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45년 후> 45년 결혼 기념일 파티 전 도착한 뜻밖의 소식. 샬롯 램플링, 톰 커트니 출연. 줄거리. 해석. 감상. 보러가기

by evelyn_ 2024. 5. 26.
728x90
반응형

 

 


<45년 후><45 Years>, 2016

-감독 : 앤드류 헤이

-주연 : 샬롯 램플링 (케이트 머서 역), 톰 커트니 (제프 머서 역)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95분 

 


 

요즘 샬롯 램플링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모든 영화를 리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출연한 작품은 최대한 모두 포스팅해보려고 해요. 보고자 하는 특별한 순서는 없고, 다만 제가 구독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있는 영화들이 우선순위이지요. 그녀가 출연한 작품들이 많아 열심히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그녀의 젊은 시절 때의 영화들도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이번 영화는 비교적 최근인 2016년에 개봉한 영화 <45년 후>입니다. 영화는 데이비드 콘스턴틴의 단편 소설 <In Another Country>를 원작으로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어로 번역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없네요. 

 

이 영화는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우아하고 절제된 영화’라는 호평 속에 평론가 평점 1위를 차지했고, 결국 주연 배우 샬롯 램플링과 톰 커트니는 나란히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석권하는 쾌거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영화 <45년 후> 보러가기 

 


 

케이트와 제프는 결혼 45주년 파티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시내에서 좀 떨어진 영국의 한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프는 몇 년 전 혈관 수술을 받았고, 거동이 편하지 않아 시내를 오가며 케이트가 거의 전담해서 파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파티가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케이트는 설레면서도 걱정도 됩니다. 그런 와중에 제프의 옛 연인이었던 '카티아'의 시신이 스위스 빙하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 둘에게는 미묘한 분위기가 싹틉니다. 

 

케이트는 카티아가 제프가 자신을 만나기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였고, 제프와 함께 등산을 하다가 스위스 알프스에서 사고로 떨어져 죽게 되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시신 조차 구조할 수 없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빙하가 녹으면서 45년도 더 지난 시점에 그녀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이 된 것이지요. 

 

카티아의 죽음은 비극이었지만, 제프와 결혼한 건 자신이고 45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카티아라는 존재가 그간의 결혼생활에서 그녀를 거슬리게 하는 것이 없었으니 그렇게 중요하게 신경 쓰지 않았기도 하겠죠. 하지만 케이트는 흔들리는 제프를 보면서,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동안에 결혼 생활에 대한 의문과 불안이 증폭됩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락방에는 제프가 간직해둔 그녀의 기록들이 있었고, 케이트는 그것을 구태여 꺼내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프는 카티아의 소식을 듣고 난 뒤 끊었던 담배를 피우며 침울해하고, 오밤중에 다락방에 올라는 것을 보고 그녀는 더욱 심란해졌습니다. 심지어 제프에게 자신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카티아랑 결혼했을 것이냐고 물으니, '그렇다'라고 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죠. 이미 황혼의 인생에 접어든 케이트는 자신이 질투하고 화를 내는 것이 비성숙하게 보일 것이라고 염려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구태여 숨기고 흘려보내려고 하죠. 중요한 결혼기념일 파티가 며칠 남지도 않은 시점이었으니까요. 

 

고민하던 케이트는 제프가 옛 직장 동료들을 만나러 갔을 때 다락방에 올라가봅니다. 그곳에는 제프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카티아와의 기억들과 마주치죠.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카티아의 얼굴을 보고, 게다가 그녀가 당시에 임신을 했던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어 충격받습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던 이미지들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재현되니 더 감정이 요동치었겠죠. 제프와 케이트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어떤 이유나 스토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카티아 뱃속에 있었던 아기가 자신의 현재 부부의 모습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겠죠. 

 

 

세월이 흐른다고해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젊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나와 45년이라는 세월을 같이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마음속에 과거의 여자친구의 존재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실망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것이고, 세상에 없는 사람에게도 질투와 시기를 느낄 것입니다.

 

케이트의 마음을 알긴하는지, 시간은 무심하게도 흘러가고 결혼기념일 파티 날은 다가왔습니다. 제프는 결혼기념일 파티에서 멋진 소감을 합니다.  케이트의 사랑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방문객들은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파티의 주인공으로써 45년 전 결혼식에서 맞춰서 춤을 추었던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춥니다. 그렇게 로맨틱하게 댄스가 마무리 됐을 때쯤 케이트는 서운한 심정이 가득한 얼굴로 제프의 손을 뿌리칩니다. 제프도, 방문객들도 어느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짜증이 폭발한 것 같았어요. 


 

이 영화는 부부 관계의 복잡성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 섬세한 감정은 두 훌륭한 주연 배우들로 인해서 관객들은 감정이입을 할 수 있지요. 영화는 어떤 부부라고 한들 그 안에있는 스토리는 그 둘만 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오랫동안 시간을 함께 하더라도, 서로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알 수 없으며,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요.  만약 내가 케이트였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마 여자라면 그녀의 심정을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자관객이라면 오래전 첫사랑 이야기에 민감한 케이트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이미 지난 사람이고,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추억하는 것이 뭐가 대수냐고요.  

 

이 영화는 오랜 시간 함께한 부부라도 서로의 모든 이야기를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아마도 45년이라는 세월을 같이하던 사람이던, 아니면 만난지 며칠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위해서 절제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어느 사람, 어느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속마음을 터놓고 말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영화 속 제프는 자신과 4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해 준 아내에 대해서 예의를 지켜주는 것에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오랫동안 자신과 있었던 사람은 카티아가 아니라, 케이트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내'는 케이트이기에 지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나 추억은 그녀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기에 실책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조금만 섬세하게 케이트의 마음을 미리 헤아렸다면.. 과거의 사람은 그냥 과거에 묻어두었으면.. 그렇게 곁에 오래 있어줬던 아내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좀 더 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결혼기념일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소감과 케이트에 대한 고마움에 대해 말했던 대로, 케이트에게 이야기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이 영화를 남자의 시선에서 보면 어떨까 궁금합니다. 커플들이 본다면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고나니 영화 <아무르>가 떠오릅니다. 두 영화는 결혼한 부부의 노년의 삶을 담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 될 것 같아요. 그 안의 이야기는 서로 많이 다르지만,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에요. 

 

https://with-evelyn.tistory.com/185

 

영화 <아무르> 행복했던 노부부에게 갑자기 찾아온 것은. 줄거리. 결말. 감상. 미카엘 하케네 감

,2012 -감독 : 미카엘 하케네 -주연 : 장-루이 트린티냥 (조르주 역), 엠마누엘 리바 (안느 역), 이자벨 위페르 (에바 역)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27분 실은 '죽음'

with-evelyn.tistory.com

 

 


<사유와 성장 : 영화와 책 속에서>에서는

일주일에 한 편씩 좋은 영화와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즐겨찾기' 하고 방문하세요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