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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17세기 중반 프랑스 배경 음악 영화. 줄거리, 결말. <All the Mornings of the World> 보러가기

by evelyn_ 2022. 11. 5.


<세상의 모든 아침> <All the Mornings of the World> <Tous Les Matins Du Monde>,1991
-감독 : 알랭 코르노
-주연 : 장 피에르 마리엘 (쌩뜨 꼴롱브 역), 제라르 드파르디외 (마랭 역)
-출연 : 안느 브로쉐 (마들린 역), 기욤 드파르디외 (젊은 마랭 역)
-장르 : 로맨스/멜로/뮤지컬/드라마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114분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이 영화에 대한 여러 인상적인 평들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은 최근에 포스팅하였던 조승연 작가로부터였는데, 그의 책 <그물망 공부법>에서 그 영화에 대한 애정 어린 소개가 등장한다.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중에 <세상의 모든 아침>이 있다. 이 영화는 국가가 탐내는 뛰어난 원로 음악가가 은둔생활을 하며 음악적 재능을 가진 한 10대 후반의 젊은이를 제자로 받아들일지 면접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렇듯 꽤나 큰 기대감으로 보았던 영화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영화가 심오했고 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 스토리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 속의 감정과 음악의 의미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지는 꽤 시간이 흘렀지만, 영화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쉽사리 리뷰를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계속 곱씹다 보니 희미하게영화의 의미가 대해서 떠올랐고, 그래서 이제야 리뷰를 적게 되었음을 밝혀본다.

추가로 줄거리 소개 이후에 언급하겠지만, 리뷰를 미루던 차에, 허지웅 작가의 글에서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을 발견했기에, 이 리뷰를 결국에는 쓰게되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영화는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키냐르의 동명소설인 <세상의 모든 아침>을 원작으로, 비올 연주로 명성이 대단했던 쌩뜨 꼴롱브와 그의 제자였던 마랭 메레 사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17세기 중반 프랑스는 우리에게 '태양왕'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진, 루이 14세가 집정하고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보러가기 


줄거리


1660년 봄. 비올라의 거장 쌩뜨 꼴롱브는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린 두 딸과 함께 세상에 남겨진 쌩뜨.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쌩뜨는 자신의 과수원의 오두막에서 하루 15시간씩 연습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두 딸들에게 비올 연주를 알려주며 집 밖을 벗어나지 않는 운둔자 생활을 한다.


쌩뜨와 그의 두 딸의 삼중주는 유명했다. 귀족들도 그의 연주에 열렬한 찬사를 보냈고, 그의 실력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결국 그는 궁정으로 들어올 것을 제안 받지만, 이를 매몰차게 거절하고, 홀로 자연 속에서 비올라만을 연주하고 자신의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생활한다. 그에게 궁전은 오두막만도 못하고, 그에게는 청중도 필요 없었다.

"난 자연인이오. 폐하께 그대로 전하시오. 또한 날 보실 때의 고결함을 전해드리오"


그러던 어느 날 한 구두장이의 아들인 17세의 청년이 쌩뜨의 제자가 되고 싶다며 그를 찾아온다.
연주를 통해서 청년의 실력과 가능성을 보고자 하는 쌩뜨. 음악적인 재능은 있어 연주는 곧잘 했지만, 쌩뜨가 듣기에 그것은 ‘음악’이 아니었다. 하지만 청년의 간절함을 보고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이후 마랭이 궁중에서 음악을 연주했다는 것을 안 쌩뜨는 분노한다. 결국 마랭은 쌩뜨에게서는 쫓겨나지만, 그 일로 인해 쌩뜨의 첫째 딸인 마들린과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되고, 이후 마들린에게서 비올라 연주를 배운다. 마들린은 마랭을 오두막으로 몰래 이끌어 그곳에서 매일 쌩뜨의 음악을 듣게 하며 그의 화음과 기교음을 배우게 했다.

마랭이 20살이 되던 때, 그는 결국 왕궁으로 들어가 궁전악사가 되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오두막에 숨어서 쌩뜨의 음악을 듣던 마들린과 마랭은 발각되고, 왕궁의 화려한 생활에 익숙해지자 마랭은 돌연 마들린이 지겹다며 그녀를 떠난다. 마들린은 그 이후 마랭의 아이까지 사산하고, 결국엔 자살하기에 이른다.

마랭은 매일밤 쌩뜨의 곡을 들으러 마들린이 일러준 길을 따라서 3년을 매일같이 오두막으로 찾아간다. 딸을 잃은 슬픔, 자신의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연주를 하지 않았던 생뜨가 3년 만에 연주를 시작하고, 마랭은 자신이 음악을 찾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쌩뜨의 방으로 들어간다.

마랭이 이야기한다. "마지막 가르침을 주세요"
쌩뜨가 답한다. " 첫번째 가르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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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겨우 이해가 되는 것


나는 처음에 이 영화 속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딸인 마들린이, 마랭 마레에게 이별을 당하고 큰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이를 너무 방관자처럼 대처하였던 쌩뜨가 잘이해 되지 않았다. 왜 그는 그렇게 했었어야 하는가. 이별의 충격으로 마들린은 원래의 생기를 잃고, 결국에는 죽음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만약 쌩뜨 꼴롱브가 적극적으로 그녀를 아빠로서 위로해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녀가 죽음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마음이 조금 침전되고나니, 쌩뜨가 그 둘의 불타오르는 마음을, 그리고 또 그 수명이 다한 듯 꺼져가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애초부터 어떤 사람이라도 감히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내를 잃은 쌩뜨는 그녀를 떠올리며 부귀영화에 대한 욕심은 뒤로한 채 매일 비올을 연주했다. 그에게 슬픔과 눈물 , 그 음악은 왕을 위한 게 아니었다. 한편 마랭 또한
한 때 열정을 다해 사랑했지만, 헤어진 마들린이 본인의 의지로 세상을 떠나자,아내를 잃고 비올라를 연주하는 쌩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쌩뜨는 마랭을 진정으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음악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며, 합주를 한다. 이제야 나도 쌩뜨가 왜 그랬어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해는 또 다른 이해를 부르고 .
지평을 넓힌다.


앞서 말했듯, 금번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하여 허지웅 작가가 자신의 심정을 전한 글을 담은 뉴스에서 <세상의 모든 아침>에 대한 언급을 보게 되었다.

주최자가 없는 축제, 행사 등에 안전관리에 대한 매뉴얼, 대응방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주최 없으면 시민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라고 비통한 심정을 보였으며,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에서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 나오는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소개했다는 글이었다.


그의 말에서, 그 축제의 자리에서 있었어야만 했던, 그저 거기에 있었어야 했던 지역축제 대응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으며, 왕궁에서의 부름을 거부하고, 오직 음악만을 위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쌩뜨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영화를 이해하고 보니, 허지웅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쌩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마랭처럼 말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며, 그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소신 있는 삶을 사는 것. 그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동일한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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