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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나 아렌트>. 나의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 철학자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Hannah Arendt.줄거리.결말. 보러가기.

by evelyn_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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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 <Hannah Arendt>, 2012
-감독 : 마가레테 폰 트로타
-주연 : 바바라 수코바 (한나 아렌트 역)
-출연 : 자넷 맥티어 (메리 맥카시 역), 줄리아 옌체 (로테 쾨흘러 역), 니콜라스 우데스 (윌리엄 숀 역),
악셀 밀베르크 (하인리히 역) , 울리치 노센 (한스 요나스 역), 미카엘 데겐 (쿠르트 블루멘펠트 역)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13분


대학생 때. 한 여의도 샐러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우연히 모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의 공고를 보고 알게 된 작은 샐러드 가게였는데, 나랑 크게 나이차이가 나지 않는 젊은 남자 사장님이 직접 차리신 곳이었다. 당시 사장님 나이가 삼십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루하루를 정말 열정적으로 살아가시는 분이었고, 늘 눈이 반짝반짝했었다.

특히 감명 깊었던 것은, 가끔 사장님이 한적한 시간에 재료 준비를 할 때,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틀어 두셨던 점인데, 강의에서 감명받은 내용을 공유해주시며 나도 기회가 되면 한번 들어보라시며, 강의 정보를 공유해주셨는데, 그 사이트가 바로 <오마이스쿨>이다.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는 딱히 따로 인터넷 강의를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나였는데, 당시 사장님 덕분에 실로 값진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과를 졸업한 내가 교양, 특히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되었다.

특히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강의는 최진기 강사의 <꼭 알아야 할 현대사상가> 였는데, 그 강의를 통해 나는 정말로 무지했던 현대 철학가들, 그리고 그들의 사상들을 비록 깊지는 않지만 넓게 알 수 있었고, 당시 처음으로 유대계 독일인인 한나 아렌트라는 여성 철학자를 알게 되었다.

오마이스쿨 (ohmyschool.org)

 

오마이스쿨

인문학 교육서비스 전문 브랜드. 최진기, 조승연, 김광석, 정현두 등 최고 강사들의 깊이 있는 강의 제공.

www.ohmyschool.org


그렇게 알게된 '악의 평범성' 개념은 꽤나 충격적이어서 잊지않고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이후 한나 아렌트에 관한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보게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하려는 영화 <한나 아렌트>이다. 이 영화를 본 이후 지독하게 '한나 아렌트 앓이'를 했던 20대 중반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밀려온다. 영화는 1960~1964년까지 한나 아렌트가 실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줄거리


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정책의 주요 가담자인 아돌프 아이히만.
전쟁 후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까지 도망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 정보부에 의해 납치되고, 그가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한 재판을 받기위해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이송된다.

이에 한나 아렌트는 잡지 <뉴요커> 쪽에 자신이 특파원 자격으로 직접 아이히만 재판에 참관하여 이에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출처 : 다음 영화


당시 젊은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나치와 맞서 싸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굴었다고 윗세대를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며, 이미 아이히믄 재판은 개인 재판이 아닌, 역사 재판으로써의 의미가 확장되어버린 것이 분명한데다가, 이스라엘 정보부가 아이히만을 불법 납치했다는 걸로도 시끄러웠었던 시기였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한나가 예루살렘에 가서 아이히만 재판을 참관한다는 것은 그녀가 미국으로 망명하기 이전에 수용소에 갖혔었던 끔찍한 경험을 떠올리게할 것이라고 생각해, 남편 하인리히가 한나의 예루살렘행을 만류하였지만, 이에 불구하고 한나는 이스라엘로 떠난다.

출처 : 다음 영화


드디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아이히만의 재판이 시작된다.
하지만 한나는 자신이 상상해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무심한" "매우 평범한"의 아돌프 아이히만을 보게 되고, 이에 충격에 빠진다. 아이히만은 유대인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이 없었으며, 단지 조직화된 위계질서 안에서 체계화된 행정절차 중 한 부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명령을 받고 명령에 따랐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그녀는 아이히만에게서 극악무도한 악마의 모습을 본 것이 아니라, 단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여 개인의 양심을 버리고, 오직 조직된 위계질서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을 수행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을 본 것이었다.

그렇게 한나는 자신이 속한 곳에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 사회적으로 출세하기 위해,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악'을 탄생시킨 아이히만을 보고, '악의 평범성' 개념을 설파한다.

출처 : 다음 영화


우리 인간이 생각을 못 하면, 그리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으며,
그렇기에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유례없는 크나큰 악행을 저지를 여지가 생기므로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현재의 시스템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비판적인 사유를 멈추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한나의 메세지였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동기도 없이 행해진 악" "수동적으로 저질러진 악" 이라는 한나의 주장은 아이히만과 그의 극악행위를 정당화시키며 이를 감싸주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사회는 그녀를 모질고 무정한 사람으로 내몬다. 이에 한나는 살해 위협까지 받기에 이르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념도 악의도 악마의 의미도 없었어요. 사람이기를 거부한 인간의 행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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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생전 모습


누군가가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주저없이 '한나 아렌트'라고 답할 것이다. 별 생각없이 살던 20대 초반의 나를 각성시키고 나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 한나 아렌트. 그녀를 통해서 나는 주동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함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감정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필요성을 자각했다.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위로를 받기도 하였으며, 실로 내적으로 강인해졌다. 진심으로 나의 인생이 한나 아렌트를 알게되기 이전 이후로 나뉜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의 블로그의 이름인 "사유를 통한 성장의 기록" 또한 한나 아렌트를 알지 못했으면 달리 지었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이 블로그에 제일 처음으로 리뷰했던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의 리뷰에서도 한나 아렌트를 언급했었다.

이토록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한나 아렌트. 그런 의미에서 뭔가 초심을 되돌아보려는 마음과 같이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꺼내보았다. 볼 때마다 대사들이 마음에 꽂힌다. 이번에 다시 보고 나니 하이데거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한나 아렌트. 그 둘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으며, 이렇게 나의 인생의 중요한 인물인데도 정작 그녀 관한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년에 꼭 그녀에 관련된 책도 읽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한낱 스쳐지나가는 평범한 아르바이트 생 중 한 명이 되었을 수도 있는데, 본인이 좋다고 느꼈던 것을 나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순수한 사장님의 마음 하나가 얼마나 대단한지. 나는 단지 그런 분과 일을 할 수 있었던 내가 너무나 감사하게도 운이 좋았었다고 밖에 이야기할 길이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사장님께 연락을 드리고, 그때 정말로 감사했다고 말씀드려야지라고 나 스스로와 약속을 한다. 그리고 사장님 덕분에 내가 매년 초에 '그때의 사장님'처럼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는 것도 꼭 알려드려야겠다고 말이다.


 

영화 이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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