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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멜랑콜리아> 공상 과학 심리 드라마.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커스틴 던스트, 샤를로뜨 갱스부르 주연. 줄거리. 정보. 결말. 감상. 보러가기

by evelyn_ 202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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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2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주연 : 커스틴 던스트 (저스틴 역), 샤를로뜨 갱스부르 (클레어 역)

-조연 : 키퍼 서덜랜드 (존 역), 샬롯 램플링 (게비 역), 존 허트(덱스터 역),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마이클 역) 스텔란 스카스가드 (잭 역)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SF, 미스터리, 판타지 

-러닝타임 : 136분 

 


 

#1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라인업을 보거나, 포스터가 맘에 들거나, 제목이 인상적이라서 영화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솔직히 그 '이야기' 자체에 끌리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스토리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축에 속합니다. 저는 어떤 이야기인지 아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앞서도 이야기드렸듯이, 블로그 영화 리뷰글에 결말을 모두 기재하고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모든 포스팅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잊지하고 명시하려고 합니다. 물론 결말에 대해서 모르고 단순히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 알고싶어하시는 분들에게는 피해가 끼쳐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왜 결말을 기재하냐고 궁금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제가 기억력이 좋지않아 시간이 지나면 결말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 작품을 보았던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며, 또한 이것이 저랑 동일하게 결말이 기억나지 않아 답답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결말을 적지 않는다고 하면 그 자체로 불완전한 글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요. 저는 영화리뷰들을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서 쓰는 목적이 크므로, 저는 계속해서 결말에 대해서 기록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말에 대한 제 감상도 물론이구요. 

 

 

영화 <멜랑콜리아> 보러가기


 

#2

 

<멜랑콜리아>는 커스틴 던스트가 주연으로 출연했다는 것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도그빌>을 특별하게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인 버킨의 딸이자 가수인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연기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제가 요즘에 빠져있는 '샬롯 램플링'이 출연했다는 이유가 이 영화를 보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는 '장르'부터 굉장히 독특합니다. 공상 과학 심리 드라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그냥 드라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상 과학과 접목된 부분이 의아했습니다. 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시피, Melancholia 자체는 '우울증'을 뜻합니다.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리지만,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인해 결국 결혼을 망치고 맙니다. 상태가 심해진 저스틴은 언니인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집에서 머무는데, 클레어는 그런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핍니다. 

 

 

 

한편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클레어는 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냉정하고 합리적인 사람인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은 그녀를 안심시키고자 아무런 일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클레어에게 인터넷에서 종말론에 대한 자극적이고 비과학적인 글들을 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다행히 과학자들의 말대로 멜랑콜리아는 지구를 지나쳐 다시 멀어지고 그들은 다행이라고 여기죠.

 

*결말 및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던 존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리고 존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클레어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하늘을 봅니다. 그런데 웬걸. 지구를 지나친 줄 알았던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향해서 무서운 속도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경악하게 됩니다. 이후 존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됩니다. 

 

클레어는 저스틴에게 이를 알리고 자신의 아들과 함께 시내로 도망치고자 합니다. 하지만 행성의 충돌 앞에서 숨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스틴, 클레어와 아들은 서로 손을 붙잡고 마지막을 준비하고, 멜랑콜리아는 지구와 충돌하며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3

 

<멜랑콜리아>는  영화에서는 모든 인물들이 흥미롭습니다. 

 

영화 앞부분 '저스틴'에서는 저스틴이 가장 불안하고,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물론 저스틴을 그렇게 만든 것에는 부모의 역할도 컸겠지요. 무튼 그것을 차치하고서는 저스틴 자체가 가장 문제가 많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두 번째 파트인 '클레어'부분을 보면 클레어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서게 되고, 그렇게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의 불안과 강박관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실은 어찌 보면 클레어가 보통의 사람일 수 있습니다. 행성이 지구로 돌격해 온다는데, 우리의 죽음이 머지않았다는데 동요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클레어는 행성의 충돌 위험에 따른 불안함으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지만, 정말 희한하고 흥미롭게도 저스틴은 멜랑콜리가 점점 지구로 다가올수록 마치 멜랑콜리아라는 존재로부터 위로를 얻는 것 마냥 그녀의 상태는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확실한 파멸 앞에서 평온과 수용을 찾게 된 것입니다. 

 

저는 클레어의 남편 존이 저스틴과 클레어보다도 특이했던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그는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저스틴과 클레어를 불안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여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멜랑콜리아가 지구와 충돌할까 봐 가장 염려했던 사람은 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안심시키려 했지만, 결국 가장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존이었습니다. 존은 자칫 멜랑콜리아라는 행성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아들과 함께 과학적인 탐구의 목적으로 그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추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클레어한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집에 구호식량등을 쟁겨놓았습니다.

 

멜랑콜리아가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자마자, 그는 공포심이 너무도 컸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택합니다. 의외의 결말이죠. 그만큼 존은 영화에서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겉으로는 느낌이나 감정에 치우친 생각을 하기보다는, 과학적인 판단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하고 그래서 평온해 보이고 안정되어 보이는 사람도, 그 안에서는 어떤 폭풍이 있을지 모른다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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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는 우울증을 앓아본 적이 아직은 없기에, 이 영화가 행성의 이름을 '멜랑콜리아'로 설정한 메타포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향해 다가올 때의 영화 속 인물들의 변화, 그리고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비껴가고 안전한 상태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향해 오는 것이, 우울증의 병적인 특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울증이라는 것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더라도, 언제 다시 돌아와서 우리들을 무기력하게 잠식시킬 수 있다고요.

 

 저는 우울증에 대한 깊은 학문적인 이해를 하려기보다는, 멜랑콜리아를 '지구 전체를 파괴시킬 수 있는 굉장히 위협적인 것'이라고 간주하고자 생각하고자 합니다.

 

인생 어느 시점에서 저는 이 영화가 저에게 지금과는 다른 느낌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나중에 다시 한번 꼭 시청하고 싶어요. 어느 시점에 보느냐에 따라 그 감상이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거든요. 여러분들에게 '멜랑콜리아'는 어떤 영화였나요? :)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우울증이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영화들이 연결되어서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돈 룩 업>이 떠오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독특한 영화를 통해서, 그동안 좀 지루할 수 있는 여러분들의 영화의 여정에 즐거움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저에게 이 영화가 그랬듯이요. 

 

https://with-evelyn.tistory.com/57

 

<돈 룩 업>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주연. "Based on truly possible events" <Don't Look Up>, 2021

Don't Look Up 장르 : 코미디 감독 : 아담 맥케이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티모시 샬라메,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트 블란쳇 ★★★☆☆ *이 글을 스포일러를 포함

with-evelyn.tistory.com

 

 

 


 

#5

 

영화 <멜랑콜리아>에서 저스틴이 클레어의 서재에 있는 책들을 재배열할 때 스쳐가듯 등장하는 유명한 명화는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입니다. 이 그림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으로, 물에 빠져 죽어가는 오필리아를 그린 것인데요, 정말 스쳐가듯 지나가지만 오필리아의 모습 자체에서 우울에 잠식되어 버린 저스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영화 포스터 또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채 물에 잠겨져 있는 저스틴의 모습은 마치 오필리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 같지요. 

 

밀레이의 <오필리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다가, <멜랑콜리아> 뿐만 아니라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 감독·주연의 영화 ‘햄릿’(1948), 또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풀베개》(1906)에 인용돼 일본에 오필리아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니 흥미롭습니다. <햄릿>의 이야기조차 가물가물한 테, 시간 내서 영화를 찾아보아야 할 것 같아요.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1052024511

 

꽃 속에서 진 '햄릿의 연인'…걸작은 몰입에서 탄생했다

꽃 속에서 진 '햄릿의 연인'…걸작은 몰입에서 탄생했다, 이명옥의 명작 유레카 -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아' 그리려 인물보다 풍경 먼저 찾아 헤매 5개월간 파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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