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포 더 킹> <A Hologram for the King>, 2016
-감독 : 톰 티크베이
-출연 : 톰 행크스 (앨런 클레이 역), 사리타 초우드리 (자라 역), 벤 위쇼 (데이브 역)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98분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홀로그램 포 더 킹> 은 톰 행크스의 출연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영화였어서 그런지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는 넣어뒀었지만 오랫동안 손이 안 가던 영화였다. 하지만 왜 이제야 봤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다채로운 색깔을 담고 있어서 좋았던 영화이다. 좀 더 덧붙이자면 독특하고 감각적이고 세련되고 이국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영화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한다. 그 자체가 새롭고 마치 짧은 일탈,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온 느낌이었고 그 점이 묘하게 환기가 되었다.
** 영화제목은 3차원 홀로그램 화상 회의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소개하고 판매해야 하는 앨런 클레이 (톰 행크스)의 임무에서 따왔다.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제조업이 흥하던 시절. 앨런 클레이 (톰 행크스)는 한 때 잘 나가던 자전거 회사 슈원의 비즈니스 맨이었다. 하지만 인건비가 오르고 미국에서 제조업이 쇠퇴하게 되면서, 미국 땅에서는 더 이상 제조업이 성행할 수 없게 되자, 많은 기업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혹은 인건비가 싼 동유럽이나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서 공장을 돌리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당시 슈원의 경영진이었던 앨런은 저비용으로 더 빨리 자전거를 생산하기 위해 회사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미국인 900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앨런은 그게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슈원에게서 튼튼하고 좋은 자전거 만드는 기술을 배운 중국인들은 직접 자전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국은 싼 값으로 시장을 점령하게 되었다.
그렇게 실패한 비즈니스 맨이 된 앨런은 이후 이혼을 아내와 이혼을 하고, 당장 딸의 대학 등록금도 없는 신세가 된다. 다행히 그는 렐리언드라는 IT회사 입사하지만,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을 만나 홀로그램 화상 회의 기술을 판매 계약을 맺고 오라는 무거운 임무를 맡긴다. 앨런은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앞에서 3차원 홀로그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해야하고 판매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앨런. 나름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준비되어있을 줄 알았지만, 막상 그곳에 먼저 도착한 팀원들은 와이파이도 잘 터지지 않는 열악한 천막에 모여있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계약 성사를 위해 도와줄 사우디아라비아 측 담당 직원인 카림 알아마드는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고, 국왕도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까마득하게 모르는 상사는 지구 반대편에서 득달같이 앨런에게 전화를 해대면서 상황을 보고하라고 매일같이 재촉한다.
당시 앨런의 등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혹이 나 있는 상태였고, 결국 병원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여의사인자라 하켐을 만나게 되고 조직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의 지방종 조직 표본에서 전암 세포가 검출되고 앨런은 바로 다음 날 수술을 받게 된다. 이후 앨런과 하켐은 수술 이후 메일을 주고받고, 따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반면 절대로 진척이 될 거 같지 않던 프레젠데이션이 갑자기 전환점을 맞는다. 국왕의 스케줄이 잡힌 것. 어두컴컴했던 천막은 금세 화려하게 탈피하고 국왕을 맞이할 준비를 순식간에 끝낸다. 앨런과 팀원들은 프레젠테이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국왕 쪽에서 예산을 감당할 수 있기만을 바라면 되는 상황. 하지만 안타깝게도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중국의 경쟁사가 같은 기술을 훨씬 빠른 기한으로 반값에 제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앨런은 보스톤으로 돌아가지 않고 귀국을 미룬다. 당장은 딸의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다른 일자리와 하켐을 찾았기 떄문이다. 앨런은 자신의 딸 키티에게 다음 학기에는 복학할 수 있을 거라는 메일을 보낸다.
묘하고 이국적인 배경들. 동시에 여러 여운들을 남기는 영화
이 영화의 매력을 딱 하나 콕찝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우선 사우디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중동의 색다른 문화들을 많이 담고 있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그밖에 여러 요소들을 버무렸는데, 그 요소들이 서로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면서 묘하고 생경한 느낌을 주는데 그 느낌이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우선, 제일 먼저 고찰이 앞서는 부분은 미국에서 제조업이 성황하다가 결국에는 가격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옮길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언급되는 부분이다. 나 또한 많은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생산 기지국들 중에 하나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유독 감정이입이 되던 부분이었다.
앨런은 중국으로 회사를 옮기는 것이 회사를 능률적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능률적으로 만드는 바람에 앨런 자신 또한 필요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는 자기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부적당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외국에서 현지화를 위해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안타깝게도 언젠간 교체당할 수 있는 인력인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또 한가지. 손에 잡히는, 형태가 있는 자전거를 생산하는 업종에서 일하던 앨런이 공장도 필요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홀로그램 기술’을 팔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간 소재 자체가 흥미롭다. 다시 한번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며, 그 변화 또한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껴졌다.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 마지막에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서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모습 또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불행한 원인을 자신의 외적인 것에서 찾지 말자는 메세지가 좋았다. 앨런이 자신의 등에 나있던 지방종을 없애고 난 다음에 하켈 의사에게 하는 말이다.
"수술 이후로 점점 기운이 납니다. 그 활력을 다른 사람과 잘 나누고 있죠.
유일한 애로사항은 이제 제 문제를 탓할 데가 없다는 겁니다.
그 작은 혹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었는데 이제 사라져 버렸죠."
원인을 외적인 것에서 찾으려고 하다보면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고 결국엔 내 자신만 더욱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계속해서 핑계만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나를 잠식시킬 것이다. 남 핑계, 사회 핑계, 상황 핑계, 주변 핑계를 대지 않을 것. 어려움에 처했을 때 꼭 되뇌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앨런은 자신 스스로가 어느 것의 핑계를 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의 제2막을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못다 한 이야기
(+) 영화는 데이브 에거스의 <왕을 위한 홀로그램>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정보를 찾아보다가 벤 위쇼가 출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장면인지 생각을 나지 않는 것이다. 검색을 몇 차례 하고 나서야 그가 나오는 장면을 발견했다. 그는 다름 아니라 홀로그램으로 출연했었다. 반가웠던 장면 한 개를 꼽자면, 현대 자동차의 버스가 셔틀버스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
(+) 사우디아라비아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를만한 것이 아무래도 원유가 아닐까?
<올 더 머니>는 원유 시추 기술로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된 진 폴 게티의 이야기를 다룬다.
https://with-evelyn.tistory.com/94
(+) 영화를 보는 내내 여의사로 등장한 하켈이 어느 영화에서 분명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알고보니 <그린 나이트>에서 보았던 것이었다. 배우 이름은 사리타 초우드리. 신비하면서도 강인한 매력이 느껴진다. 영화 마지막 부분 쯤 , 앨런과 하켈이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장면은 정말 예상치도 못 했던 장면인데 마음이 떨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 톰 행크스는 현재 67세 (만 65세)이다. 1980년 영화 <어둠의 방랑자>로 데뷔했다. <홀로그램 포 더 킹>은 2016년에 개봉했다.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해주어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기를 활발하게 이어가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톰 행크스를 좋아하신다면. <더 포스트>, <더 서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유브 갓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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