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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연말 연시 가족영화 추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주연. 줄거리. 결말.보러가기.

by evelyn_ 202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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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The Truth>, <La verite> ,2019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 까뜨린느 드뇌브 (파비안느 역), 줄리엣 비노쉬 (뤼미르 역), 에단 호크 (행크 역)

-개요: 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영화를 웬만큼이상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번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을 처음 보게 되었어"라고 이야기하면, 적잖이 그들을 놀랠 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어서 그 첫 작품이 바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라고 하면, 좀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실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보게 된 이유도, 감독 때문이라기보다는, 까뜨린느 드뇌브를 보고 싶었었던 것이 이유라면 어떨까? 

 

 

까뜨린느 드뇌브는 영화 <인도차이나>를 통해서 알게된 배우이고, 단지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그 한 영화밖에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 차이나>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 때문에, 영화의 주연들이 나오는 다른 영화들도 보고 싶었고, 그렇게 결국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까지 닿게 되었다.

 

<인도 차이나>가 1992년 개봉 영화이니,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난 영화이다. 

지금껏 많은 경우에서 한 배우의 '최근작'을 보고난 후 관심이 생겨, 그 배우의 '이전 작품들'을 타임머신 타고 여행하듯 보았었다. 하지만, 이번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이와 반대로 약 30년 전에 개봉한 <인도 차이나>라는 영화를 통해 처음 보게 된 배우의 '현재 모습'이 궁금하여 보게 됐다는 것에 '굳이 이야기한다면' 조금 색다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보러가기 


줄거리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시나리오를 쓰는 뤼미르(줄리엣 비노쉬)는 자신의 엄마이자,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인 파비안느 (까뜨린드 드뇌브)의 자서전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남편 행크(에단 호크)와, 딸 샤를로트와 함께 오랜만에 파비안느의 집을 방문한다.

 

 

반가운 재회도 잠시, 어렸을 적, 일 때문에 자신의 연극 공연에도 찾아오지 않았던 매정한 엄마인 파비안느가, 그녀 자신의 회고록에는 학교 앞에서 뤼미르가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다정한 엄마의 모습으로 묘사되어있음을 발견하고 분노한다. 

 

그 와중에 파비안느의 곁에서 40년 동안 그녀가 연기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끔 해준 매니저 뤼크 또한, 파비안느의 회고록에 자신에 대한 내용이 한 줄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것 같은 배신감에 파비안느를 떠나버리게 되자, 뤼미르는 예정대로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프랑스에 더 체류하면서 자신의 엄마의 촬영장을 따라다니며 뤼크의 일을 대신한다. 

 

그러면서, 파비안느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연기를 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기도 하다가, 인간적이고 나약한 모습을 보기도 하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했음에도, 그 마음이 아쉽게 계속 어긋났었음을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그리고 그녀의 딸, 뤼미르에 관한 진실. 

 

영화 속에서 파비안느는 <내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작품을 촬영한다.

 

내용은 지구에 있으면 2년 밖에 살지 못하는 병에 걸려, 죽음을 피하기 위해 늙지 않는 우주에 나가 살기로 한 마농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다. 마농은 7년마다 우주에서 돌아오고, 자신의 딸 에이미는 점점 늙어가는데, 그렇게 그들의 나이는 역전되지만, 마농 자신은 처음 우주여행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 그대로다.

 

파비안느는 그 영화 속에 70살이 넘은 에이미를 연기한다.

일이 제일 우선이었던  '바쁜 엄마'였던 파비안느. 뤼미르는 그런 자신의 엄마 파비안느가 7년마다 지구로 오는 이 영화 속의 마농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 둘 사이에는 교감과 추억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뤼미르는 어릴 때부터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했다. 파비안느가 자신의 머리를 빗어주는 것도 거부했다.

뤼미르는 파비안느의 친구인 다정하고 상냥한 세라에게 의지했다. 사라가 될 뻔했던 배역자리를 파비안느가 빼앗았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오랫동안 미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비안느는 그런 뤼미르에 슬픈 감정을 느껴왔었다. 

 

 

파비안느는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바라며, 그녀 나름대로 치열하게 연기 생활을 해왔다. 

흉내 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진정한 의미의 '연기'를 하기 위해서, 그녀는 자신의 개성과 존재감을 중요시하며,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이 되었다. 

 

엄마로서 친구로서 나쁜 건 맞아. 나쁜 엄마, 나쁜 친구여도 좋은 배우인 편이 나아. 
네가 용서 안 해 줘도 세상은 나를 용서해.

 

 

연기 일을 하려거든 힘을 아껴 둬. 어중간한 직업이 아니야. 일상은 전혀 안 중요해. 내 생각을 알겠어? 배우가 자선이나 정치 같은 데 뛰어드는 이유는 자기 일과의 싸움에 졌기 때문이야. 스크린 위에서 지니까 현실에 뛰어드는 거야. 난 늘 그 전투에서 이겼어. 그래서 고독도 견뎌내지.

 

파비안느는 '엄마'로서 뤼미르를 최선을 다해 돌보지 못했었지만, 늘 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연기자로 성공하기 위해서 절박하게 매달렸지만, 딸에 대한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속수무책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뤼미르는 파비안느가 중학교 때 자신의 연극을 보러 왔었기도 했었고, 파비안느는 세라가 자신의 딸을 뺏어갔다고 생각하면서, 은근히 세라를 질투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뤼크를 통해서 자신이 어렸을 적 촬영소에 다녀오면, 파비안느의 연기를 따라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잊어버렸었던 과거의 모습을 회상한다. 

 

그리고 모든 촬영이 끝난 작품에 대해서도 내내 아쉬워 하며, 다시 촬영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이는 파비안느의 모습에서 뤼미르는 그제야 자신의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만나지 못하게 사람 사이의 간극을 벌리던 우주선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금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의 우주선으로 변화한다. 

 

 


 

"기억은 믿을 게 못 돼"

 

영화 속 뤼미르는 자신의 기억이 남들이 아는 기억과는 달랐던 부분을 알게 되는데, 이때 분명 뤼미르는 파비안느의 회고록이 '진실되지 않은 점'과, 자신의 기억의 '불완전함'이 단 한 끗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고록에 담길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그 회고록을 쓰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우리의 기억의 모습과 닮아있다. 

우리 기억들은 편향적이고, 기억은 진실과 동의어가 아닌 것처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억의 '불완전함'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비로소 그 '불완전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예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왜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을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그 오해의 시간들이 쌓여있어, 다시 예전의 사이로 돌아가는 것이 어려울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보며 그 시간의 간극을 메워갈 수 있는 가능성, 서로를 다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게다가 그것은 파비안느와 뤼크를 미루어 볼 때, 비단 '가족'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가운 듯 그 안에 다정함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이 영화 속의 '파비안느' 그 자체가 곧 '까뜨린느 드뇌브'이며, 그런 그녀가 바로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혹시나 파비안느처럼 세상일에 바쁘다고 내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다면,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그 '시간의 간극'을 좁히려고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우리를 이해해줄 누군가가 필요한,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한, 그야말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니까 말이다.

 


영화 이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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