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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레셔널 맨> 우디 앨런 영화. Irrational 과 rational의 경계 <Irrational Man> 2015, 호아킨 피닉스 , 엠마 스톤 주연

by evelyn_ 202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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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셔널 맨> <Irrational Man>,2015

-감독 : 우디 앨런

-주연 : 호아킨 피닉스 (에이브 루카스 역), 엠마 스톤 (질 역), 파커 포시, 제이비 블랙리 

-장르 : 미스터리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5분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본지는 꽤 오래 지났지만, 영화에서 대학교수로 등장하는 호아킨 피닉스가 굉장히 지적으로 섹시했으며, 그의 제자인 엠마 스톤도 굉장히 호기심 가득하고 똑똑한 여자였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몇 가지 주제로 영화를 회상해 본다. 하지만, 왜 제목은 이와 반대로 irrational man , 말 그대로 비이성적인 남자여야 했을까? 

지적 섹시


  뇌가 섹시한 사람이 가장 섹시하다는 말에 매우 공감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였던 자신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똑똑한 대학교수를 사랑하는 것을 선택한 엠마 스톤의 결정에 나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 극 중에서 호아킨 피닉스는 외모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듯 했지만, 그에게서 발산되는 진지한 지적 분위기가 흥미로웠고, 그 둘의 대화는 어느 커플들 보다도 섹시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호아킨 피닉스를 사랑하게 된 엠마 스톤이 된 것 같았다. 

 

명백한 것을 대하는 태도 

 

명백한 걸 너무 깊게 생각하면 안 돼 

 

 그저 큰 의미없이 영화 내에서 흘러갔던 대사였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사는 바로 이 대사였다. 내가 명백하게 뻔히 보이는 것들을 거부하고 계속 판단을 시도하는 좋지 않은 버릇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맞닥드리기 싫은 사실들을 부정하고 방어하기 위한 이러한 행동은, 실은 굉장히 비 생산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비 생산적인 생각을 끊어내는 것이 가끔은 너무나 내게 어렵다.

 

 가령,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몸짓, 행동, 말투를 보면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고 뻔하게 보이니, 그 점을 인정하고 탈탈 털어버리거나, 다른 방법을 생각하면 되는 건데, 나는 계속 "아닐 거야" 내 생각이 짧았을 수 있어, 내가 이해를 덜 한 것일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며, 그 명백한 사실을 거부하면서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그 사람이 했던 행동과 말들을 곱씹고 되새겨보면서, 나의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계속 낭비를 하고 만다. 나 자신에게서 그 이유를 계속 찾으려고 들고, 그러면 또 내가 내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내 자신을 내가 가스 라이팅을 해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호아킨 피닉스가 조언했듯이, 명백한 것을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드릴 수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그 또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이 말을
의식적으로 되새길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깊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멈춰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필요가 있는 것들은 기꺼이 깊게 생각을 해도 되는 것이니까.

 

 Anyway, 위의 나의 감상과는 별개로 엠마스톤이 동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관련된 명백한 용의자를 의심하기 시작하자 그녀에게 "명백한 것을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라고 충고를 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조언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용의자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다가, 결국 irrational 한 호아킨 피닉스의 실체를 알게 된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언은 일종의 연막작전인 것이었는데, 영화 상에서는 그의 말이 엠마 스톤을 교묘하게 조정하려는 시도였을 수 있어도, 어쨌든 적어도 나에게 그의 말은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우디 앨런

 

이레셔널 맨은 우디 앨런의 46번째 작품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 했지만, 그가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들과 블랙 코미디를 좋아한다. 그래서 하나하나 영화들을 찾아서 보는 중인데, 개인적으로 이레셔널맨은 <매치포인트>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실은 그래서 엄청 반전이다.라는 느낌보다는 조금 단조롭게 느껴지기는 했다. 이 영화와 <매치포인트>를 본 시점이 크게 차이가 안 났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더 부각되어 느껴지는 걸 수도 있지만, 다른 영화들도 다 이런 비슷한 느낌들이라면, 실은 이 감독의 다른 작품들은 굳이 보지 않아도 되겠다 -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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