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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마인드> 러셀 로우, 제니퍼 코넬리 주연. 어떤 논리적인 추론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라는 신비한 방정식 A beautiful mind, 2001

by evelyn_ 202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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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21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러셀 크로우 (존 내쉬 역), 에드 해리슨 (파처 역), 제니퍼 코넬리 (알리시아 내쉬 역), 폴 베타니 (찰스 역) 

-러닝타임 :135분

-등급 :12세 관람가 


 

 언제부턴가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예전에 한번 이상 보았었고 좋았던 느낌이 남아있지만 정확한 스토리가 기억나지 않는 영화들을 다시 찾아서 보는 것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되돌아보면 예전에는 그저 어떤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그 느낌을 진지하게 돌아보거나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을 뒤로한 채, 한 작품 한 작품 그저 격파하는 기분을 즐겼던 것 같다. "나 그 영화 봤고, 저 영화도 봤어"라는 식으로. 그러면서 유명한 영화들도 실제로 많이 보았다.

 

 하지만 어느날 뒤돌아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하나하나 제대로 다시 보고 그에 대한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업 과제가 아니었을 때는 억지로 독후감 및 감상문을 쓰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나는 내가 보았던 매체들을 다시 보고 그 느낌을 다시 기억하고 곱씹으면서 사고를 하고 싶은 갈급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과거에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책이지만 다시 그 스토리를 생각해보고 내가 느낀 바에 대해서 고찰하려고 보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책 또한 새로운 책들을 읽음과 동시에,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영화는 워낙에 유명한 영화였어서 어렸을 때 보았었고 재밌었다는 기억이 남아있었던 영화였다. OST가 워낙 좋아서 간간히 OST는 들어왔었는데,  수학자 존 내쉬의 이야기라는 거 외에는 더 기억나는 이야기가 없었다.  이에 "인상 깊었던 작품 다시 보기"에 대한 실천으로 다시 보게 된 영화 중 하나이다.

 

 2001년 개봉 영화이고, 나는 아마 중학교 때쯤 이 영화를 접했었지 않나 생각해본다. 내가 당시에 감상문을 써놨었더라면, 그리고 그 감상문을 지금의 나의 느낌과 비교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아마도 그때 나는 내쉬의 아내인 "알리시아"가 얼마나 대단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 같다. 그저 내쉬가 보여주었던 천재적인 수학능력에 감명받고, 중간에 힘든 시기는 있었지만 어찌 되었던지 병원과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조현병을 이겨 냈다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혹은 영화 중반이 되어서야 내쉬의 룸메이트였던 찰스 허쉬와, 정부 비밀요원이었던 윌리엄 파처가 실은 존 내쉬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 상상의 인물이라는 점에 대해서 대단한 반전이라고 열광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느꼈을지도. 

 

 하지만 결국에 이 영화로 "지금의 나" 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존 내쉬의 천재성보다는, 알리시아가 보여준 끝없는 기다림과 헌신이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 마지막 교수들이 존 내쉬에게 만년필을 건네는 장면을 인상 깊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존 내쉬가 1994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수상을 하면서 알리시아에 건넨 말에 큰 감명을 느꼈다. 

 

고맙습니다. 난 항상 숫자를 믿었습니다. 추론을 끌어내는 방정식과 논리를 믿었죠. 하지만 그런 것을 평생추구하고 난 후 난 질문합니다. 진정한 논리란 무엇입니까? 누가 추론을 결정합니까? 나의 탐구심은 나를 육체적 형이상학적 망상에 데려갔다가 제자리에 돌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경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했습니다.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발견입니다. 그것은 어떤 논리적인 추론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라는 신비한 방정식 안에서만 존재합니다. 오늘 밤 오직 당신 덕에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은 나의 존재 이유입니다. 당신은 나의 모든 이유입니다. 고마워요. 

 

그녀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존 내쉬의 옆에서 그를 끝까지 지원하고 격려한다. 나도 누군가를 끊없이 믿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줄 수 있을까? 내 사람을 끝까지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그사람이 최대치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그 사람의 옆자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사랑의 힘과 능력에 대해서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만약 나였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영화였다. 이제야 이 영화의 제목은 존 내쉬가 아니라, 존 내쉬를 보살피고 아껴주었던 알리시아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하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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