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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남아있는 나날>. 너무 늦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안소니 홉킨스, 엠마 톰슨 주연. 줄거리. 결말. 감상.보러가기

by evelyn_ 2022. 8. 30.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1993
-감독 : 제임스 아이보리
-주연 :안소니 홉킨스 (스티븐스 역), 엠마 톰슨 (미스 캔튼 역)
-출연 : 제임스 폭스 (달링턴 경 역), 휴 그랜트 (레지널드 카디날 역)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38분


연초에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나를 보내지 마>를 원작으로 했던 영화 <네버 렛 미 고> 를 리뷰하면서, 가즈로 이시구로의 다른 작품인 <남아있는 나날>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도 꼭 보고 리뷰해야지 했었는데, 그렇게 다짐한 지 딱 7개월 만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배우인 안소니 홉킨스, 그리고 엠마 톰슨이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다만 예상치 못했던 젊은 시절의 휴 그랜트를 볼 수 있어 신선했다. 나는 배우 휴 그랜트를 <노팅 힐>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남아있는 나날>은 <노팅 힐>보다 5년 전인 1994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아, 이 영화의 아쉬운점이 있는데, 아카데미상 8개부문 후보에 올랐었으나, <쉰들러 리스트>에 밀려 정작 한 부문도 실제 수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의 작품을 리뷰하는 것은 처음이다만, 그의 작품 중에는 나의 ‘언젠간 꼭 봐야지’ 리스트에 있는 <하워즈 엔드>, <전망 좋은 방>, <모리스>등이 있으며, 그는 2018년에 개봉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각본,각색 및 제작에 참여했기도 하다.

원작 소설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계 영국 작가로 현대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많은 이에게 알려져있듯,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아 있는 나날>은 부커 상을 수상했으며, 영어판만으로 이미 100만 부 넘게 팔리고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된 작품이다.

(+) <네버 렛 미 고> 리뷰
https://with-evelyn.tistory.com/77

 

<네버 렛 미 고> <Never Let Me Go> 영화 리뷰. 복제인간 영화. 캐리 멀리건, 앤드류 가필드, 키이나 나

<네버 렛 미 고> , 2011 -감독 : 마크 로마넥 -주연 : 캐리 멀리건 (캐시 역), 앤드류 가필드 (토미 역), 키이라 나이틀리 (루스 역)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0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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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팅하는 날짜 (22년 8월 30일) "키노 라이츠" 앱 기준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 Apple TV, Seezn에서 대여 가능

 


 

영화 <남아있는 나날> 보러가기 


 

줄거리

 


1958년. 집사 스티븐스 (안소니 홉킨스)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영국 서부로 향하는 중이다. 그 길에서 그는 1930년대 외국 사절들이 모여 국제회의 장소로 유명했던 달링턴 홀과 그리고 그 당시 주인이었던 달링턴 경(제임스 폭스 분)을 위해 일해왔던 자신의 지난날을 회고한다.

당시 나치는 이미 모든 조약을 위반한데다가, 전형적인 독재주의를 보임으로 유럽 전역에 전운이 감돌던 상황이었다. 스티븐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집사로써 달링턴 경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유럽과 미국 그리고 독일의 화합을 추진하던 달링턴은 친나치주의자가 되어 종전 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과거를 회상하며 스티븐스는 자신이 자신의 맹목적인 충직스러움과 직업의식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도 못했고, 매력적인 하녀장인 켄튼(엠마 톰슨)의 사랑을 거부해야만 했다. 결국 그의 태도에 실망한 그녀는 그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야 말았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켄튼을 떠나보내야했던 스티븐스는 그녀와 편지로 연락하다, 그녀를 실제로 만나기 위해 영국 시골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나 그녀를 놓쳐버렸었던 실수를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을 품은 채.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20년이라는 시간은 그들의 관계를 되돌리기에 너무나 긴 시간이었음을 깨닫고, 스티븐스는 전 미국 하원의원이었던 잭 루이스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달링턴 성으로 혼자서 외로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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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늦어버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내고자 했지만, 그와 동시에 모르는 척 떠나보내야했던 사랑에 대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그리워하는 집사 스티븐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 또한 과거에 어쩔 수 없이 놓칠 수밖에 없었던, 혹은 실수로 놓쳤던 옛사랑을 떠올리며 애잔한 감정에 젖을 수 있겠다. 하지만,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삶은 함정으로 빠지기 쉽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스티븐스의 삶을 위와 같이 단순히 '애잔하게' 바라보는 감정을 조금 거둘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사이, 즉 1920~30년대의 격동하는 유럽 사회의 중심을 그린다. 그런 격동적인 상황에서 스티븐스는 집사로써 자신의 주인인 달링턴 경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복종, 그리고 헌신을 보인다. 실제로 스티븐스가 그렇게 따르고 모시던 달링턴 경은 선량하고 고귀하며 명예를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기 때문에 유약했으며, 현실적이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상적으로 평화를 바라다가 결국 나치 세력에 가담하게 되게 됐다.


스티븐스는 자신의 주인인 달링턴을 잘 모시는 것이 자신의 임무였으며, 그런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연 스티븐스가 비난의 화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는 사유와 성찰을 포기한 채 맹목적으로 자신의 주인에게 충성했던 것이었다. 그는 일부러 눈과 귀를 닫았다. 하지만 그것이 임무에 충실하려는 목적이었다는 말은, 생각하려 하지 않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지난 시절을 정당화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진 못한다.

“당신은 그 사람의 의견에 공감하셨나요? “라는 질문에, 스티븐스는 "전 단지 집사였을 뿐입니다. 그분의 시중을 들뿐 제 의견을 피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를 전적으로 신뢰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스티븐스를 보면, '나는 단지 위에서 하란대로 했을 뿐이다'라며 자신이 저질렀던 유대인 대학살을 영혼 없이 이야기했던 아이히만까지도 떠오르게 한다. 성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한다는 핑계로, 고집스럽게 지켰던 그만의 신념은, 자신이 마주했었어야 하는 것들을 무시하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고,결국에는 자신의 사랑도 떠나보내야 했던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만의 절대적인 신념과 가치에만 지나치게 매몰되다 보면, 우리는 수동적이고 기계적이게 되어버린다. 즉,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나의 순수했던 헌신이 악(惡)을 도왔다는 해석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야 자신이 잘못했었다는 것을 깨닫고 회한으로 괴로워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꾸며지는 일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아무것도 못 들었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평생을 모셨던 주인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라고 함구해야 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잘못했음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어, 다시 새 주인이 기다리는 집사로의 삶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는 너무 늦은 기점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영화 이어 보기

(+) 엠마 톰슨의 또 다른 영화. <칠드런 액트>. 거의 25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엠마 톰슨은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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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수혈을 거부하는 소년 이야기. 줄거리. 제목 의미. 정보

<칠드런 액트> ,2017 -감독 : 리처드 에어 -주연 : 엠마 톰슨 (피오나 메이 역), 스탠리 투치 (잭 역), 핀 화이트헤드 (애덤 역) -러닝타임 : 105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이언 매큐언의 동명소설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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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의 가담했던 한 여자의 삶을 통해 글을 아는 것을 초월하여 사유하는 것에 중요성을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https://with-evelyn.tistory.com/2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를 10년 만에 다시보다.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주연.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감독 : 스티븐 달드리 -주연 : 케이트 윈슬렛 (한나 역), 랄프 파인즈 (마이클 역), 데이빗 크로스 (어린 마이클 역) -러닝타임 :123분 -등급 : 청소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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