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미래>
저자 : 야마구치 슈
출판 : 흐름출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통해 야마구치 슈라는 저자를 알게 되었고, 그의 인사이트에 감명받았었습니다. 이후 그의 또 다른 책인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를 통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과 반대인, 직감과 미의식이 인식이 패턴화 되고 획일화되는 세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깨달으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의 책들은 모두 빠짐없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그의 책중 가장 최근 번역본인 <비즈니스의 미래>의 ebook을 구입하였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의 책이 줬던 충격과 신선함에 휩싸여 당장이라도 읽을 것 처럼 구매했지만,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책의 리뷰를 작년 4월에 했던 것으로 보아, <비즈니스의 미래>가 거의 1년 동안 ebook 책장에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전자책을 구매해 두었었기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고 언젠간 읽게 되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비즈니스의 미래>는 기대했었던 만큼 새로운 통찰을 주는 신선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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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멈춘 경제.
앞으로의 미래는 무엇인가?
야마구치 슈는 먼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보며, 우리가 사는 사회가 매우 성장하였으며, '물질적인 생존 조건의 확보'라는 과제는 이미 완수했음을 인식해야함을 지적합니다.
우리 인류는 최근 200년 사이에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물론 전세계 곳곳에 같은 생활 수준을 향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는 물질적 부족 해소라는 숙원을 거의 해석했습니다. 꿈같은 상황이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자연의 인력'이 경제 성장을 저하시키고 있는데, 그러한 인력을 거스르면서 무리하게 경제를 지속해서 성장시키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미 과학의 눈부신 성장으로 인해 우리는 과거의 조상들보다 놀랄 만큼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자연스럽게 경제 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경제 성장에 최우선순위를 두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눈부신 성장을 이뤘고, 우리는 이를 자축할 법도 한데 말이죠. 게다가 이제 성장률은 완만하게 낮아지고 있는 태세를 가리켜 '저성장' '침체' '쇠퇴'라는 단어들로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는 성장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건지에 대해서 구상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에 휴머니티를 회복해야 한다.
작가는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경제 이외에 무엇을 성장시켜야 할지 모른다는 빈곤한 사회의 구상력을 지적하며, 지금까지 우리가 경제적인 합리성에만 집착했다면, 인간성, 희로애락에 기인한 충동을 바탕으로 노동을 하고 소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를 위해 영원히 순환하는 현재를 풍요롭고 활기차게 살아간다는 '자기 충족적' 사고관과 행동양식이 필요하고 전하는데, '충동'이라는 단어에 고개가 갸웃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충동은 우리의 삶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단어로 쓰이고 있지 않습니다. 이성적이지 않고, 자신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이 '충동적'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인데 말입니다.
작가는 우리의 경제활동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수단화' 하는 행위라고 이야기하며, 현재의 행복을 즐기지 못하고, 미래를 위해서 희생함에서 나아가, 지금 이 순간의 기쁨과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자기 충족적인 것으로 전환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인간성에 기인한 충동을 자유롭게 행할 때 삶에 대한 만족감이 가장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며, 본질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개성에 근거한 충동이 자유롭게 표출되어야 합니다. 즉, 자기 충족적인 사회에서는 편리함보다 풍요로움이, 기능보다는 정서가, 효율보다는 낭만이 더욱 가치있는 요소로 요구될 것입니다.
충동에 기인한 자기 충족적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즉 '문화적 풍요로움을 창조하는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작가는 누구나 안심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진하게 해야 하고, 이에 보편적 기본소득 (UBI)이라는 증여 시스템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경제적 안정성이 보장은 인간을 더욱 창의적으로 만들기 때문이지요.
오해하지 말아야할 부분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향락적인 인생을 누리자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각자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자는 것이지요. 그 순수한 몰입이 다른 형태에 노동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개개인이 자신의 충동을 토대로 비즈니스에 관여해 사회라는 작품을 조각하는 데 집합적으로 참여하는 예술가로서 사는 것이지요. 자신의 하는 일에 애정을 품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문명적인 풍요로움'에서 경제 성장만 추구하기보다 격차를 해소하고 자연, 예술 문화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사회 본질적으로 의미에서 모두가 더욱 풍요롭고 활기 있는 삶. 즉 '문화적인 풍요로움'이 있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 리더쉽'
작가가 이야기하는 세상은 지금의 세상과는 매우 다른 세상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낙관적이며 몽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현재의 파괴적인 자본주의에서 '자기 충족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로 전환되려면, 정부도 기업도 아닌 우리 자신부터가 제대로 인식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즉, 정부가, 아니면 훌륭한 리더가 번역을 주도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개개인부터가 '앙가주망 (사회 참여라는 뜻의 프랑스어)'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까라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우리는 문제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소명합니다.
"우선 '지금 여기에 있는 나'로 인해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이상, 혁명도 또한 '지금 여기에 있는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 미래를 알고 싶은 요즘
야마구치 슈는 책에서 우리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앞으로 저성장 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경제 성장의 둔화는 돌이킬 수 없는 트렌드일까요?
요즘 '엔비디아'가 미국 주가시장에서 얼마나 센세이션 한 존재인가를 감안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불러일으킬 미래에 대해서 매우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과거의 '닷컴 버블'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인공지능은 버블이 아니며 아직 인공지능이 보여줄 것은 한참이나 많이 남았으며, 우리 삶은 앞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합니다.
과연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해서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고원으로의 연착륙에서 벗어나서, 다시 더 높은 고도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작가는 인터넷의 발명 또한 경제 성장률의 둔화 곡선을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그 효과가 그리 대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는데, 인공지능은 누군가의 돈이 어느 다른 누군가에게 이동시키면서 교묘하게 경제가 성장했다는 것처럼 느끼게하는 착시를 초월하고, 실제 전체 경제의 규모를 커지게 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전쟁은 인간의 삶과 인프라를 초토화하는 동시에, 사회전반적인 재건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많은 경우 전쟁 이후에 출산율이 증가하는 현상도 목격됐었고요. 저는 지금 풍요로운 사회가 더 경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무엇을 망가뜨리고 희생시키고 파괴시키는 극단적인 결정을 할까 봐 무섭습니다.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 사람들을 분열로 내몰을까 봐서요. 2차 세계대전이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 또한 믿기 어렵습니다. 간절히 바랍니다만, 권력 과시나 파괴를 통한 재성장을 목적으로 전쟁을 선택하는 일이 없기를. 이에 따라 작가가 말하는 문화적 풍요로움이 널리 인식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추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저부터 앙가주망 해야겠지요.
<비즈니스의 미래>는 비단 비즈니스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전반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물론, 신이 아닌 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미래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책 읽기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 책은 팬데믹 기간 동안에 작성되었는데, 나는 야마구치 슈가 2024년 현재를 어떻게 바라보며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그리고 그의 기존 관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계속해서 그가 책을 집필해 줄 것을 바랍니다.
영화 이어 보기
(+) 미래의 모습에 대한 작은 힌트라도 건질 수 있다면 <오블리비언>, <엑스 마키나>, <네버 렛 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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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장 : 영화와 책 속에서>에서는 좋은 영화와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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