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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아이즈>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토프 왈츠 주연. 모든 사람들이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살길 바라며. Big Eyes 2014. 미술 영화 추천.

by evelyn_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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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 <Big Eyes> , 2014

-감독: 팀버튼

-주연 : 에이미 아담스 (마가렛 킨 역), 크리스토프 왈츠 (월터 킨 역)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105분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58년, 주인공 마가렛은 남편의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딸 제인과 함께 집을 나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후 생계를 위해서 마가렛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그녀는 주말에 길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을 하다 월터 킨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다. 마가렛은 그림을 배우러 프랑스에 유학을 다녀왔다는 그의 언변과 자상함에 순식간에 끌리게 된다. 

 

 처음부터 월터는 마가렛을 이용하고자 접근했을까?

 마가렛은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쳐 나온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월터 킨의 자상한 말은 속수무책처럼 마가렛의 마음의 벽을 허물었던 것 같다. 월터는 마가렛의 그림 실력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마가렛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월터에 대해서 대해서 감동하게 됨은 물론, 자신은 비행기 한 번도 타지 못 했지만 자신과 반대로 많은 경험을 한 월터에 대해 큰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월터 또한 자신의 아내와 헤어졌고, 그러므로 둘은 더더욱 같은 처지이기도 했다. 

 

 "나는 한번도 자유로웠던 적이 없어요. 딸이었다가, 아내였다가, 이젠 엄마니까요"

 

 마가렛에게 월터란 보이지 않는 속박에서 해방시켜줄 구제자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월터와 마가렛은 결혼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토록 바라던 비행기를 타고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가게 된다. 마가렛이 하와이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월터 킨의 아내인 "마가렛 킨"으로의 삶에 대한 벅찬 기대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과연 킨은 애초부터 마가렛을 이용할 생각으로 접근했을까? 아니면, 정말로 순수하게 자기가 노력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에 대한 순수한 동경으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었을까?  

 

모든 것이 거짓이 되어버린 삶. 

 

 월터 킨은 자신의 주업은 부동자 중개업자이고, 그림을 업으로 삼고 싶지만, 그만한 능력이 부족하여 대신 주말 화가로만 산다는 것을 고백한다. 킨에게 남다른 사업 수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은 동경했지만, 실제로 킨은 마가렛을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것처럼, 사람 마음을 뺏는 재주가 천재적이었다.

 

 처음에 킨은 남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속여 팔고자 했다. 남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 처럼 속여서 팔면,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자신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다"라는 자기 최면과 정신 승리의 결과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의 작품보다 자신의 아내인 마가렛의 그림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마가렛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고 거짓말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 완전히 자제력을 잃고 만다. 마가렛에게 자유를 가져다줄 것 같았던 킨은 그와는 정 반대로, 그녀가 화실에 틀여 박혀서 남편이 요청하는 대로 그림을 만들어내는 기계 같은 삶을 안내하게 된다. 

 

 월터가 자신만의 삶을 살았더라면 어떨까.

 그림에는 소질이 부족하지만, 사업수완은 뛰어났던 것대로 인정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았었더라면?

자신이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은 채로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그에 멈추지 않고 남의 모습을 자신에게 거짓으로 투영하고 살아가다가, 결국에는 안은 텅텅 비어버린 껍데기 같은 모습이 되어져 버렸다. 

 

 왜 마가렛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을까? 

 

 정말 냉정하게, 불행의 씨앗을 키운 건 마가렛에게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바대로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감정을 교묘하게 조작하려는 상황들이 난무하고, 피해자들도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어느 누구도 이러한 상황에 마주쳤을 때, 그의 협박을 물리쳐내고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함부로 마가렛의 행동에 대해서 비난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이러한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다짐이 중요한 것이다. 

 

 월터가 진실을 입밖에 내면 가족 모두가 망하게 된다고 협박했을 것이며, 또한 동시에 그녀도 이렇게 해서라도 작품이 팔리고 돈을 벌고, 결국에는 자신이 아끼는 딸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 생각하려고 노력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그녀 또한 킨 월터가 가지고 있는 사업 수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기도 했으니까. 

 

 영화의 중후반 쯤가서 킨이 그렸다고 했던 파리의 풍경화들도 모두 남이 그린 그림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갈수록 조악해지고 추악해지는 킨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필사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고 완벽하게 착각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후 진실을 밝히기로 다짐한 마가렛은 월터에게 그림 소유권 소송을 걸게 되고, 재판에서 판사는 두 사람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요구한다. 결국 마가렛은 소유권 재판에서 승소하게 된다. 마가렛이 좀 더 일찍 자신의 삶을 살았을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어찌 되었던지 세상이 진실을 알게 되었어서 다행이다. 

눈은 영혼의 창 

 월터가 왜 이렇게 눈을 크게 그리냐고 물어봤을 때, 청력이 좋지 않아서 눈을 통해서 사람을 파악하게끔 되었다고 이야기, 눈은 영혼의 창이어서, 눈을 통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가렛은 월터가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을 사람이라는 것을 그의 눈을 보고서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그녀는 자신은 반 강제적으로 월터가 하는 거짓말의 포로가 되었고, 자신 또한 이 범죄적인 행위의 책임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 하지만, 그녀는 그저 캔버스에 자신이 사랑하는 "큰 눈의 아이들"을 그리면서,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 세상에 계속 표현하고 싶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팀버튼 작품이라는 것을 먼저 알고 봐서일까. 이 영화에서 팀 버튼만의 동화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큰 눈의 아이들에게서 처음에는 슬픔이 느껴졌다가, 이어서 다채로운 신비로움이 느껴졌고, 그것들이 대니 앨프만의 ost와, 라나 델 레이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현실성 있게 다가와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에이, 이런 일이 정말 실제로 있었다고?"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던 것은, 영화에서 섬세하게 연출된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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