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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네이팜탄 소녀'와 '존 레논' 을 생각하며

by evelyn_ 2022. 7. 7.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네이팜탄 소녀' 혹은 '소녀의 절규'라고 불리는 사진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베트남에 처음 왔을 당시 근무했던 곳이 바로 이 사진이 찍혀진 지역이었어서, 동료들을 통해 알게 되었었는데, (“그 유명한 사진 있잖아. 여자 아이가 맨몸으로 절규하면서 뛰어가는 사진”) 기간을 따져보자면 알게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니, 남들과 비교하면 아마도 굉장히 뒤늦게 알게 된 것이라고 예상을 해본다.


'The Terror of War' 로 이름 지어진 이 흑백사진에 담긴 울부짖는 여자아이의 표정에서 전쟁의 비극이 느껴져 마음이 숙연해진다. 여자아이는 미군으로부터 발사된 네이팜탄에 의한 화염이 옮겨붙은 옷을 벗고 고통스러워하며 절규하고 있다. 여자아이는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The Terror of War'

 


그렇다면 이 사진 속의 소녀의 ‘그 이후’ 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도 혹시 많을까?

사진 속의 소녀의 이름은 판티낌푹(Phan Thị Kim Phúc)으로, 1963년에 남부 베트남 짱방에서 태어났다.
1955년부터 시작됐던 베트남 전쟁에서는 현재는 살상력이 큰 비인도적인 무기로서 사용이 금지되어있는 ‘네이팜탄’이 정글 속에 숨어있는 베트콩들을 몰살시키려는 목적으로 당시 주로 사용되었었다.

1975년 6월 8일. 판은 사원에서 은신 중이었는데, 그곳으로 네이팜탄이 떨어졌고, 이에 발생한 화염으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고 실신했다. 판의 나이가 당시 고작 9살이었다.

이후 베트남의 AP통신의 기자이면서, 이 사진을 찍은 종군기자인 닉 우트가 판을 병원에 옮겨 치료를 부탁했고, 병원에서 여러 수술을 받은 끝에 입원한 지 약 13개월 후 퇴원을 했으며, 1997년에 낌푹재단이라는 전쟁고아 및 전쟁에 의한 어린이 희생자들을 돕는 구호재단을 만들고, 1998년에 캐나다로 귀화해서 현재 UN우호 대사로 활동 중이다. 사진작가 닉 우트가 또한 1973년에 저널리스트에게 최고의 권위라고 할 수 있는 퓰리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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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게된 팜티낌푹의 이야기와 사진은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생각할 때마다 잔상처럼 나를 줄곧 따라다녔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에 그녀에 대한 새로운 기사를 접했고, 그녀가 미국 마이애미주의 한 피부과에서 12번째이자 마지막 레이저 치료를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의식중에 "잘됐다" 라는 생각이 앞섰다가, 곧 이어서 "50년 동안 치료를 받았다니.."라는 현실적인 탄식이 이어졌다. 게다가 치료가 끝났다고해서 그녀의 몸에 전쟁의 참상이 씻은 듯이 지워지지는 않았을 텐데..전쟁이 단시간에 할퀴고간 자리에는 영겁의 시간의 상처와 흉터가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나는 그녀가 당했던 그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면, 나도 그녀처럼 전쟁의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참 슬프고, 동시에 끔찍하게도 전쟁이라는 비극은 현재에도 재현되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702011600009?input=1179m

 

베트남전 '네이팜탄 소녀' 50년만에 화상치료 끝마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화염이 옮아붙은 옷을 벗어 던진 채 울먹이며 도망가는 모습으로 베트남전 참상의 상징이 된 '네이팜탄 소녀'가 ...

www.yna.co.kr

 

닉 우트와 판티낌푹 / AP 연합뉴스

 


판티낌푹은 "모든 이들이 사랑과 희망, 용서로 가득 찬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며 "만약 그런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운다면 전쟁은 결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런 삶을 사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까. 그런 삶의 자세는 어디서 부터 시작되는가. 나는 존 레논이 떠오른다.

난 2019년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렸던 <이매진 존레논 전>를 통해서 싱어송라이터에서 그치지 않고, 전쟁 반대 시위 등 여러 집회와 사회운동을 주도했던, 즉, '60-70년대를 관통하는 전위적 평화 운동가'로 활동했던 존 레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 1969년에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항의 표시로,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1965년에 수여받은 훈장을 반납했다는 일화와, 오노 요코와 1969년 3월, 신혼여행 대신 언론들을 자신들의 호텔 방으로 초대해, 침대 위에서 파자마를 입고 앉아 반전시위(Bed-in for peace)했다는 것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었다.

천국도, 지옥도 없으며, 국가도, 종교도 없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상상을 해보라는 <Imagine> 의 가사.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당신은 저를 몽상가라고 부르겠지만, 저 혼자만이 꿈꾸는 것이 아니에요.
언젠가는 당신이 저희들과 함께하기를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어찌 보면 너무나 몽상적이고 이상적이고 유치하다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존 레논의 권유는 실제로 , 현재의 우리들 모두에게 정말로 필요한 문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또다시 해본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상상을 하는 것, 그리고 모두가 진심으로 그러한 세상을 원하는 마음이 있는 것. 엄청나게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그 순수한 마음 자체가 판티낌푹이 이야기했던 '사랑과, 희망, 용서로 가득 찬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지는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https://with-evelyn.tistory.com/4

 

[전시후기] <이매진 존 레논 전 > 나에겐 존 레논과 오노 요코 였던 전시

이매진 존레논 전 @ 한가람 미술관 2018.12.06~2019.03.10 작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잘 알지 못했었던 “프레디 머큐리”라는 사람과 “퀸”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노

with-evelyn.tistory.com


영화 이어 보기


(+) 종전 기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라우더 댄 밤즈>
https://with-evelyn.tistory.com/131

 

영화 <라우더 댄 밤즈> 제시 아이젠버그 주연. 종군 작가 이야기. 줄거리. 정보 <Louder than bombs>

<라우더 댄 밤즈> , 2015 -감독 : 요아킴 트리에 -주연 : 제시 아이젠버그 (조나 역), 이자벨 위페르 (이자벨 역), 가브리엘 번 (진 역), 데빈 드루이드 (콘래드 역) -조연 : 에이미 라이언 (한나 역),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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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전쟁에 관한 영화 <더 포스트>, <플래툰>
https://with-evelyn.tistory.com/90

 

<더 포스트>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폭로한 용기있는 언론 이야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주연.

<더 포스트>, ,2017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메릴 스트립 (캐서린 그레이엄 역), 톰 행크스 (벤 브래들리 역) -음악 : 존 윌리엄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 116분 ★★★★ 앞서 <인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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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ith-evelyn.tistory.com/125

 

<플래툰> 베트남 전쟁 영화. 올리버 스톤 감독. 줄거리. 결말. 정보.

<플래툰> ,1986 -감독: 올리버 스톤 -주연 : 찰리 쉰 (크리스 테일러 역), 톰 베린저 (밥 반스 역) ,윌렘 대포 (일라이어스 역) -조연 : 포레스트 휘태커 (빅 해롤드 역), 프란체스코 퀸 (라 역), 존 C.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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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포스팅 상의 판티낌푹에 관련된 내용들은 나무 위키에서 참조되었다.
https://namu.wiki/w/%ED%8C%90%ED%8B%B0%EB%82%8C%ED%91%B9

 

판티낌푹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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