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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레스 메이커> 영화 리뷰. 케이트 윈슬렛 주연. 의상 디자이너의 복수극 <The Dressmaker>, 2015

by evelyn_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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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메이커> The Dressmaker, 2015

 

-감독 : 조셀린 무어 하우스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 118분 

-주연 : 케이트 윈슬렛 (틸리 역), 주디 데이비스 (몰리 역), 리암 헴스워드 (테디 역)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 주연. 디자이너의 복수극. 나에게는 취향저격이었던 두개의 키워드. 

영화 <드레스 메이커>는 호주의 대표적인 여성작가이자 문학 교수인 로잘리 햄의 소설이 영화로 리메이크 된 작품이다. 

 

예쁜 드레스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야하는데 영화를 볼수록 폐쇄적인 마을에서 밝혀지고 일어나는 사건들에 눈쌀이 조금 찌푸려지며, 영화 <도그빌>이 오버랩된다. 다만 총이 아닌 드레스를 통해서 복수를 펼치는 소재 자체는 신선하다.

과연 불쾌함을 케이트 윈슬릿은 우아한 복수로 갚을 수 있었을까? 

 

줄거리 

 

에반 페티맨의 아들인 스튜어트가 살해된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자신의 고향인 던가타에서 쫓겨났던 틸리(케이트 윈슬렛). 25년 후, 디자이너가 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틸리는 낡은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던 자신의 엄마 몰리(주디 데이비스)를 만난다. 틸리도 그녀의 엄마 몰리도 25년전 있었던 살인 사건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게 나지 않는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잊어버렸을까, 아니면 당시 너무 괴로웠어서 잊어버리려고 해서 결국 잊어버리고 만 것일까. 

 

틸리는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화려한 드레스들을 만들어서 마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동시에 자신을 경계하던 사람들의 환심을 얻는다. 자신이 없는동안 자신의 엄마를 돌봐준 테디(리암 햄스워스)와 새로운 사랑도 시작한다. 마을 경찰관 패럿은 패션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데, 틸리가 만드는 드레스들을 열정적으로 좋아한다. 

 

케이트 윈슬렛 (틸리 역)

 

그러나 평화도 잠시, 틸리는 테디의 도움을 받아 과거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로 가서 자신의 기억을 되돌린다. 스튜어트는 자신의 친구들을 세워놓고 자기 머리로 배를 들이 받는 장난을 즐기던 괴팍한 아이었는데, 그날도 스튜어트가 틸리를 벽에 세워놓고 장난을 쳤는데, 틸리가 옆으로 이동하여 피했고, 그래서 스튜어트가 벽에 자신의 머리를 박고 목이 부러져 죽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스튜어트의 부친인 에반 페티맨은 틸리의 친부였지만, 연인이었던 자신의 엄마인 몰리의 임신을 알고도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부잣집 딸과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에반은 자신의 아틀인 스튜어트가 죽자 증언을 조작하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틸리를 마을에서 추방 시켰던 것. 마을 경찰관 패럿 또한 자신이 이기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지키기 위해서 틸리를 추방하는 것에 가담했었음을 틸리에게 고백한다.

 

점점 더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는 틸리. 하지만 애인 테디가 허무하게 사고로 목숨을 잃고, 이후 틸리에게 유일하게 힘이 되어 주었던 몰리도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연극 경연 대회 날. 틸리는 자신의 집에서 빨간색 원단을 레드 카펫처럼 길게 펼치고, 석유를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히고 마을 전체를 불태운다. 그리고 그녀는 기차에 올라타고 마을을 떠난다. 

 

케이트 윈슬렛 (틸리 역)

 

"내가 돌아왔다. 나쁜놈들"

 

영화 속의 마을 사람들은 각자만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 소녀를 살인자로 몰아넣고 마을에서 쫓아내버린다. 마을 사람들 중 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은 실제로 그렇지 않았지만 군중심리에 인해 어쩔 수 없이 소녀 한명을 쫓아내는 것에 어떨결에 동참하게 됐었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속은 끔찍하게 거무튀튀하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남들에게 호감을 사길 원한다. 마치 자신의 속검은 마음을 위선적이게도 화려한 옷감으로 어떻게 해서든 감추기라도 하려는듯이. 

 

나는 틸리의 그 엄마 몰리는 왜 자신의 딸인 틸리가 마을에서 쫓겨날 때 함께 마을을 떠나지 않았을까가 궁금했다. 자신은 에반에게 처참하게 버림 받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사랑했던 그 남자의 곁은 떠나기 싫어서였을까? 자신도 자신의 딸이 실제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게다가 그 정도로 한 마을에서 터를 잡고 오랫동안 살아왔다면, 그곳이 악의 구렁텅이 라는 것을 알면서도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니까.

 

케이트 윈슬렛 (틸리 역) ,&nbsp;리암 헴스워드 (테디 역)&nbsp;

 

나는 몰리가 틸리가 25년 후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야 자신의 딸이 누명을 썼다는 것을 믿는 모습을 보며,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몰리 또한 틸리가 추방당했을 때 방관자였으나 다름 없었으니, 똑같이 다른 마을 사람처럼 벌을 당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테디의 비극적인 결말 또한 몰리가 치뤄야했던 죄값과 다를 바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들 또한 모두 그 악의 구렁텅이 같은 마을의 구성원들이었 것이니까. 

 

틸리는 대단하게도 그녀는 마을에서 쫓겨나서 자신의 힘으로 옷을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변화 시켰다. 누구보다도 매우 강력한 힘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해서 그들을 맞설 수 있었다. 하지만 기차를 타고 마을을 불태우고 떠나는 그녀의 표정은 왜인지 모르게 후련하지가 않다. 누명을 벗고 복수를 하려고 왔지만 더 끔찍한 사실들을 마주하고 조금은 씁쓸하게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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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녀의 표정이 증명해주기라도 하는듯, 난 틸리의 복수가 마냥 성공적이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녀는 총이 아니라 재봉틀로 자신의 복수극을 그렸지만, 그 복수의 여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소중한 애인과 엄마를 잃어야 했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의 복수극을 서둘리 마무리하듯, 사람들이 마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자리를 비웠을 때, 마을을 불태운다. 잔인한 말이지만, 진정한 복수를 원했다면 틸리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불과 함께 사라지도록 계획을 꾸몄어야 하지 않을까? 친절하게도 마을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빈 집만을 불태운다, 

 

뭐든 내 마음대로만 순탄히 진행되는 일만 있기란 참 어렵다. 복수라는 것은 자신에게 씌여져있던 오해를 풀기위한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행동에도 어쨌든 예상하지 못했던 희생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소극적인 복수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것 같아 안타까움이 남는 영화였다. 

 

+ 일말의 아쉬움도 없는 복수극을 원하신다면, 영화 <도그빌>을 추천해본다.

 

https://with-evelyn.tistory.com/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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