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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어 스킨> 영화 리뷰. 광기로 변질된 한 남자의 욕망 . 싸이코미디스릴러 영화 추천, Deerskin, 2019

by evelyn_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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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디론가 향하는 "조르주".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코듀로이 재킷을 벗어서 변기에 담가버린다. 그렇게 자신의 재킷을 버려버린 채 다시 어디론가 출발하는 조르주. 그는 도시와는 거리가 한참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느 한 노인의 집에 도착한다. 그는 그는 그 노인이 내놓은 사슴가죽 재킷을 구매하고 싶었던 것. 그는 실물을 보고 한눈에 반하고 구매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노인으로부터 디지털 캠코더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약 한 달간 투숙할 호텔에 도착하고, 현재 카드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금반지를 담보로 맡기게 된다.

 

"내 소원은 이 세상에서 유일한 재킷이 되는거야"

 

 자신이 구매한 100% 사슴 재킷에 완전히 심취해 버린 조르주. 그 재킷을 입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경이로운 듯 쳐다본다. 그러면서 그는 덤으로 받은 캠코더로 영화감독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야기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아내는 그의 계좌를 막아버렸고, 그는 더 이상 돈도 없는 빈털터리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술집에서 만난 여직원 드니즈는 영상 편집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잠시 종업원일을 하고 있는 것일 뿐, 자신이 원래 하고 싶은 일은 프로 편집자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재킷 집착증은 갈수록 그 정도가 강해진다. 그는 자살을 한 호텔 직원의 유품인 가죽 모자를 훔치고, 그것도 모자라 반지를 훔쳐 호텔에 더 있을 수 있는 금전적인 구실까지 마련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는 술집에서 만난 직원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영화의 편집자 자리를 제안하게 되고 그녀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엉뚱하게 그는 대신 재킷을 벗어달라고 부탁하고, 신용카드를 도둑맞았다는 핑계로 상당수의 돈을 영화 제작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요구한다. 편집 일을 누구보다 다시 시작하길 원했던 드니즈는 재킷도 벗어주고, 그에게 돈도 주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돈으로 신발가게에 가서 사슴가죽 부츠를 구매하고, 본격적으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킷을 입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사람들의 재킷을 뺏기 시작한다. 수법은 영화 촬영을 위해서 사람들과 모임을 잡고, 그들이 자킷을 앞으로 입지 않겠다는 선언 하면서 자신의 차의 트렁크에 재킷을 넣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녀에게 받은 돈을 나눠주고, 그 재킷을 돌려주지도 않고 자신이 수거해버린다. 

 

 편집을 시작한 드니즈는 조르주가 촬영한 영상이 굉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계좌가 막혀서 더 돈을 주지 못한다고 하자 그는 분노한다. 그는 이제는 재킷의 대가로 돈을 줄 수도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되자, 그는 사람들을 죽이고 재킷을 빼앗기까지 이른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가게를 판 돈으로 자금이 생겼음을 이야기하며 조르주가 감독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있었으나, 함께 영화를 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그 댓가로 조르주는 사슴가죽 장갑을 얻게 되는데, 기쁨으로 들판을 뛰어다니던 그는 총성과 함께 목숨을 다한다. 

 

"아주 좋아요. 모큐멘터리 같던데요. 날 것 같은 면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자신이 유일하게 재킷을 입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꿈이 있던 조르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살인을 저지른다. 마치 한 마리 사슴처럼 온몸을 사슴 가죽 옷과 액세서리로 뒤덮지만, 결국은 허무하게 한발의 총으로 죽음을 당한다. 영화 마지막의 들판에서 뛰어다니던 조르주가 생각난다. 자신이 마치 사슴이 된 기분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누구나 꿈을 이룰 권리는 있지만, 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비상식적, 비인간적으로 행동하였기 때문에, 사슴사냥꾼의 총알에 죽음을 당하는 사슴처럼 그는 죽음을 맞게 되었다. 

 

 인생의 방향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 사람은 쉽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집착하게 되고, 그 물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 같다. 조르주처럼. 조르주는 자신이 입고있던 재킷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재킷을 입었다. 엉켜버린 과거의 기억들을 지우고 새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의지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 자캣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기까지 이른다.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현대미술 작품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그린 방식은 다소 많이 과격하여 비현실적으로 다가오지만, 또 한 편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문득 섬뜩한 감정을 느꼈다. 아니면 내가 느낀 것과는 정 반대로 그냥 이렇게 기괴하고 웃긴 영화가 있다니 하면서 웃어서 넘겼을 관객분들도 많이 있으리라고 본다. 기괴하면서도 기이하여 흥미로운 영화였고, 독창적이고 충격적이었어서 한동안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다만 부디 자신의 꿈에 미쳐서 선을 넘어버리는 조르주 같은 사람이 현실에 없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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