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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브 갓 메일> 영화. 톰 행크스, 맥 라이언 주연. 책, 서점, 커피, 그리고 .. <You've got mail>가을 영화 추천

by evelyn_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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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1998
-감독 : 노라 에프론
-주연 : 톰 행크스 (조 폭스 역) , 멕 라이언 (캐슬린 켈리 역)
-러닝타임 : 119분




매년 날씨가 쌀쌀할 싶을 때쯤 떠오르는 나의 최애 영화 중에 하나인 <유브 갓 메일>
이 영화를 나만의 의식처럼 일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보기 시작한 지는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캐슬린 켈리(맥 라이언)는 뉴욕에서 "길모퉁이 서점"이라는 아동 전문 서점의 주인이다. 캐슬린은 인터넷 상에서 shopgirl 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데, 자신의 생일에 우연히 들어간 채팅방을 통해서 알게 된 아이디 NY152과 문학이야기를 하고, 또한 자신들이 사랑하는 뉴욕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고, 이후 지속적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는다.

한편, 아이디 NY152는 조 폭스(톰 행크스)로, 그는 현실에서 꽤나 수완 있는 사업가인데, 캐슬린 켈리의 작은 서점 근처에 대형 서점을 오픈한다. 이후 사람들이 조 폭스의 서점으로 발길을 돌리자, 캐슬린의 서점은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한다.

이에 캐슬린은 자신의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서점을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그러면서 그 둘은 원수나 다름없는 관계가 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인터넷 상에서 다정하게 이메일을 주고받는 상대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캐슬린은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NY152에게 털어놓게 되고, Shopgirl의 정체를 알게 된 조는 매우 당황한다. 하지만 조는 케슬린을 만나면 만날 수록 그녀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는 캐슬린의 주위를 맴돌면서 소소한 추억들을 만들며, 자신과 자신의 서점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하는 캐슬린의 마음을 돌리려고 한다. 캐슬린 또한 NY152가 조 폭스였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책, 서점, 커피, 글. 그리고


이 영화를 생각하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 등불이 생각나고, 책방의 종이 냄새와 커피 향기라는 후각적인 자극과 함께, 책 넘기는 소리, 메일 알림음 그리고 타자 소리들이 함께 떠오른다. 책, 서점, 커피, 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아무리 돌아가고 싶어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내가 이 영화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내 나름대로 인터넷 속도가 느렸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갈 수 없겠지만), 조금 불편하기야 하겠지만 뭔가 더 이 영화의 두 주인공처럼 로맨틱할 것 같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다.

하지만,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는 일은, 지금 세상에서는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너무나 보편적이고 평범한 일이 되어버렸는데, 왜 나는 영화 속의 shopgirl과 NY152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지금의 우리는 모두가 shopgirl이고 NY152이지 않은가” 라고.



그리고 그제서야 그 답이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그동안 조와 캐슬린이 아날로그 시대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낭만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낭만과 기대와 설렘은 시대를 막론하는 것이었다. 즉 나는 영화 속에서 조 폭스와 케슬린 캘리가 "정성스럽게" 서로에게 보낼 메일을 쓰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송 버튼을 누르고, 그리고 "설레고 동시에 조금은 초초한 마음"으로 서로의 답장 메일을 기다리는 모습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굳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았어도, 혹은 영화에서처럼 굳이 메일을 사용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지금 다른 방식들로 각자 설렘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도 분명히게 깨달았다.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감정만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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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누군가가 나에게 누군가가 "조 폭스의 대형 서점 체인이, 캐슬린 켈리가 자신의 엄마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하는 작은 서점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감정을 느껴야 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지 않냐고"
혹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스타벅스의 체인점이 얼마나 많은 작은 커피숍들의 문을 닫게 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작은 서점을 지키고자 했던 캐슬린 켈리가 아침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모습에서 좀 이상하게 앞뒤가 안 맞는다라는 기분이 들지 않냐고" 혹은, "멕 라이언의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보다도, 왜 유독 이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대답할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그저 이 영화에는 나는 책, 서점, 커피, 글, 과거에 대한 향수, 그리고 순수하게 서로를 설레어하고 기대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고, 그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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