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베스트 오퍼> 영화 추천. 모든 위조품엔 진품의 미덕이 숨어있다. <The Best Offer>,2013 미술 경매 관련 영화

by evelyn_ 2022. 1. 11.
728x90
반응형

 


<베스트 오퍼> <The Best Offer>,2013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주연 : 제프리 러쉬 (버질 올드만 역), 짐 스테거스 (로버트 역),
실비아 획스 (클레어 이벳슨 역), 도날드 서덜랜드 (빌리 휘슬러 역)
음악 : 엔니오 모리꼬네.
★★★★★



며칠 전, 이 영화를 본 다음에 여운이 너무 길게 남아 한동안 잠에 쉽사리 들지 못했다.
왜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일까. 간만에 영화를 보면서 심장이 터질듯하여 중간에 시청을 포기할 뻔했다. "차라리 뒤로 확 돌려봐서 결말을 먼저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라는 마음과, "차라리 결말을 보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과, "그냥 이쯤에서 중도 포기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서로 상충했다.

<베스트 오퍼>는 <파이널 포트레이트>를 본 이후 이와 유사하게 예술 작품을 다루고 있는 영화여서 알게되었고, 또한 제프리 러쉬의 또 다른 영화라서 나름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 영화는 그 기대 이상이었다. 내가 영화 시청 전 읽었던 평에는 결말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더욱더 집중하여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뒤늦게나마 결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던 그 코멘트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결말을 모르고 보았기에 이렇게 여운이 더 오래 남는 것일 테니까.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고가로 미술품을 낙찰시키는 세기의 경매사이자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완벽한 감정인 올드먼(제프리 러쉬). 그는 여자에게 관심 있었지만, 여자를 이해하지 못했고, 두려움도 커서 결혼하지 못했다.

한편 그는 여자 초상화를 집착적로 수집한다. 그는 자신이 경매사로 참석하는 미술품 경매에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나오면, 동업자 빌러(도날드 서던랜드)가 올란도를 대신해서 작품을 낙찰을 하고, 이를 올드먼에게 넘긴다. 그 작품들은 올드먼의 숨겨진 방에 비밀스럽게 진열된다.

어느 날 올드먼은 자신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물건들의 감정을 간절하게 요청하는 한 여인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클레어 이벳슨 (실비아 획스). 올드만은 그녀의 부탁을 마지못해 들어주고 그녀에 집에 방문 하지만, 그녀는 끝내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그다음 날, 클레어는 차 사고를 당하여서 그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올드먼에게 다시 한번 집으로 방문해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

다시 찾은 클레어의 집. 드디어 그곳에서 클레어를 만날 줄 알았지만, 이번에는 클레어가 아닌 관리인 프레드가 그를 맞이한다. 이후 경매 목록을 만들기 전에 위탁 계약서를 써야하는 날. 그날에도 그녀는 올드먼 앞에 나타나지 않고.. 올드먼은 분노하지만, 그는 클레어가 그 집에 운둔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올드만은 클레어의 집에서 그녀의 부모가 남긴 유품들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톱니바퀴 부속들을 발견하고, 수상함을 느낀 그는 그 톱니바퀴들을 주어다가 못 고치는 게 없는 엔지니어인 로버트 (짐 스테거스) 에게 조립을 의뢰한다. 그리고 그 부품들을 완성하게 되면 그 가치를 감히 따질 수도 없이 귀한 18세기 보캉송의 자동인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흥분한다.

올드만이 클레어의 집에 없을 때는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클레어에 집에 있을 때는 벽을 중간에 두고 대화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올드만은 점점 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클레어의 존재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게 된다. 클레어는 변덕스럽게도 진행하고 있던 감정도 갑자기 중단시키면서 올드만의 심기를 건드리지만, 그조차도 올드만은 그녀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이해하고자 한다. 클레어는 어느 날 올드먼을 불러서 자신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15살 이후로는 밖에 나가지도 않았음을 고백하며, 그러니 이를 감안하고 이해하고, 감정과 경매를 진행을 해달라고 한다.

 


올드먼은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후 그렇게도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긴 세월을 보냈던 클레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녀를 세상에 나오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그녀와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해하고, 그녀가 염색한 머리보다 자연스러운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하니 자신의 원래 머리 색깔로 돌리고, 그녀와 연락하기 위해서 평생 쓰지 않던 핸드폰도 개통한다. 그리고 호기심을 참을 수 없던 올드먼은 숨어서 클레어의 모습을 염탐한다. 심각한 병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클레어의 모습은 너무나도 정상인과 다름없었고, 오히려 너무나 아름다웠다.

클레어는 자신을 보러 오던 올드먼이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큰 부상에 당하는 상황이 되자, 그를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얼떨결에 집 밖으로 나와 집 밖 세상을 마주한다. 클레어는 올드먼의 집에서 머물고, 로버트와 그의 여자친구인 사라와도 함께 어울리며 지낸다. 올드만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세상에 나온 클레어를 더욱더 사랑하고 지켜주고자 한다.

올드먼은 결국 영국에서 열리는 경매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남은 여생을 클레어와 행복하게 지내고 싶은 꿈에 젖은 올드먼. 하지만 경매를 마치고 그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클레어는 사라져 버리고 없다. 그리고 그의 초상화 방의 모든 작품이 없어져 버린 것을 발견한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정신 병동에 입원하는 올드먼. 그러는 와중에도 클레어의 집에 찾아가서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올리버는 클레어, 빌리, 로버트, 그리고 로버트의 여자 친구 사라까지 모두 한 패로 자신의 여자 초상화들을 훔쳐가기위한 사기극을 벌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좌절한다.

 

반응형
"모든 위조품엔 진품의 미덕이 숨어있다."


빌리는 올드먼이 갖고 싶은 여자 초상화를 대신 입찰해주는 믿음직스러운 동업자였지만, 그는 원래 자신의 그림을 인정 받고 싶었던 화가였다. 하지만, 올드먼은 그런 빌리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미술 좋아하고, 그림 그린다고 예술가가 되진 못해. 내면의 신비가 있어야지. 자넨 그게 없어"
그렇게 올드먼의 인정을 받지 못 해서, 자신이 바라던 훌륭한 화가가 되지 못했던 빌리는 결국 올드만을 속이고 그의 여자 초상화 작품들 모두를 빼앗는 계획을 세운다. 

예술 작품의 진품 여부를 감정하는 감정사였음에도, 클레어의 사랑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던 올드먼. 클레어에게 배신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드먼은 자신과 함께 했던 그 순간들 만큼은 클로에가 연기를 했던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했다고 믿는다. 그가 이야기했듯이 모든 위조품엔 진품의 미덕이 숨어있을 테니까.

하지만, 누가 감히 클레어의 사랑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가 그 사랑은 진품인지 가품인지 예술작품처럼 따질 수 있느냔 말이다. 올드먼이 클레어와의 하룻밤 사이에서 느꼈던 그 감정만큼은 진심으로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일 수 있다.

가정해보자. 내가 어느 한 사람을 매우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그 마음이 늘 100%라고 보장할 수 있는가? 만약 100%라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 혹은, 100%가 아니라면 그 사랑은 진심이 아닌 것일까? 우리의 사랑은 늘 시간과 상황에 따라서 변화될 소지가 있기에, 아무도 그 전체적인 사랑을 보고 진품, 가품 여부를 확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감정은 예술과 같아. 위조할 수 있지. 보기엔 진품과 똑같아. 하지만 위조란 말이지.
전부 속일 수 있어. 기쁨, 고통, 증오, 병, 회복 심지어 사랑도."

 

 깨어지더라도 다시 사랑할 것.


클레어는 자신의 남자 친구를 치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런 클레어는 올드먼에게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상처받고 예민하고 연약한 소녀로 다가왔다. 올드먼 또한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살았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 차가운 감정사처럼 보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그는 외로움에 익숙했고, 여자들을 믿지 못하여서 마음을 닫고 오랫동안 여자를 만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자신과 너무나도 비슷한 존재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올드먼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그도 자신의 벽을 깨트리며 클레어를 감싸주려 한다.

한 사람의 연약함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호본능을 일으키지만, 그 자신이 너무나 유약하고 연약하다면, 진짜와 가짜 사랑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속수무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속수무책이 되면서도, 한 번쯤 속아 넘어가는 각오로 우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곤 한다. 우리도 한 번쯤은 상대에서 속았다고 생각하는 사랑을 해보았을 것이다. 왜 나만 좋아했던 것일까. 나는 속았어.라고. 사랑 후에 밀려오는 허무함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대부분의 사랑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던지- 나 자신을 알게 해 주며, 다시 회복하고 또다시 용기를 내어 사랑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며 나를 사랑하기 이전보다 성숙하게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이 영화에서는 올드먼은 너무나 연약하고 순수한 존재로써 불행하게도 교묘하고 철저하게 이용당하였다. 

올드먼은 항상 장갑을 끼고 다녔다. 세상 모든 것이 불결하다는 듯이 사람 닿는 게 싫고 남의 물건 만지는 것도 싫어했다. 하지만 올드만은 클레어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이 그토록 중요시하던 장갑도 벗었다. 그 나름대로 세상을 마주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겠다. 불행하게도 그는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 동시에 사랑이라고 감히 정형하기 어려운 그 무언가가 폭풍처럼 휩쓸고 난 그 자리에서 얻은 것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잔인한 말일수 있어도, 어쩌면 상처를 받았고 이를 극복했던 사람이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갑을 벗은 그 올드먼이 시간이 지나 상처를 입은 마음을 극복하고,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이 영화에서 마지막 10분을 클레어가 떠나고 난 올드먼을 그려주어서 좋았다. 사랑이 휩쓸고 지나간 황망한 감정.
이 영화에서 주는 긴장감은 제프리 러쉬의 명연기뿐만 아니라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와 같이 먹먹한 여운을 느꼈다고 한다면,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날 때까지 OST를 들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분명 영화의 감상이 더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