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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퀄스> 영화 리뷰.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콜라스 홀트 주연. 인간에게 감정은 필요한가 <Equals> ,2015

by evelyn_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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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스> <Equals> ,2015
-감독 : 드레이크 도리머스
-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아 역), 니콜라스 홀트 (사일러스 역) , 가이 피어스 (조나스 역)
-러닝타임 : 101분
-등급 : 15세 관람가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나이는 어리지만, 아마도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배우가 아닐까 한다. 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그녀의 이름을 알았고, 이후 재밌게 보았던 영화 중에 하나인 <패닉룸>에서의 여자 아이였다는 것은 그 이후에 알았다. 그녀의 마스크 자체가 참 매력적이라고는 느꼈지만, 실은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보았었던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에서의 꿈꾸는 듯이 아련한 눈빛의 계속해서 생각이 나서, 이후 그녀의 작품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이퀄스> 영화를 알게 되었다. 주말에 이 영화와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두 편 모두 좋았어서 리뷰를 하려고 한다. 한동안 배우들에 이끌려 보기보다는 영화 줄거리와 평점에만 이끌려서 보는 경우가 많았으나, 오랜만에 배우가 좋아서 그 배우가 작업한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는 것이 좋다.


줄거리


모든 감정이 통제되고, 사랑이 범죄로써 규정되어 버린 '선진국 (감정통제구역)'. 그곳에는 기존에 인간들의 유전자가 수정된 "감정이 없는 인간 (이퀄 Equal) "들이 생활한다. 그곳에서 남녀 간 사랑은 생산성을 해치는 최악의 질병으로 규정된다. 한편 선진국에서 서쪽 44도에 위치한 '반도국'은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과거 인간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열성 인자만 갖고 있는 '결함인'들이 사는 미개한 원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에서 사일러스 (니콜라스 홀드)는 논픽션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니아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기사를 쓰는 기자이다. 그들의 팀은 선진국에서 추진하는 우주 개발과 탐험과 관련된 기사들을 만든다.

어느 날 사일러스는 동료의 투신 자살이 발생한 현장에서 니아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보고 그녀가 남들과 다르게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된다.사일런스는 며칠간 잠을 설치다가 이상함을 느껴 병원에 방문하게 되고, 자신에게 감정 통제 오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정통제 오류 증상은 SOS라고 불리며 (Switched-on-Syndrome) 감정이 억제되었던 유전자가 깨어나면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증상을 말한다. 다행히 사일런스는 감정통제 오류 1기였고 억제제를 처방받았으나 오류가 심해지면 생산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치료 감호소에 수용되어아 한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일런스는 점점 니아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고 자신에 일에 집중하기도 어려워하고 입맛도 잃는다. 니아는 자신을 향한 사일런스의 관심을 눈치채고 그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고 차갑게 대하지만, 그들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니아는 사일런스가 예상한 대로 감정을 느끼는 버그가 생긴 지 1년 3개월이 되었지만, 병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병원에 가지 않고 홀로 매일 감정을 억누르려고 죽을힘을 다하는 '숨은 보균자'였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관계를 팀장이 알게 되고, 사일런스는 둘다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하에 자원하여 다른 직장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직장이 달라졌다는 이유가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진 못한다. 괴로워하던 사일런스는 병원에서 만난 조나스 (가이 피닉스)를 통해서 감정을 느끼는 버그를 가지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모인 비밀 그룹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며 위로를 받는다. 결국 사일런스와 니아는 자신들이 어렸을 때부터 세뇌당했던 우주탐구라는 인류의 목적은 진정한 삶의 목적이 아니었으며, 자신들 존재하는 이유는 서로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반도국으로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탈출을 며칠 앞둔 시점. 치료제 개발이 완성된다. 주사 한방이면 6시간 안에 정상적인 감정 없는 이퀄로 돌아오게 된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치료제인데, 사일런스와 니아는 사랑은 느끼지 못하게 되고 기억만 남는 상황이 두렵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니아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강제로 임신해야 하는 '의무 임신'에 갑자기 소환된다. 하지만 니아는 그보다 전에 니아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는 신체 접촉 금지 조항을 어긴 죄로 치료보호소로 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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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곳에서 니아는 비밀 그룹의 멤버들의 도움을 받아서, 보호소에서 자살한 사람과 신원을 바꿔 극적으로 그곳을 탈출하게 되지만, 니아가 죽었다고 오해한 사일런스는 니아에 대한 감정을 지우기 위해서 치료제를 맞는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날, 그들은 탈출을 위해 떠나야하는데, 5시간이 지나면 사일런스의 감정은 모두 없어진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니아는 자신에게 처한 비극적인 상황에 슬퍼한다. 사일런스는 니아의 옆으로 와서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들은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대로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과연 기억만으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일부 영화들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면 성의 없다고 느껴지던가, 혹은 너무 시시하다고 느껴지는데,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이라서 더 좋았다. 사일런스는 감정을 잃어버렸지만, 니아와의 기억은 남았다. 사일런스와 니아는 그토록 원하던 반도국으로의 탈출에 성공하였을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사일런스가 감정은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니아의 손을 잡는 모습에서 그녀와 탈출 여정을 같이 하려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사일런스가 니아에게 다시 선진국으로 돌아가는 건 어떨지 권유하는 것이 그다음 대사였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니아 또한 자신만이 사일런스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자신도 치료제를 맞고 감정을 없애 버렸을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감정들을 그대로 유지하며 그 사랑을 오래 이어가기란 어렵다고 한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2년 남짓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보다는 오히려 의리로 관계를 이어간다는 말들도 있다. 어떻게 감정 없이 사랑을 할 수 있어?라고 묻고 싶지만, 문득 생각해보면 우리는 감정보다 상대방에 대한 기억과 추억에 많은 의지를 하며 사랑을 이어나가고 있지 않은가. 상대방에 대한 설레었던 감정이 유효기간이 지나 사라진다고 해도, 모든 사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덜 설레더라도, 조금 무미건조하더라도 조금 차분해진 감정과 소중한 기억들로도 사랑을 의미 있게 이어 나기도 한다.


감정이 필요한가.

우리도 언젠가 내 감정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사소한 감정에 사로잡혀서 일을 그르친 적도 있었을 수 있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싶은데 계속해서 감정이 눈치 없이 훼방을 놓았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느 때는 실연의 감정에 무너져내릴 때 차라리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세상은 편할지 모르나, 영감이 있고 감동이 있는 삶을 살 수는 없지 않을까. 사일런스와 니아는 감정이 있었기에, 남들이 설정해둔 삶의 목적이 아니라, 그들만의 삶의 목적 또한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보편적인 감상과 생각이었다고 치고, 진짜로 나에게 감정 소유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면 어떨까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실은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생명이 무한하다면, 나 또한 치료제를 먹어서 감정을 없애는 것을 택할 수도 있겠다 싶다. 감정이 없으면 사랑을 하지도 않고 헤어짐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직도 나는 헤어짐 앞에서 너무 나약하다고 느낀다. 늘 무섭고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한한 생명으로 삶의 시간이 한정된다면, 그 안에서 감정 없이 사는 건 너무나 아까울 것 같다고도 생각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하기 어려워서, 나도 이 영화의 열린 결말처럼 마무리를 지어보는 수밖에 없겠다.

 


못다 한 이야기


(+) 가이 피어스를 보니 <메멘토>를 다시 보고 싶어 졌다. <메멘토>가 무려 2001년 영화인데, 나는 왜 그가 그때 대비해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 건가.

(+) 감정이 통제된 미래의 인간을 그린다는 점에서 <더 기버 : 기억 전달자>와 유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영화 중간에 한국인 같은 남자 동양 배우가 등장하네라고만 생각했었고, 리뷰를 위해서 다시 돌려보다가 아무래도 배우 유태오 인 것 같아서, 포털 사이트에 "이퀄스 유태오"라고 치니까, 관련 내용들이 나온다. 정말로 유태오였던 것. 대사가 따로 없고 영화 통틀어서는 5초 미만으로 화면에 등장하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 한 씬도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발견한 씬은 52분에 등장) , 그래도 알아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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