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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드 아스트라> 영화 리뷰.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인간일 뿐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Ad Astra>

by evelyn_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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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 Ad Astra, 2019

-감독 : 제임스 그레이
-출연 : 브래드 피트 (로이 맥브라이드 역), 토미 리 존스 (클리포트 맥브라이드 역), 리브 타일러 (이브 맥 브라이드 역).
-국내 등급 : 12세 관람가
-러닝 타임 :123분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희망과 갈등이 공존하는 이 시대의 인류는 지적 생명체와 진보의 꿈을 찾아 태양계로 진출했다.
별을 향해"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유능한 미 육군 소령으로, 우주의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최초의 태양계 외곽 탐사 유인 프로젝트인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 "클리포트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 를 영웅이라 믿으며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로이는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듯 감정을 절제하며 형식적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어느 상황에서나 차분함을 유지하고,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유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그런 성향은 어느 상황에서나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우주여행에 매우 적합함으로 여겨진다.

어느 날, 로이는 지구 대기권의 우주 안테나에서 작업하다가 이상 현상으로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다행히 목숨을 건지지만 그 이상 현상은 전류 급증 현상인 이 ‘서지’ 사태로 발생을 한 것이며, 그 서지는 다름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인 클리포트가 30년 전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탑승했던 탐사선에서부터 발생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16년 전 실종 이후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로이는 아버지 클리포트를 만날 겸, 인류를 대재앙에 빠트릴 서지를 막으라는 명령을 받아 클리포트가 있는 해왕성으로 향하게 된다.


로이는 해왕성으로 가는 여정 중에 클리포트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소식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자신의 아버지 클리포트는 지적 생명체를 찾으려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계속해서 여정을 이어가길 원했으나, 그의 팀원들은 지구로 돌아가기를 원했고, 팀원들의 반발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었던 클리포트는 팀원들을 우주선 내에 격리하고 외부 통신 장비를 일부러 고장내고 생명유지장치를 단절 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또한 로이가 클리포트를 회유하는 것에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은 서지현상을 막기 위해서 클리포드가 타고 있는 연구선을 핵무기로 폭파시켜야 한다는 임무가 숨어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자신의 아버지와 조우하는 로이. 로이가 미리 예상을 했듯 클리포드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이를 반대하는 승무원들을 죽음으로 밀어 넣고, 혼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고 그의 정신은 정상이 아니었다. 클리포드는 자신이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 가족을 버렸다는 것에 대해서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로이는 비수와 같은 클리포드의 말을 감내하며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지구에 돌아가려고 설득하지만, 결국에는 클리포트는 우주에 잔류하는 것을 택하고 로이는 좌절한다. 그리고 로이는 클리포트의 우주선에 미리 설치한 핵폭탄을 폭파시킴으로 서지를 없애고, 그 폭발을 추진력 삼아 홀로 지구로 귀환한다.

신비로운 우주. 그리고 그 우주의 이면


우주선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감정을 조절하고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 실제로 난 우주비행사들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지구에 소중한 사람들과 긴 이별을 해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늘 안타까웠지만, 하지만 우주여행이 자신의 감정까지도 억눌러야 하는 여정이라는 부분은 깊게 생각해 보지는 못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더 나은 "인간의 삶"을 모색하기 위해서 우주를 탐험하는 것인데, 그 탐험을 하기 위해서는 감정이 없는 무미건조하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굉장한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다.

감정을 절제하고 다스리도록 훈련을 받았다면 과연 우리는 평생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을까?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만을 우선시 했다가, 그 목적 자체에 매몰되어 정신이상자가 돼버린 클리포트와, 자신의 아버지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었지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마주하고, 결국 자신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고 깨달음을 얻는 로이의 모습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보다, 어떤 삶이 인간다운 삶을 만드는지를 논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

로이는 다행히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길목에서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지구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의 삶이 지긋지긋하고 싫었던 로이 자신도 결국은 인간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로이 자신에게 영웅이었던 아버지는 결국에는 내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영화 초반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감정을 글 읽듯이 말하던 로이는, 지구에 귀환한 후 자신의 감정을 카메라를 똑바로 직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 아주 평온해요. 잠도 푹 잤죠. 악몽없이. 삶에 의욕을 느껴요. 내 주변 상황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젠 소중한 것에만 집중하며 살 겁니다. 삶이 어디로 흘러갈진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가까운 사람들과 의지하며 살면 되죠. 난 그들과 짐을 나누고 그들은 내 짐을 나눌 거예요. 난 살아갈 거고 사랑할 겁니다. "

그럼에도 용납되지 않아야 할 것.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뉴스나 다큐멘터리가 아니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SF영화를 보는 관람자로서 감안을 하였다. 하지만 클리포트가 자신에게 주어진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사람의 목숨을 해친 행동들이 용납되고 이해되는 일은 미래에도 절대 없었으면 한다. 비록 클리포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사명을 이루지 못 했다는 것에 대한 자책 때문에 우주에 남아있기로 결정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구로 돌아간다면 자신이 저지른 상황에 대해서 벌을 받았을 것이라는 무서움과 죄책감의 감정을 일말이라도 느꼈었기를 바란다.

로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서지를 막고 자신의 아버지인 클리포트를 다시 지구로 데려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한들 그가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서 해왕성으로 가는 길에 사람을 살해했던 행위는 우리 현실에서 벌어졌어도 절대 미화되지 않길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어느 날. 우리가 왕래할 수 있는 지구 밖 우주는 우리가 구태여 감정을 통제할 필요 없이, 지구 위의 우리 인간의 자체의 모습으로,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과 감정을 교류하고 의지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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