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2006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톰 행크스 (로버트 랭던)
-조연 : 오드리 토투 (소피 느뵈), 이안 멕켈런 (리 티빙), 알프리드 몰리나 (마뉴엘 아링가로사), 장 르노 (브쥐 파슈국장), 폴 베타니 (사일러스)
-러닝타임 : 147분
-개요 : 미스터리,드라마,스릴러
봤던 영화 다시보기. 이번 편은 <다빈치 코드>이다.
이 영화도 개봉한 지 벌써 15년도 더 흘렀는데, 당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의 술렁이던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당시에도 나는 영화를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 인상 깊었어서, 도서관에서 원작 소설도 빌렸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책을 끝까지 읽었는지, 몇 번 읽다가 포기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당시 그저 책 욕심만 부리던 나를 되돌아봤을 때 빌려 놓고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
다시 영화를 보니 역시나 마치 처음 보는 영화처럼 여전히 흥미진진했다. 이 영화가 얼마나 논란이 있었는지와는 무관하게, 그저 내가 마치 어떤 추리 게임을 하듯이 단서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영화라는 건 확실하다. 나도 톰 행크스의 추리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그의 비상한 추리실력을 보면서 감탄하면서 어느새 동경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보면서 놀라웠던 것 중에 하나는, 내가 살면서 이상하게 가끔가다 문득문득 잔상처럼 떠오르던 출처 모를 장면들이 이 <다빈치 코드>에서 나왔던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조금 식겁했다. 예를 들어서 교통사고를 떠오를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던 장면은 바로 이 영화에서 등장하던 신이었던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것에 놀랐다.
<다빈치 코드> 는 댄 브라운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며, 영화 1편 <다빈치 코드>, 2편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2009, 3편 <인페르노> <Inferno>,2016로 개봉되었다.
이미 이 시리즈는 많이 알려져 있고, 특히 <다빈치 코드> 개봉 당시에 보셨을 분들도 많았으리라 예상한다. 당시 인상 깊게 보았으나 한번 봤기도 했어서 다시 보기를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봐도 재밌었더라고 나의 두 번째 감상을 조심스럽게 공유하고 싶다.
★★★★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강연을 위해 프랑스에서 체류하고있는 하버드 대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톰 행크스). 그는 프랑스의 FBI라고 할 수 있는 중앙 사법 경찰국 쪽으로부터 사체에 그려진 기호를 해독하는 것에 도움을 요청받는다. 그 사체는 다름이 아니라 자신과 만나기로 했었지만 결국에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던 루브르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자크 소니에르 (장 피에르 마리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체를 보면 누군가로부터 총으로 살해당했지만, 그는 죽기 직전에 자신의 사체와 사체 주변에 문양들과 글을 남겼는데, 그중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라는 암호 때문에 랭던은 살인 누명까지 뒤집어쓴다. 랭던은 자크가 남긴 문장들을 애너그램인 것을 파악하고 이를 해독하여서 백합 문양이 그려있는 열쇠를 얻고, 파슈 국장에서 달아나 자크의 손녀이자 암호 해독 요원인 소피 느뷔 (오드리 토투)와 함께 자크가 알리고자 했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랭던은 그 열쇠의 백합 무늬에 대해서 이상함을 느낀다. 백합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조직 중 하나인 시온 수도회의 신화적 단체였고, 뉴턴, 다빈치등이 수장이었는데, 그 단체의 공식 문장이 백합이었던 것이었다. 랭던은 소피와 함께 이 열쇠에 적혀있던 주소로 가고, 그곳에서 스위스 계좌에 보관되어있던 소피는 자크의 유산을 찾게 된다. 장미가 그려져 있는 상자 안에 들어있던 것은 비밀을 담는 크립텍스였는데, 26개의 글자가 쓰여있는 5개의 다이얼을 돌려서 맞춰야만 열리게 되어있었다.
랭던은 시온 수도회에 정통한 성배 역사가인 리 티빙 (이안 맥켈런)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시온 수도회의 임무는 교회 힘의 원천인 성배를 지키는 것이라는 것과, 예수의 피를 담았다는 성배는 단순한 컵이 아니라 예수의 핏줄을 품은 자궁. 즉 막달라 마리아를 뜻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3백 년에 걸친 마녀사냥은 그 후손을 없애버리려는 수단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된다. 그들은 시온 수도회와 폭군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고위 성직자들 비밀 사조직 간의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랭던과 소피는, 리와 함께 막달라 마리아의 무덤을 찾으려고 런던으로 향하나, 리야 말로 성배를 찾고 예수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려고 자크를 살해하려고 계획했던 인물임을 밝혀진다. 리는 예수의 후손을 밝히는 것이 시온 수도회의 성스러운 임무라고 생각했지만, 새천년이 지나도록 예수의 후손이 여전에 베일에 싸여있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직접 적을 이용하여서 그들의 눈을 교묘하게 속여왔던 것이었다. 리는 경찰에게 구속되고, 랭던은 다행히 크리텍스를 열어서 그 안에 들어있던 파피루스를 사수한다. 그들은 파피루스에 적혀있던 정보를 추적하여 로슬린 성당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소피는 그녀 자신이 시온 수도회가 지키고자 했던 마지막 혈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논란을 넘어서서
기본적으로 영화는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기호"에 주목한다.
기호는 우리에게 과거를 말해주는데, 그 의미는 시대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기호가 가지고 있는 복잡성과 애매함의 자체인 것인데, 이러한 특성이 우리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우리가 그저 아무렇지 않았던 기호들에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다면? 어떤 기호가 다르게 해석이 되어졌다면? 그 기호에 과거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담겨두었다면? 기호들이 어느 날 누군가에게 해석될 날을 기다린다면? 기호가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된다면? 기호의 모호성과 복잡성은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이다.
그래. 기호의 의미를 추적하는 것은 괜찮다고 치자. 게다가 나는 이 영화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기에 잘 만들어진 추리 스릴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리를 하는 개념자체가 종교와 연관되어있고, 이 소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랭던의 대사는 이러한 나의 복잡한 마음을 알아주는 듯했다.
사람이든 신이든 상관 없잖아요? 인간이 성스러운 존재일 수도 있죠.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신격 모독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픽션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강조하고자 "영화를 영화로만 보자"라고 주장할 수도 있긴 하겠다만, 그러한 반박보다는 영화에서 등장한 사람이든 신이든 상관이 없다는 이 대사 하나가 많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서도, 내가 현재 특별한 종교가 없기 때문에 너무나 가볍게 간주해버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는 있을 수 없다. 게다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 영화도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영화가, 나에게는 좋은 영화일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어떤 소재든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나는 특히 다른 무엇보다도 영화만큼은 내가 흥미로웠다면 나에게 좋은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좋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 이어보기
(+) 론 하워드 감독의 또 다른 영화 <뷰티풀 마인드>
https://with-evelyn.tistory.com/40
(+) 한스짐머의 음악이 담긴 또 다른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https://with-evelyn.tistory.com/101
(+) <다빈치 코드>의 포스팅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는,
또 하나의 톰 행크스의 영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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