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2020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주연 :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레트, 루니 마라
-출연: 윌렘 데포, 리차드 젠킨스, 론 펄만, 데이비드 스트라탄, 홀트 맥칼라니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50분
요즘에 문득 너무 영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 같아, OTT 정액제가 아니어도 따로 개별로 영화를 대여하거나 구매를 하여서 보고 있다. 좀 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주체적으로 찾아 본다는 심리적인 만족도 덤으로 따라와서 좋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AppleTV에서 대여해서 보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인 <셰이프 오브 워터>를 인상깊게 보았어서 보기로 결정하였다. 캐스팅도 소위 짱짱하다.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루니 마라, 윌렘 데포, 리처드 젠킨스, 론 펄먼, 데이비드 스트라탄까지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으로 손꼽히는 톱배우들이 출연한다. <셰이프 오브 워터>가 기괴하고 몽글몽글했다면, <나이트메어 앨리>는 매력적이었으나 처참하고 잔혹했다. 다만, 전체적인 영화의 색감에서는 <셰이프 오브 워터>와 유사한 것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
**잠깐의 여담이지만, AppleTV에 다양한 영화들이 있다면 정액으로 해서 볼 텐데, 계속해서는 개별적으로 구매해서 시청하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AppleTV 앱 자체의 퀄리티는 너무 좋다. 재생속도까지 변경 가능하고, 많은 언어의 자막을 지원한다.
리뷰에 앞서 영화를 이해하는 것에 도움을 줄만한 "아주 간단한" 세 가지 키워드만 추려보았다.
-나이트메어 (Nightmare) : 악몽, 무서운 꿈, 악몽 같은 상태.
-엘리 (Alley) : 골목. 따라서, <나이트메어 앨리>라는 영화 제목의 뜻은 악몽의 골목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카니발 (Carnival) : 주로 서양에서, 가장행렬 등이 있는 떠들썩한 행사나 축제
간단하게, 카니발은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연극을 공연하는 단체인 '유랑극단'을 생각하면 된다.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빈털터리인 스탠턴 칼라일 (브래들리 쿠퍼)는 우연한 기회로 카니발에 합류한다. 그곳에서 그는 독심술사 지나(토니 콜렛)와 피트 (데이비드 스트라탄)를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을 터득하며, 카니발을 운영하는 클렘(윌렘 데포)으로부터 알코올 중독자를 데리고 와서 아편액을 섞어서 마시게 한 후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여 기인으로 만드는 법 또한 알게 된다. 그렇게 터득하게 된 비법을 가지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아름다운 몰리 (루니 마라)와 함께 자신의 야망을 펼치기 위해 카니발을 떠나온다.
동작, 말투, 옷차림. 사람은 자기가 누군지 말하려 안달을 하지. 알아봐 주길 바라고. 그게 본성이야.
2년 후. 수려한 외모, 현란한 화술, 마음을 현혹시키는 능력으로 몰리를 파트너 삼아 뉴욕 상류층 상대로 공연들을 하며 부를 손에 쥐게 된 스탠턴.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의 위험한 욕망을 꿰뚫어 본 심리상담사 릴리스 박사 (케이트 블란쳇)는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거물을 그에게 소개해준다. 원래는 공연만 하고 개인적인 상담은 하지 않는 스탠턴이었지만, 그는 좀 더 상류층의 삶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이를 승낙한다.
스탠턴은 사람을 순발력 있고 예리하게 분석하는 것에 재능이 있었지만, 그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몰리와 같은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재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본인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스탠턴은 심리 상담사인 릴리스 박사의 도움을 받아서 재벌들의 상담 히스토리를 손에 얻어 마치 진짜로 독심술을 부리는 마냥 연기를 하여 성공을 이어가고, 결국 위험한 재벌인 에즈라 그린들(리처드 젠킨스)을 속일 계획까지 짜게 된다.
2년 전 카지노에서 만났던 지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스탠턴은 몰리까지 설득하여 에즈라 그린들을 속이기 위한 심령 쇼까지 계획하게 되나, 결국 거짓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발각되고 스탠턴은 에즈라를 죽이고 도망쳐 나오고, 몰리 또한 그를 떠난다.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된 스탠턴은 한 카니발에서 사람을 구하는 광고를 보고 지원하고자 찾아가고, 그곳에서 임시 기인직을 제안받는다.
매혹적이었지만
동시에 추악하고 잔혹스러웠던
솔직히 나는 결말을 예상하는 능력 자체가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영화 중간부터 결말이 뻔히 예상되었다"라고 하는 영화들도, 나는 결말을 마주할 때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
이 영화도 아쉽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집중을 안 해서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나 집중해서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잠깐의 시간도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 또한 나에게 뻔하게 예상되지는 않았다.
실은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을 조금 다르게 예상했었다. 나는 아름다운 금발을 가지고 있는 릴리스와 지나 둘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따라서 릴리스 박사는 지나를 대신하여 스탠턴이 에틸알코올을 잘못 건네었기 때문에 피트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을 추궁하기 위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나의 예상은 틀렸다. 하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주변 사람들이 스탠턴에게 건네는 경고의 메시지들을 통해 (꽤나 많이 등장한다) 스탠턴이 결국에는 어떤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이 가능했다.
앞서 말했듯 스텐턴에게 욕망을 절제하고 다스려야 한다는 메시지는 분명하게, 지속적으로 전달되었었다. 하지만 스탠턴은 자신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파멸로 치달았다. 사람의 모습을 스캔하여서 그 사람이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 특출 난 재능을 지녔던 독심술사 스탠턴이었지만, 그는 그에게 직설적으로 던져졌던 여러 사람들의 사려 깊었던 메시지들를 무시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뱉은 거짓을 믿고, 정말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에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자신이 뱉은 거짓을 믿고, 정말 능력이 있다고 믿기 시작하면 눈이 먼 거야. 전부 사실이라고 믿게 되니까.
선량한 사람들이 다치게 돼. 거짓말을 하고, 또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이 끝나면 바로 그곳에서 신의 얼굴이 날 응시하고 있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인간은 신을 초월할 수 없어.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좋은 일이 될 수 있지만, 그 희망이 거짓말이었고 그래서 그는 그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돈에 대한 욕망으로 통제의 브레이크를 완전히 잃은 그는 릴리스가 꾸민 복수극에 처참히 이용이 당했다. 욕망에 눈이 멀은 사람은 얼마나 한순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 영화를 보면 경각심을 느낄 수 있겠다. 영화의 포스터에 기재된 Forbes의 평대로 "지난 10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 정도로 그 결말이 경악스러웠지는 않지만, 내가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더라면 아마 실은 좀 마음을 진정시킬 때까지 영화관 의자에서 쉽사리 엉덩이를 떼지 못했을 것 같다.
영화 이어 보기
(+) 데이비드 스트라탄의 연기가 인상 깊었던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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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령 쇼가 등장하는 <마리 퀴리>. 퀴리는 자신의 남편을 잃은 슬픔을 심령 쇼에 참여함으로써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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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한 또 다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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