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안> <The Mauritanian>,2020
-감독 : 캐빈 맥도날드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주연 : 조디 포스터 (낸시 홀랜더 역),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투 코우치 역)
쉐일린 우들리 (테리 던컨 역) 타하르 라힘(모하메두 오울드 슬라히)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어야 하는 날. 그런데 이상하게도 꼭 그런 날에는 일찍 잠들기가 아쉽다. 결국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는 바람에 일찍 자기로 했던 나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비록 다음 날 피곤한 하루를 보냈어도, 그래도 전혀 나의 결정에 후회가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는 911 테러 이후 2002년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건설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에 관련한 영화이다. 감명 깊었던 부분은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Based on true story)"라는 문구로 시작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This is a true story) "라는 메시지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 포스팅하는 날짜 (22년 2월 11일) 및 "키노 라이츠" 앱 기준
웨이브, seezn (대여). 네이버 시리즈 온, Goggle Play 무비 (구매)로 시청 가능.
아쉽게도 아직 정액제로는 제공되지 않는 영화이다.
영화를 좀 더 잘 소화하기 위한 3가지 키워드
- 모리타니 :아프리카 대륙 북서부에 있는 나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3648b
- 관타나모: 쿠바 동부 관타나모 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2g1199a
- 관타나모 수용소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2g1200n9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독일에서 유학을 하고 북서 아프리카에 위치한 자신의 모국인 모리타니로 돌아온 슬라히 (타하르 라힘).
때는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지 2개월 뒤다. 한창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나타난 경찰은 슬라히에게 사촌 마푸즈의 행방을 묻는다.
슬라히는 빈 라덴의 전화기로 걸려온 사촌 마푸즈의 연락을 받았었고, 그 통화 이후 슬라히의 통장으로 거액의 돈이 입금 되었다. 이 이유때문에 슬라히는 모리타니 경찰한테 심문을 받으러 갔고, 그 뒤로 3년간 가족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가족은 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슬라히가 911 테러 조직자 중 한 명이라는 혐의를 받아, 현재 미국 사법 관할권 밖에 위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에 억류되어있다는 기사가 난다. 그렇게 슬라히의 존재를 알게된 변호사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낸시(조디 포스터)는 그녀의 동료인 테리 덩컨(쉐일린 우들리)과 함께 슬라히의 인신 보호권을 무료 변호하고자 한다. 미국 최고 법정인 대법원에서 관타나모 수감자들이 인신 보호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판결했고, 즉 정부는 어떤 증거든 제출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낸시는 슬라히를 구금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입증해야 했다.
슬라히는 서신을 통해서 낸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술한다. 슬라히의 이야기를 통해서 얼마나 그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낸시는 테러리스트 변호사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모든 사람은 변호받을 권리가 있고 공평한 해명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을 지키고자 한다.
하지만 낸시와 테리는 기밀문서를 열람하던 중에 슬라히의 자백 진술서를 보게되고, 테리는 충격을 받고 슬라히 사건에서 손을 뗀다. 하지만 신념을 잃지 않았던 낸시는 슬라히가 강압적인 고문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고, 정부 증거를 무효화할 증거를 찾는다.
한편 911 테러로 자신의 동료이자 친구를 잃은 군 검찰관 중령 카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는 911 전범 재판을 진행할 것을 명령받는다. 카우치의 목표는 슬라히를 사형시키는 것.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 여러 증거를 수집하지만, 모두 요약본이라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고, 힙겹게 얻은 합동팀 관타나모 공식 보고서를 손에 넣고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으나, 그 안에서 슬라히에게 70일간의 특별 고문 프로젝트가 가해진 당한 내용을 확인하고 슬라히를 기소를 거부한다.
낸시는 슬라히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재판에서도 승소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항소해 7년을 더 구금되었다. 슬라히는 14년 2개월 간 수감된 뒤 2016년 10월 17일에 석방되었다. 어떤 죄명으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의 숭고한 신념이 뭉칠 때
낸시가 911 테러의 핵심 용의자를 변호한다고 알려지자 사람들에게 테러리스트 변호사라고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그러한 비난 속에서도 낸시는 자신은 법을 변호한다고 이야기했다. 낸시가 슬라히를 변호하기로 마음먹었던 당시 미국 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에 700명 넘게 억류를 시켜놓았는데, 그들이 무엇으로 기소되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었고, 그녀는 언제부터 미국이 재판도 없이 사람을 감옥에 가두었냐며 당시 911테러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인해서 무시되던 법의 질서가 무너지던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기 때문이다.
슬라히는 자신이 어느 나라보다 법이 국민을 지켜준다고 믿었고 정의로는 나라라고 생각했던 미합중국이 공포와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을 통제하고 재판도 없이 8년이나 수감이 될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랍어에서 '자유'와 '용서'는 한 단어라고 이야기하며 슬라히는 자신을 가둔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이 믿는 신이 원하는 것이므로.
카우치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애초의 목표는 슬라히를 사형대에 올리는 것이었지만, 공식 보고서를 통해서 슬라히가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기소를 포기한다.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과 헌법과 정의에 위배되었으므로.
911 테러는 사상 초유의 테러였다.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고 분노를 일으켰다. 구조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과 실종자를 합치면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렇게 일어난 분노는 어느 사람을 표적이 되어 죗값을 물고 희생되어야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마치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처럼. 문득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감정이 이성을 지배해버리고 기존에 우리가 쌓아왔던 숭고한 가치들이 위협당할 때 나는 과연 편한 길을 가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관타나모 수용소의 현 상황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내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근시일 내로 약속이 지켜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0일 “바이든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길 원하지만 이 감옥은 여전히 깊은 정치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가 400만 달러를 들여 관타나모 수용소에 전범 재판을 위한 두 번째 법정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1112136035
연관 영화 소개
(+) 또 하나의 911 테러 관련 영화. 스티븐 달드리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https://with-evelyn.tistory.com/76
(+)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영화 <파워 오브 도그>, 드라마 <브렉시트 :치열한 전쟁>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그가 새삼스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모리타니 안> 영화에서는 그가 미국 발음을 구사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영국인인지 애초에 몰랐다면, 깜빡 속았을 수도 :)
혹시 그의 전성기는 아직 안 온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더 기대가 되는 배우.
https://with-evelyn.tistory.com/55
https://with-evelyn.tistory.com/84
(+) 조디 포스터라는 여자의 똑 부러진 발음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참 좋다.
나는 조디 포스터를 보면 나탈리 포트만이 떠오르는데, 두 여자에게서 남다른 강인함이 느껴진다.
두 여자 모두 실제로 똑똑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조디 포스터는 예일대 출신, 나탈리 포트만은 하버드 출신.
조디포스터 감독 영화 <머니 몬스터>
https://with-evelyn.tistory.com/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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