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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영화 리뷰 .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주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The Shape of Water>

by evelyn_ 2022. 3. 28.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The Shape of Water>,2017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주연 : 샐리 호킨스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역), 마이클 섀넌 (리처드 스트릭랜드 역), 리차드 젠킨스 (자일스 역) 

-출연 : 마이클 스털버그 (로버트 호프스테틀러 박사 역), 옥타비아 스펜서 (젤다 풀러 역) 

-러닝타임 :123분 

-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음악 :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가끔 볼 타이밍을 놓쳐버리면, 정말로 늦게서야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셰이프 오브 워터>가 나에게 그런 영화 중 하나이다. 정말로 오랫동안 봐야지 봐야지 했으면서 그 타이밍을 놓쳐서 이제야 보게 되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그리고 특히 음악감독인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적어도 실망을 주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아카데미에서 온갖 상을 휩쓸었던 영화라고 하다보니 이상하게 나는 반대로 흥미가 사라졌던 거 같기도 하다. 늦은 밤에 시청을 시작했어서, 한 번쯤은 끊었다가 다시 봐야겠다. 했는데, 결국 끝까지 다 보고 잘 수밖에 없었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되돌아보면 왜 이제야 봤나 싶지만, 어쨌든 이제서라도 봐서 다행이다. :) 

★★★★

* 포스팅하는 날짜 (22년 3월 27일) 의 "키노 라이츠" 앱 기준
디즈니+에서 정액제로 시청 가능

 

 


줄거리

때는 미국과 소련 간의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시절. 두 나라는 우주에서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을 찾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었다.

 

미국의 작은 항구 도시 볼티모어. 말을 할 수 없는 언어 장애인인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매일 저녁 오컴 항공 우주 연구 센터로 출근한다. 어렸을 적 강에서 버려진 채로 발견된 엘라이자는 목에 흉터를 가지고 있고, 센터의 직원들은 벙어리라고 그녀를 놀리지만 젤다 (옥타비아 스펜서) 만은 엘라이자를 유일하게 챙겨준다. 

 

센터에 로버트 호프스테틀러 박사 (마이클 스털버그)가 합류하는 날. 리처드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거대한 실린더에 담아 센터로 가져온다. 청소를 하던 엘라이자와 젤다는 실린더 수조 안에 있는 괴생명체를 보게 된다. 

 

이후 스트릭랜드가 실험실에서 괴생명체로부터 손가락을 잘리는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불려 갔던 엘라이자와 젤다는 피가 낭자한 실험실을 청소하는 것에 동원된다. 청소를 하던 중 엘라이자는 수조 속에 담겨있는 괴생명체를 마주한다. 그 생명체는 스트릭랜드가 남미의 강에서 끌고 왔는데, 아마존 원주민들이 신처럼 떠받들었던 것.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샐리 호킨스), 괴생명체 (더그 존스)

 

집에 돌아온 엘라이자는 이웃집의 자일스에게 자신이 연구소에 본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자일스는 회사에서 쫓겨난 이후로 생계를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했었어야 했고,  파이집의 주인을 짝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라이자와 젤다는 스트릭랜드의 명령에 따라서 괴생명체가 있는 실험실을 매일 청소하게 된다.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에게 삶은 달걀을 주고, 음악을 틀어주고, 그 앞에서 춤을 추면서 그와 감정을 나누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은 로버트 호프스테틀러 박사가 우연히 보게 되고 그 생물이 지능이 있으며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로는 그는 센터에 위장한 소련 스파이었는데, 괴생물체에 대한 정보를 자신의 상관에게 전달한다.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샐리 호킨스). 괴생명체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우연히 엘라이자는 스트릭랜드가 전기 충격기로 엘라이자를 고문하는 것을 보게되고, 이어 우주 개발 연구를 위해서 그 생물을 해부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엘라이자는 이에 충격을 받고 그 생명체를 구조하고자 자일스에게 도움을 구한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자신의 미술 작품조차 가망이 없고, 짝사랑하던 파이 가게 주인에게도 거절당하자 자신에게는 엘라이자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를 돕기로 결정한다. 

 

자일스는 세탁소 직원으로 위장하여서 연구소로 들어가고, 엘라이자는 세탁물 캐리어에 괴생명체를 숨긴 채 차에 태워 센터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엘라이자의 계획을 알게된 호프 스테들러 박사는 해부를 하게 되면 미국 쪽에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니 차라리 괴생명체를 죽이라고 했던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어기고 엘라이자를 돕는다. 호프 스테들러 박사는 스트릭랜드가 괴생물체를 고문하는 것에서 탐탁지 않아하기도 하며, 그를 죽이는 것에는 반대를 했었다.  

그리고 엘라이자는 가까스로 괴생명체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는 것에 성공한다. 그녀는 그 생명체를 집에 숨겨 두었다가 비가 오는 날 부두에 풀어줘서 바다로 내보내기로 결심한다. 

 

리처드 스트릭랜드 (마이클 섀넌) 과 로버트 호프스테틀러 박사 (마이클 스털버그)

 

호프스테틀러 박사는 괴생물체를 죽였다고 보고하고, 이어서 소련으로 복귀하라는 소환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소련 스파이 상관은 그 생명체를 죽인 후 시체를 어떻게 처리했냐는 질문 등을 하며 호프 스테들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송환 날. 그는 결국 귀국하기 위해서 소련 스파이들을 만나지만 이는 함정이었던 것이었고, 결국 총을 맞고 치명상을 입는데, 스트릭랜드가 나타나서 소련 스파이를 모두 죽이고 박사를 고문한고 호프 스테들러는 청소부의 짓이었다고 실토한다.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와 헤어지기 싫었지만, 그의 피부에서 떨어져나가는 비늘들에서 그가 육지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슬퍼하고 결국 그를 바다로 내보내려고 한다. 스트릭랜드가 나타나서 그가 바다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괴생물체는 엘라이자를 안고 물속으로 들어가고 그녀가 스트릭랜드로부터 입은 총상을 치유해준다. 그리고 엘라이자가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목의 흉터가 아가미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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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아우르는 물의 형상

 

이 영화에서 편견이 있는 사람들과, 편견이 없는 사람들을 동시에 보았다.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은, 이 영화 안에서 편견이 없는 사람들이 선하게 비추어졌다는 점이다. 

 

자일스가 잠깐 잠든 사이에 괴생명체는 자일스의 고양이를 먹어버렸는데, 자일스는 이에 슬퍼하고 분노하다기보다는 그저 그러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라고 이미 벌어진 사건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는 자신이 고양이를 잃은 슬픔을 덮으려고, 무시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를 경멸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는 그 생명체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 나는 그의 태도가 굉장히 숭고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본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그 장면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어느 장면보다 더 생생하게. 

 

반대로 호아트 장군과 스트릭랜드는 아마존에서 괴생물체를 신처럼 받들었다는 것을 비꼬며, 딱히 신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생명체를 경멸하고 고문한다. 아니, 도대체 신의 모습을 누가 알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두 사람처럼 그 모양이나 형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마음대로 규정해버린다.

 

 

하지만 또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괴생물체가 복수를 꿈꾸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나였으면? 아무리 엘라이자에 대한 사랑이 우선이었다고 할지라도, 나를 고문했던 스트릭랜드에게 복수를 하고싶었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부분을 그려내지 않는다. 그에게 복수심은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도 인간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어느 정도 인간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엘라이자. 그녀는 괴생명체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외로운 자신의 모습.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괴생물체. 엘라이자는 어떠한 사랑의 형태도 그녀의 편견대로 규정하지 않은 채, 그 괴생물체와 감정을 교류한다. 

나도 그 사람 처럼 입을 뻥긋거리고, 나도 그 사람처럼 소릴 못 내요. 그럼 나도 괴물이에요? 
내 모습 내 인생 전부가 날 그 사람에게 이끌었어요. 그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요.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샐리 호킨스), 젤다 풀러 (옥타비아 스펜서)

 

호프 스테들러 박사 또한 사람처럼 인지 능력, 교감 능력을 가지고 있던 괴생물체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받은 명령을 거역한다. 젤다 또한 남들은 벙어리라고 무시하고 놀리는 엘라이자를 챙겨주는 인물이다. 엘라이자가 괴생물체를 빼내려는 것을 저지하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엘라이자가 위험해질까봐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젤다도 엘라이자를 돕는다. 

 

괴생명체는 물속에서도 육지에서도 살 수 있었다. (다만, 육지에서 오래 있게 되자,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는 것을 볼 때,  물속에서 사는 것이 더 적합했다는 결론이지만) 나에게 물과 육지를 넘나들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편견으로 규정될 수 있는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고 그 둘을 융합하려는 이미지로 연관된다.

 

영화의 제목인 <셰이프 오브 워터> 또한 그렇다. 어떤 상황에서 그에 맞추어서 유연적으로 변화하는 물이 떠오른다. 어떤 벽이나 편견을 깨고 모두를 아우르는 그런 이미지 말이다. 그 물안에서 엘라이자와 괴생물체도 하나가 될 수 있었듯이. 


못다 한 이야기

 

* 영화를 보지 않았을 때,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러브 미 이프 유 데어>가 떠올랐다. 사랑을 확인했던 연인이 시멘트 속에 들어갔던 그 충격적인 결말. 나와 같은 분들이 있었을까 궁금하다.

 

* 음악 감독 알렉상드라 데스플라의 또 다른 영화들. 

더보기

* 마이클 섀넌이 출연한 또 다른 영화 <커런트 워>

https://with-evelyn.tistory.com/104

 

[영화]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커런트 워> 에디슨 VS 웨스팅 하우스, 테슬라. 전류 전쟁이야기

<커런트 워> , 2017 -감독 : 알폰소 고메즈-레종 -주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토머스 에디슨 역), 마이클 섀넌 (조지 웨스팅 하우스 역),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테슬라 역), 톰 홀랜드 (사무엘 인설

with-evelyn.tistory.com


* 샐리 호킨스 출연 영화 <네버 렛 미 고>

https://with-evelyn.tistory.com/77

 

[영화 리뷰] <네버 렛 미 고> 복제인간 영화. 캐리 멀리건, 앤드류 가필드, 키이나 나이틀리 주연.

<네버 렛 미 고> , 2011 -감독 : 마크 로마넥 -주연 : 캐리 멀리건 (캐시 역), 앤드류 가필드 (토미 역), 키이라 나이틀리 (루스 역)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0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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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스털버그를 볼 수 있는 <더 포스트>. 예전에는 호아킨 피닉스랑 너무 닮은 배우네,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 배우가 너무 좋다. 최근에 <스티브 잡스>를 다시 보았는데, 그제야 마이클 스털버그가 출연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시리어스 맨>을 보고 있다. 

https://with-evelyn.tistory.com/90

 

<더 포스트>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폭로한 용기있는 언론 이야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주연.

<더 포스트>, ,2017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메릴 스트립 (캐서린 그레이엄 역), 톰 행크스 (벤 브래들리 역) -음악 : 존 윌리엄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 116분 ★★★★ 앞서 <인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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