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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큐멘터리] <이멜다 마르코스 : 사랑의 영부인> 필리핀 전 영부인 이멜다 이야기

by evelyn_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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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멜다 마르코스 : 사랑의 영부인> Kingmaker, 2016 

감독 : 로렌 그린필드

출연 : 이멜다 마르코스

개요 : 다큐멘터리, 역사 / 덴마크, 미국 / 2019년 


 

나는 대학교 3학년을 마치자마자 좋은 기회로 취직 기회를 얻었지만, 꽤 오랫동안 바라오던 외국으로의 교환학생 기회를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 갈림길에서 고민을 안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다니겠다는 결심을 통해서 당시 그렇게 많지 않은 돈이긴 했어도, 돈을 벌고 나를 위해서 사용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지금 당장 학업에 대해서 열심을 다하지 않더라도, 내가 번 돈으로 후에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겨우겨우 학점을 채워서 졸업했고, 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지금까지 꽤나 많은 회사를 옮겨 다녔지만 항상 중간에 쉬는 텀을 안 두고 달려와서인지 가끔은 공허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나마 나를 위로해주는 건 내가 앞서 기대했듯 일을 마친 후에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내가 특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어 회화에 대해서 일주일에 적어도 1시간만이라도 지속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여러 필리핀 선생님들과 수업을 한지는 꽤나 오래되었지만, 나는 필리핀의 정치나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음을 최근에 깨닫고 실은 조금 부끄러운 마음에 이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수업 토픽 카드로 이멜라 마르코스 영부인의 이야기가 제시되었을 때었다. "이멜다 마르코스가 3천 켤레의 구두를 가지고 있는데, 너는 혹시 이렇게 집착해서 모으는 물건이 있니?"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이멜다 마르코스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필리핀 선생님은 자기들 국민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여자라면서, 사치가 매우 심할 뿐만 아니라 관련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만 너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수업의 한정된 시간 때문에 이멜다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선생의 목소리에서 이멜다라는 사람이 꽤나 골치 아픈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그때 이 여자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멜다 마르코스

이멜다 마르코스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의 영부인이었던 여자다.

그녀의 남편이자 필리핀의 전 대통령 페르디난도 마르코스는 1989년에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자기가 집권할 때는 부랑자들이 없었으며 낙원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의 마닐라 거리를 보면 침통하고 슬프다고 이야기한다. 정말로 그녀가 영부인이었을 당시 필리핀은 낙원이었을까? 

 

그녀는 미스 마닐라 출신으로 당시 하원의원이었던 마르코스의 눈에 띄었고 만난 지 11일 만에 결혼한다. 마르코스는 자신이 필리핀에 없으면 쿠데타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이멜다를 자신의 대리인으로 외교 수행을 부탁하는데,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였고 실제로 여자를 밝혔던 마르코스는 다른 여자들과의 밀회를 즐기기 자신의 아내를 멀리 출장 보낸 것이었다. 어찌 되었던지 이멜다는 영부인으로써 자신이 외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꽤 즐거워했다. 하지만 마르코스의 외도는 이멜다로부터 발각되고, 그 이후 약점이 제대로 잡힌 마르코스는 이멜다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수밖에 없었다. 

 

이멜다 마르코스와 그녀의 남편이자 필리핀의 전 대통령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이후 이멜다는 탐욕스럽게 건축물과 보석들을 즉흥적으로 사모으기 시작했다. 맘에 들면 곧바로 손에 얻어야 했다. 그 돈이 다 어디서 났을까? 필리핀 정부 자금이 곧 자신 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그녀의 소유욕 중에 가장 끔찍했던 것 중에 하나는 1976년에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데려온 일이다. 필리핀에 사파리 낙원을 꾸리겠다는 욕망 때문이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인 칼라윗에 야생동물을 풀어줬지만, 그 때문에 그곳에 원래 거주했던 원주민 254가구는 쫓겨나야 했고,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자 그 동물들도 잊혀지고 방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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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독재정권은 수년간 이어졌다. 그중 가장 끔찍한 것은 1972년부터 8년간 필리핀 전역에 행해졌던 계엄령이다. 마르코스는 공산주의로부터 필리핀을 지키기 위해서 계엄령을 시행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저 자신의 권력을 영구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군과 경찰이 동원되었다. 저항하는 사람들은 고문당하고 학대당했다. 자신의 남편이 내린 결정일지언정 그때의 끔찍했던 계엄령에 대해서 일말의 미안한 감정이나 있으면 모르겠다. 계엄령으로 인해 필리핀 국민 7만 명이 투옥되었고, 3만 5천 명이 고문당했으며 3천2백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멜다는 마르코스가 필리핀의 주권과 자유, 정의와 인권을 위해 계엄령을 결정했었고, 그때가 그의 전성기라고 이야기한다. 파렴치한 인간이 아닐 수 없다. 

 

이멜다의 아들 봉봉 마르코스.

 

그녀에게는 봉봉 마르코스라는 아들이 있다. 그녀는 그의 아들이 부통령이 되는 것을 돕는다. 과거의 적폐를 인정하지 않았다. 봉봉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신은 빼앗은 것이 없기에 돌려줄 것도 없다고 한다. 다행히 봉봉은 부통령이 되지는 못 하였지만, 현 필리핀 대통령인 두테르테가 마르코스 집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마르코스는 오랫동안 두테르트를 정치적으로 지지했다고 한다. 그렇게 마르코스 가족들은 치밀하게 필리핀에서의 자신들의 영향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봉봉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인터넷 뉴스를 찾아보았다. 이멜다의 아들 봉봉 마르코스는 현재 대선 유력 후보라고 하며, 부통령으로는 두테르트의 딸이 유력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과거는 반복되고 있었다. 필리핀 국민이 자비심이 유독 많은 것일까? "우리가 잊어야 할 과거가 아주 많습니다.  실은 더는 존재하지도 않죠."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 이멜다가 한 말이다.

 

필리핀에서는 가난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분열되어 강한 지도자만이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믿기 시작했고, 독재 마르코스의 계보를 고스란히 잇기라도 하는 듯 그렇게 두테르테가 대통령이 되었다. 현재 필리핀에는 마르코스의 독재 정권 때와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끔찍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끔찍한 과거이기에 그저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되뇜을 포기함으로 인해서 얻게 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하는 길인듯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되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필리핀의 아이들은 계염령 때의 필리핀이 평화로웠다고 교육받는다. 고통스럽게 지나왔던 시간들이지만, 어느 순간 그 과거가 미화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나가면 다 좋은 것만 남는다고 하질 않나. 더 이상 탄압받는 필리핀 국민들이 없었으면 하지만, 이미 너무나 안타깝게도 다시 되돌리기에는 꽤나 멀리 온 것 같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117085600084?input=1195m 

 

필리핀 선관위,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 '출마 저지' 청원 기각 | 연합뉴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수십년전 탈세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력 때문에 출마 자격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던 독재자 고(故)...

www.yna.co.kr

https://www.news1.kr/articles/?4531846 

 

'독재자' 마르코스의 화려한 부활?…아들 봉봉 압도적 1위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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