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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인티드 베일> 영화. 나오미 왓츠, 애드워드 노튼 주연. 서머싯 몸의 원작 소설 <인생의 베일>을 읽고싶게 하는 영화

by evelyn_ 202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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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티드 베일> <The Painted Veil>,2006
- 감독 : 존 커랜
- 출연 : 나오미 왓츠 (키티 페인 역) , 에드워드 노튼 (월터 페인 역), 리브 슈라이버 (찰리 타운센드 역)
- 러닝 타임 : 124분
- 등급 : 15세 관람가
- 음악 : 알렉상드라 데스플라
★★★☆☆



코로나 시대와 연관되어서, 전염병 시대를 그린 영화들을 보고 싶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원작으로하고, 예전에 스트리밍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영화를 다시 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현재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쉽고 슬펐다. 그렇게 해서 혹시 콜레라를 소재나 배경으로 한 다른 영화가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페인티드 베일>을 알게 되었다.

원래 알렉상드라 데스플라의 영화 음악들을 좋아하여 (구체적으로는 그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트와일라잇> <이미테이션 게임> 그리고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영화의 OST를 좋아한다.) , 가끔 책읽을때나 조용한 음악이 듣고 싶을 때 이 영화의 OST를 듣곤 했었지만, 이 영화가 콜레라와 관련된 영화인 줄은 전혀 몰랐다. (이렇게 나처럼 영화 자체를 보지 않았지만, 영화 OST만 듣는 사람도 있을까 싶다.)

Based on the novel by W. Somerset Maugham


그렇게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영화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찾다가 발견하게 된 <페인티드 베일>. 대략적인 스토리 라인을 읽고 보았지만,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야 이 영화 안의 친절한 자막으로 인해 서머셋 몸의 <인생의 베일>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머싯 몸이 유명한 작가인 것은 알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작품은 아직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터였터라, (너무나 유명한 <달과 6펜스> 마저도)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그의 작품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좀 더 의미가 있었달까.

 

월터 (애드워드 노튼)과 키티 (나오미 왓츠)&amp;amp;amp;nbsp;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25년 영국 런던. 화려한 사교모임과 댄스파티를 즐기는 키티(나오미 왓츠)와 그녀를 파티에서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세균학자인 월터(에드워드 노튼). 월터는 키티에게 청혼을 하고 키티는 자신을 숨 막히게 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월터는 콜레라를 퍼트리는 미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결혼 후 중국 상하이로 넘어간다. 활발한 성격의 키티와 매사 너무나 진지하고 조용히 연구와 독서를 즐기는 차가운 성격의 월터의 사이는 점점 소원해지고, 키티는 사교모임에서 만난 외교관과 사랑에 빠진다.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월터는 콜레라가 퍼져있는 양쯔강 지류에 있는 작은 마을인 "메이탄푸"라는 오지 산골마을에 자원해서 가고 그곳에 키티를 데려간다. 마치 자신의 믿음과 사랑의 배신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듯.

 


당시 중국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으로 청나라가 멸망하고 제국주의 열강이 몰려들던 때였다. 콜레라로 인해 마을 사람의 태반이 죽어나가는 그곳에서 월터는 키티의 존재를 무시한 채 연구와 의료봉사에 전념하고, 키티는 집에서 수감생활과 같은 나날을 보낸다. 처음에 외국사람이라는 이유로 월터를 배척하던 마을 사람들은 그의 진심 어린 도움과 노력에 차츰 마음을 열고, 남을 위한 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키티도 수녀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은 차츰 서로를 향해 열리고 키티와 월터는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키티는 자신이 아기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 아이가 월터의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월터는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제야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아기의 아빠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며. 하지만 불행하게도 월터는 코로나에 걸리게 되고, 사랑하는 키티를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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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쩌면 마지막에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자신의 아내의 외도를 눈치 했지만,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그녀를 그냥 놔줬어야 하냐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겠나. 실은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더 집착하고, 오히려 자신을 배신한 것에 대한 복수라도 하고 싶은 듯 그녀를 데리고 외지로 갔던 월터의 마음도 이해가 가는 건 내가 너무 잔인한 것일까.

무작정 월터편을 들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차갑고 냉철한 성격의 월터의 부족했던 사랑 표현과 방식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결혼을 다그치는 집안의 등살에 괴로워하던 중 갑작스럽게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청혼을 받아들인 것은 키티 그녀의 "선택"이었고, 키티가 외도를 저지르게 된 것은 당연히 도덕적이지 못 하고 비판받아야 마땅할 테지만, 월터야 말로 너무나 표현에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냥 자신이 키티를 사랑하는 마음만이면 충분한지 알았다.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만난 지 두 번만에 키티에게 청혼을 하면서 이야기하는 대사를 보아도 그가 세균학자로 머리는 똑똑하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감정 표현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터 : "사랑하고 있는 거 몰랐어요?"
키티 : "보여줘야 알죠"
월터 : "그게.. 그러고 싶었는데 좀 어렵군요. 하지만 진심입니다. 제가 좀 어눌해서요"


 


독화술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 수 없다.
상하이에서 메이탄 푸로 가는 길은 배를 타는 것이 빠른 방법이었지만, 그는 강이 혹시 콜레라로 오염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굳이 15일이나 걸리는 육로를 통해서 갔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자신의 사려 깊었던 선택에 대해서 키티한테 이야기하지 않았다. 키티는 그냥 왜 나는 이 남자를 따라다니면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었을 것이다.

월터는 오지에서 서양 여자가 혼자 돌아다니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줄 것을 요청했지만, 키티에게 그것은 감금 선고나 다름없었다. 왜 자신을 집에 가두려고 하나 싶었을 것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어떻게 그렸을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에서 만큼은 월터는 너무나 그 표현능력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 그 아쉬움 때문인지 원작 소설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하여 더욱이 소설을 읽고 싶어지게 만들던 영화였다.

완벽하게 시작하는 사랑도 있겠지만, 우리는 사랑하면서 실수하고, 고쳐나가고, 용서해나가면서 사랑의 조각들을 맞춰가고 그 의미를 채워간다. 월터의 죽음은 비극이었지만, 그와의 사랑을 기억하고 자신의 아들과 월터를 기억하면서 남겨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것은 시간이 흐르는대로 몸을 맡겼다기보다 키티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러기에 꿈만 같던 운명 같던 사랑이 순식간에 비극이 되었다가, 그 비극이 다시 운명으로 점철되는 건 결국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는 이 현실에서는 전염병이 비극의 결말을 불러오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냥 잠시 열병처럼 지나가는 에피소드로만 남거나 (이미 그러기에는 코로나는 epidemic을 넘어서 pendemic으로 규정되었지만), 단지 소설과 영화등의 소재로만 사용되어지기를 바라며-


못다 한 이야기


(+) 별점 자체는 조금 짰을수 있으나, 영화의 분위기와 음악만을 따지면 내 취향이었다는 것은 인정.

(+) 신기하게도 <콜레라 시대의 사랑> 영화에서도 리브 슈라이버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

(+) 키티를 연기한 나오미 왓츠의 머리 스타일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케이트 윈슬렛만큼이나 고전적인 분위기가 있는 아름다운 배우라고 생각했다. 머리스타일은 <킹콩>때와 동일하지 않았나 싶어서 다시 찾아보니, <킹콩>때에는 금발에 좀 더 긴 기장이었네. 오랜만에 본 에드워드 노튼. 최근 개봉한 <프렌치 디스패치>에 출였했다는데, 요즘 기다리고 있는 영화중에 하나. 어서 빨리 어느 플랫폼으로든 스트리밍이 풀려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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