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치열한 전쟁><Brexit: The Uncivil War>
-감독 : 토비 헤인즈
-출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로리 키니어, 존 해퍼난, 사이먼 데이, 카일 솔러
-개요 : 드라마,역사 / 영국 / 2019년
★★★
<브렉시트 : 치열한 전쟁>은 2019년 1월 7일에 영국 채널 4에서 방영된 드라마이며,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찬반의 열기가 뜨겁던 2016년의 영국을 배경으로 EU 탈퇴 찬성파의 정치 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어떻게 결국 국민 찬반투표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그린다.
2016년에도 나는 뉴스를 매일같이 보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런 나 조차도 영국인들이 격양된 목소리로 각자가 브렉시트에 관해서 인터뷰 했던 몇몇 영상들이 기억난다. 결국 국민투표를 통해서 영국은 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까지는 알고 있었으나,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에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 흥미로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게다가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출연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기도 하다.
우선 브렉시트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영국 (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를 뜻한다. 2016년 6월 진행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최종 결정되었다.
도미닉 커밍스는 EU탈퇴를 찬성하는 보수주의자로 탈퇴 진영 캠페인을 이끈다. 반대로 EU 잔류 캠페인은 크레이그 올리버(로리 키니어)가 이끈다. 도미닉은 원래부터 외골수에 강경파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과 같이 EU 탈퇴 진영의 사람이라면 협력할법한데, 극우파라면 거부했다. 과격한 극우파가 캠페인에 참가한다면 오히려 부동층을 다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 해왔던 선거 유세 방법들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오직 데이터와 여론 조사 결과를 따르는 것을 고집했다.
도미닉은 EU에서 탈퇴하고 싶지만 일자리와 생활 수준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되는 그룹을 집중 공략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 브렉시트에 대한 반복되는 메시지를 찾아 사람들의 감정을 사로잡을 슬로건을 고민한다. 머리를 싸맨 고민 끝에 그는 Take Back Control을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영국이 잘 나갔던 시대의 권력, 하지만 EU로 인해서 유럽게 뺏겨버린 권력을 다시 가져오자는 의미였다. 사람들은 예전에 가졌지만 빼앗겨 버린 것에 대해서 강하게 그리워한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도미닉은 EU탈퇴로 나아가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며, 따라서 관습적인 지혜를 경계하려 했다. 그는 과거에 기존의 관습을 깼던 사람들을 진정한 유럽 분열자로 칭하며 그들의 지혜를 끌어오고자 했다. 얼핏 보면 도미닉은 외골수적인 성향이기는 해도, 나름 뚝심이 있는 뛰어난 전략가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뿐이었을까? 그는 자신의 팀에게 ‘3억 5,000만 파운드와 터키’를 반복해서 외치라고 했다. 여기서 3억 5천만 파운드는 영국이 매주 EU에 내는 분담금 액수를 의미했으며, 터키는 터키가 조만간 EU에 가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영국으로 이민 올 것이고 영국인들의 삶의 터전을 침범할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그는 이렇게 대담한 거짓말로 대중들을 자극시켰다.
또한 한가지 더 놀라웠던 부분은, 그가 소셜 미디어를 활용했다는 점이었다. 한 번도 투표해본 적 없으면서 기성 체제에 반감이 큰 유권자 300만 명을 데이터 분석회사를 통해 찾아내 이들의 소셜 미디어에 맞춤형 정치광고 약 10억 개를 퍼부었다고 한다. 선거 승리에 대한 압박이 컸을 것이란건 알고 있지만,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여서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여서 표를 얻어내려 했던 것은 명백한 범죄이다. 이후 도미닉 커밍스 (베네딕트 컴버 베치)가 ICO 정보부에 의해 실시되는 조사에 불려 간다. 그 주된 목적은 캠페인 과정에서 개인 정보의 무단 사용, 그리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빠른 속도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모두는 소셜미디어에 의해 추척되고 조종되고 있다.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서, 적어도 내가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을 적어도 알아차리기라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좀 더 의식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 소셜 미디어를 한 개 이상 사용하고 있다면, 무조건 시청을 권유하고 싶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https://with-evelyn.tistory.com/44
투표를 7일 남은 시점에, EU 잔류를 지지해오던 국회의원 조 콕스가 흉기와 총기를 동원한 습격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투표를 앞두고 얼마나 영국 사회가 혼란스러웠을지 상상해볼 수 있었다. 내가 이전에 브렉시트에 관해서 알고 있던 사실은 너무나 단편적이었음을 깨달았다. 게다가 도미닉이 승리했다고 해서 바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았다. 원래는 2018년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로 총 3차례나 연기되면서 2020년 1월 31일이 되어서야 단행되게 되었고, 설정한 12월 31일까지의 전환 기간이 끝난 후, 2021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브렉시트가 정식 시행됐다고 한다. 그리고 브렉시트 현실화된 지 1년. 영국의 상황이 브렉시트 이전보다 상황이 나빠졌다는 뉴스들을 보았다. 미래를 함부로 단언할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 어쨌든 탈퇴로의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니 긍정적인 변화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영국이 나아가는 길을 예전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출연한 다른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파워 오브 도그>
https://with-evelyn.tistory.com/55
(+) 배우 로리 키니어를 좋아하신다면, 혹은 영국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가 보고 싶으시다면, <런던 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이 정답.
https://with-evelyn.tistory.co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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