연인>. 세 영화 모두 좋은 영화이다. 그리고 이 세 영화를 모두 리뷰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목표 중에 하나이다. 

 

<인도차이나>는 꼭 리뷰하고 소개를 하고 싶은 영화였으나, 그 서사가 방대하여서 내가 과연 잘 리뷰할 수 있을까라고 시작 전부터 걱정이 앞섰었다. 그래도 나를 통해 이 영화가 알려지고, 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시청을 하기를 바라면서 리뷰를 써본다. 누군가에게도 좋은 영화가 되어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배경지식

인도차이나는 중국(China)과 인도(India) 사이에 있는 대륙부를 총칭한다.

일반적으로 옛 프랑스령 식민지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개국을 가리킨다.

19세기 후반 이래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다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을 찾았다.

 

이 영화는 프랑스가 인도 차이나 반도를 지배하고 있던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프랑스가 제네바협정을 맺고 북베트남의 공산주의 정부 수립을 수립하면서,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빠져나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엘리안느 (까뜨린느 드뇌브) 와 그의 양녀 까미유 (린 당 팜)

 

엘리안느는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으로, 1,800만평의 농장에서 수많은 인도 차이나인을 일꾼으로 거느리며 고무나무를 키우는 대지주이다. 엘리안느는 안남의 황녀였으나 비행기 추락사고로 부모를 잃은 까미유(린 당 팜)를 자신의 딸로 입양한다. 엘리안느는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차가운 여자이지만, 까미유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엄마로서 그녀에게 프랑스 상류 사회식 교육을 시킨다. 

 

그 후 프랑스의 해군장교인 장 밥티스트(뱅상 페레 분)를 만나 뜨거운 관계로 발전한다. 밥티스트는 엘리안느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아편을 피는 것, 그리고 자신의 농장 경영을 튀해 많은 노예들을 부리는 것에 대해서 마음 한편으로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그렇게 둘의 불같았던 사랑은 짧게 아쉬움을 고해야 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밥티스트가 총격전에서 부상을 입은 까미유를 구출하고, 그 일을 통해 까미유는 밥티스트를 연모하게 된다. 하지만 까미유는 자신의 양어머니인 엘리안느가 밥티스트와 한 때 사랑했었던 관계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충격을 받고, 결국 자신과 어렸을 적부터 결혼이 예정되어있던 친족인 판과 약혼하게 되면서, 밥티스트를 포기하고 정해진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남쪽에 위치한 사이공에서 북쪽의 하롱베이로 전출된 프랑스 해군 장 밥티스트 (벵상 뻬레)

 

하지만 까미유는 전출명령을 받아 하롱베이의 외딴 전초기지로 옮겨간 밥티스트를 찾아 먼길을 떠난다. 그 여정에서 까미유는 자신이 어릴 적에 보지 못 했던 자신의 동족들의 고된 삶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된다.

 

드디어 도착하게 된 하롱베이. 그러나 밥티스트가 전출받은 곳은 북쪽에서 모아온 일꾼들을 받아들이고 감시하는 노예시장이었고, 그곳에 도착한 까미유는 우연찮게 프랑스 군인의 명령을 거부한 이유로 죽임을 당한 자신의 동족들을 보고 분노하여 프랑스 장교를 살해하게 되고, 밥티스트와 함께 도망쳐 나와 유랑 극단에 합류해 피신 생활을 한다. 한순간에 밥티스트는 탈영병이 되었고, 까미유는 살인자가 되었다. 공산당 지하운동 조직을 이끄는 판은 까미유와 밥티스트가 중국으로 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시에 까미유와 밥티스트 이야기는 중국에서 시작해 사이공까지 퍼져나가며, 혁명의 불씨를 댕긴다. 

 

까미유 (린 당 팜)과 밥티스트 (벵상 뻬레)

 

까미유는 밥티스트의 아들을 낳지만, 밥티스트와 그의 아들은 프랑스 군인에게 잡히고, 까미유 또한 감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밥티스트는 결국 프랑스로 돌아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고, 자신의 아들을 엘리엔느에게 부탁하지만, 다음 날 밥티스트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실제로는 그가 공산당 조직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아 죽음을 당했지만, 그의 죽음은 자살인 것처럼 위장되었다.

 

그리고 5년 후. 까미유는 사면되었고, 엘리안느는 그녀를 데리러 간다. 하지만 까미유는 그동안 너무나도 많이 변해있었다. 까미유는 엘리안느에게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며, 오히려 엘리안느에게 프랑스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녀는 결국 공산주의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까미유가 자신을 떠나자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엘리안느는 자신의 땅을 모두 팔아 정리하고, 자신의 양녀인 까미유와 자신의 옛 연인인 밥티스트의 아들이고, 또한 자신의 손자이기도 한 남자아이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간다.

 

그 후 카미유는 베트남 공산당 요직에 오르고, 북베트남 공산주의정권 수립을 승인하는 1954년 제네바 협정 대표단으로 참가한다. 엘리안느는 자신의 손자에게 지금까지의 있었던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까미유를 만나고 오라고 하지만 결국은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다. 

 

"다음 날인 1954년 7월 21일.

15년 간의 혼돈 끝에 제네바 협정은 마무리 됐고

인도차이나는 남북으로 나뉘어, 후에 '베트남'이라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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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유 (린 당 팜 )과 엘리안느 (까뜨린느 드뇌브)&nbsp;

 

가려지지 않는 제국주의의 민낯 

 

영화에서는 프랑스 지배 당시의 인도차이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평은 프랑스 감독이 프랑스 식민지배를 미화했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미화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영화에서 묘사된 것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많았다는 것들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수도 있겠다.

 

나는 엘리안느와 같은 프랑스인들과 일부 인도차이나 왕족들은 많은 일꾼을 노예로 부리며 풍족한 생활을 누리지만, 일반 인도차이나 사람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영화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엘리안느는 황녀인 까미유를 입양해 키우면서 프랑스식 교육을 시켰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서 자유에 눈이 뜨이게 된 까미유가 결국 자신의 사랑인 밥티스트를 찾아 떠났고, 그 여정에서 프랑스 지배에 대한 처참한 민중들의 삶을 목격할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밥티스트를 찾아 북쪽으로 떠난 까미유가 마주한 인도차이나의 현실&nbsp;

 

까미유가 프랑스 학교에서 원숭이, 중국인이라고 놀림을 받는다는 이야기라던가, 인간이 물건처럼 거래되는 노예 시장의 모습이라던가, 엘리안느가 일꾼들을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도주를 시도한 일꾼을 때려서 벌하는 장면. 일꾼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모두 어두웠던 점. 그리고 인도차이나인들의 아편 밀입을 단속하면서, 정작 자신이 힘들 때마다 아편을 피우는 이중성을 보여줬다.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났지만, 엘리안느는 어쩔 수 없이 제국주의를 바탕으로 인도 차이나인들을 지배했던 프랑스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베트남이 우리나라와 같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싸웠던 베트남 전쟁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참전 했던 1960년~70년대의 그 베트남 전쟁 말이다. 하지만 베트남이 그보다 더 전에 프랑스로부터 오랜 시간 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나라고 해서 자세히 알았던 건 아니고 나조차도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만 조금 알았을 뿐, 그보다 이전에 프랑스가 오랫동안 베트남을 지배했었다는 것만 알았을 뿐이다. 고맙게도 이 영화를 통해서 내 머릿속에 파편처럼 흩어져있던 이야기들이 퍼즐이 맞추어졌고, 이로써 1900년대의 베트남 역사의 흐름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 영화에 등장하는 하롱베이. 풍광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가보지 못 한 곳. 그리고 언젠가는 가보아야 할 곳. 

 

(+) 싱그러움. 정갈함. 투명함. 이 단어들로 설명될 베트남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 

https://with-evelyn.tistory.com/21

 

[영화리뷰] <그린 파파야 향기>_The Scent Of Green Papaya _1993 _베트남 호치민 배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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