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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쥴리아 로버츠 주연. 인생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것 <Eat Pray Love> 하이에르 바르뎀 조연.

by evelyn_ 2021. 10. 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감독 : 라이언 머피 

-주연 : 쥴리아 로버츠 (리즈 길버트 역)

-조연 : 제임스 프랭코 (데이빗  역), 하비에르 바르뎀 (펠리프 역), 리차드 젠킨스 (리차드 역)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이상하게도, 나는 언제부턴가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내 기준에서 나름 묵직하게 의미를 가져다주는 영화들을 일부러 열심히 찾아서 보기 시작했었다. 소위 말해 "킬링 타임"의 영화들을 멀리하기 시작하게 된 것인데- 실은 영화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았던 나지만, 일을 하게 되고 시간이 없어지면서, 영화는 보고 싶고, 그리고 영화를 본 후에 이것저것들을 생각하면서 내 기준의 알찬 하루를 만들고 싶은 나의 욕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던 것 같다. 하나를 보더라도, 의미 남다른 영화를 보자. 내 마음속에 남는 영화를 보자.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나의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보자- 라는 욕심.

 

그래서 솔직하게 제목에서 이상하게도 나는 "가벼움"을 느꼈기 때문에 영화는 앞으로도 보는 일이 없겠다- 싶고 말았었는데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은 살짝 있었지만) 예전 남자친구가 이 영화를 의미 있게 봤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 영화를 봐야겠다. 싶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나의 사랑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이 의미 있게 본 영화를 보고, 어떤 부분에서 의미를 느꼈을까 생각해보고, 그의 생각의 주파수에 내 생각의 주파수를 맞추는 것. 그리고 내가 그가 되어가는 것- 말이다. 

 

발리

 어쩌다가 우연히 인터넷 상에 발리에 사는 k-pop을 좋아하는 소녀를 알게 되었었고, 덕분에, 나는 발리라는 곳을 알게 되었었는데 (실은 발리라는 이름만 알았을 뿐이지, 다른건 일체 몰랐다), 신기하게도 그 소녀가 보내준 자신이 살고 있는 발리의 사진들에 심하게 매료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부터 늘 난 언젠가 발리에 가고 싶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영화 첫 장면을 보자마자, 저곳은 발리의 모습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고, 내 판단이 맞아서 행복했고 (나는 발리를 알아보았어!!) 발리가 이 영화에 배경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너무 행복했다. 동시에, 나는, 왜 여태껏 이 영화를 안보려고 버티고 있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기도 하다. 이런 것 또한 나의 반골 기질이 한몫했기 때문이겠지. 

 

Dolce far niente 빈둥거림의 달콤함

 

쫓기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안에서 빈둥대는 달콤함을 언제 느껴보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굳이 만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실은 빈둥 댈 만한 충분한 시간과 여건이 갖추어져 있었더라도, 내가 마음 편히 그 달콤함을 즐길 수 있었을까? - 내가 그 빈둥거림의 시간에 뛰어들 준비 조차 되어있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빈둥거림은, 실은 그냥 마냥 빈둥대는 단순한 차원에서의 빈둥거림이 아니다.

그냥 흘려보내는 낭비와 같은 시간들이 아니라, 내가 좀 더 나 다워지는, 내가 나를 좀 더 잘 알게 되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맛있는 것을 먹고 ,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웃는 것. 실은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실은 그냥 머릿속으로는 마냥 이론처럼 알고 있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이러한 삶을 경험해 봐야지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실은 난, 다 내려놓고 떠날 용기는 없다. 그래서 난 아직 그 달콤한 빈둥거림 속에서 얻어질 real me를 맞닥드리고 싶은 자신도 엄밀히 말하자면 없다. 난 아직 나 자신에 대해서 엄격하게 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살아오지 않아서, 그 맛을 모르는 것 일 수도 있다. 자라온 환경과 문화의 무서움이랄까.

 

균형

 

이 영화에서 아름다운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도, 묘하게 매력적인 하비에르 바르뎀의 모습에 대한 감상도 적고 싶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바로 이 대사일 것이다.

 

때로는 사랑때문에 균형을 깨는 것도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에요.

 

나는 이 대사가 너무나 공감되고 좋았었는데 당시에 전 남자 친구도 그렇게 느꼈으려나 하고 물어보았었는데, 이 대사가 무슨 뜻인지 -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 영화에 대한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 했다는 자체가 당시에 그 당시에 굉장한 충격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난 이 영화를 분명 의미 있게 봤다고 했는데, 그리고 이 대사가 제일로 기억에 남았는데, 나와는 의미를 느낀 포인트가 극명하게 달랐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것은 , 나 혼자만일때 내 안에 존재했던 있던 균형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에 많은 공감을 한다. 나는, 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받아들임으로써, 그에 맞춤화된 새로운 내가 되기를 늘 원했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니까, 그 사람의 영향 밑에서 내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그 자체가 나는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나는 부단히 상대방이 좋다는 것 - 찾아보고 경험해보고 나도 그것을 좋아하게끔 나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시간들이 많고,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을 통해 다시 찾고 만들게 되는 그 사람 곁의 "나의 새로운 균형"들을 사랑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상대방에 편향된 삶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며 균형을 이루는 것이지, 나 자신을 잃어버리면서 까지 상대방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잊으면 안 될것이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균형을 받아드리고, 물들고, 변해가면서. 그리고 그런 모습이 소중해지는 사랑을 늘 하기를 바라며. 그리고 상대방 또한 이런 마음으로 날 사랑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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