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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샤와 늑대들> 다큐멘터리 추천.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충격적인 실체. 넷플릭스 다큐 추천.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by evelyn_ 2022. 2. 26.

 


<미샤와 늑대들> <Misha and The Wolves>,2021

-감독: 샘 홉킨스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89분  

 


줄거리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주 밀리스. 이웃 간에 친화력이 강한 공동체 마을에 모리스와 미샤 부부가 온다. 그들은 벨기에 출신. 미샤는 많은 고양이들을 키우는 상냥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유대인이었던 그녀에게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미샤의 부모님들은 어렸을 적 전쟁의 폭풍우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미샤는 어느 가톨릭 가정에 위탁된다. 거기서 모니크 드월이라는 새 이름을 얻어 위장하여 간신히 살 수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부모를 찾기 위해서 혼자 나침반과 최소 생필품만 들고 걸어서 독일에 가기로 결정한다.

 

그녀의 나이 불과 7살. 지도 상에서 가깝게 보이던 벨기에에서부터 독일까지의 여정은 무척이나 험난했다. 그녀는 그 길에서 파괴된 마을과 죽음을 마주했고, 잔혹한 나치를 피해 숨고, 지독한 혹한과 싸워야 했다. 그러던 그녀는 우연스럽게 늑대를 만나는데, 그 둘은 마치 친구처럼 독일로 가는 길을 동행한다. 

 

미샤의 예전 인터뷰영상.

 

이 이야기는 소규모 출판사를 운영하는 제인 대니얼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제인은 미샤의 이야기속에서 감동을 발견했지만, 동시에 돈이 될 수 있는 소재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렇게 제인은 미샤의 이야기를 자신의 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발행하여 이 소소한 지역 뉴스를 세계적 사건으로 만드는 것을 계획한다. 미샤는 제인의 제안을 2년이나 거절했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적게 된다. 

 

1997년 4월. 책이 출간되었고 제인의 예상처럼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번역 판권은 전 세계에 판매되었다. 그리고 모든 작가들이 꿈꾸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 제안까지 받게 되었지만, 미샤는 순식간에 제인에게 비협조적으로 변했다. 미샤는 책을 집필함으로 인해서 자신의 끔찍한 기억들이 되살아났고 이에 괴롭다고 전했다.

 

그렇게 책이 출간된지 1년이 지난 후, 미샤는 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건다. 미샤는 제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문제를 삼아, 저작권을 본인의 이름으로 반환하고 도서 판매로 얻은 인세 전액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배심원들은 어린 시절 홀로코스트 비극에서 살아남아서 회고록을 쓴 미샤의 편을 들어주었다. 제인에게 남은 것은 2,250만 달러의 배상금이었다. 

 

미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제인

 

제인은 어마어마한 배상금 액수에 압도되지만, 정신을 차리고 사건을 되짚어보다가 미샤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들을 한 것을 발견하고 수상함을 느끼고 뒤를 캐기 시작한다. 이후 제인은 계보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미샤의 기록을 찾는다. 이중 계보학자 에블린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미샤와 굉장히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어서 진실을 파헤칠 적임자였다.

 

결국 제인과 계보학자들은 미샤가 나치를 피해 숲에 숨었던 유대인이 아니라 무탈하게 학교에 입학했던 가톨릭계의 아이었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그 이후 그녀의 아버지인 로베르 드월은 레지스탕스 일원으로 독일에서 일하다가 나치에게 잡혀서 고문 끝에 동지들을 배반했던 사람이었던 것까지 밝혀진다. 로베르 부부는 벨기에에서 강제 추방을 당했고 독일 수용소에서 숨을 거뒀으며, 아버지가 독일군 편에 섰다는 게 알려지고 나서 미샤는 배신자의 딸로 불리게 되었었던 것이었다. 

 

미샤는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한다. 하지만 그 거짓말로 자신이 살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과 이야기는 나의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나만의 현실이었고 그 안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용서를 구한다. 나는 오로지 내가 짊어진 고통을 떨치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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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끝없는 질문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군중심리라는 것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빠르게 단합시키는 촉매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사람들을 얼마나 쉽게 잘못된 신념의 길로 인도하는지에 대해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이 단어에 감정이 동요한다. 듣기만 해도 얼마나 고난스러울지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들이 견디어 냈을 시련들과 고통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측은지심을 갖는다. 이성적으로 그들을 의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미샤는 자신의 아버지가 나치에게 기밀을 누설했다는 죄로 추방을 당했다는 것을 잊기 위해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도피하였다. 미샤가 애초부터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이용해서 그들을 갖고 놀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다큐멘터리의 상황을 보면 그저 그녀 자체가 정말로 자신이 만든 세계에 빠져서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였다. 이것이 그녀가 저지른 일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던지 많은 사람들은 철저히 이용당하고 기만당하고 배신당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질문을 던져보았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의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그냥 군중심리에 탑승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그저 의심을 하지 않았고, 질문하지 않았고, 허언에서 위안을 찾았다. 너무나 순진하게도.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제인이 미샤가 2년간 집필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탐욕스럽게 출판을 설득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명한다는 것이다. 제인은 미샤의 이야기에서 신빙성이 적음을 눈치를 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했다. 흥행이 될 것을 예측을 했기 때문이다. 흥행은 곧 돈과 직결된다.

 

제인 자신도 인정한다. 미샤는 자신이 만든 괴물이라는 것을. 그말인 즉슨 제인 또한 자신이 고난을 겪었을 미샤를 진정으로 위했다기보다, 자신의 돈벌이가 먼저 였다는 것에 대한 인정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어쩌면 부추김을 강요당하는 사회에 있지 않나 싶다.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들을 접하고 있다는 것은, 동시에 점점 더 과장된 이야기들이 난무한 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 씁쓸함을 느꼈다. 


홀로코스트 관련 영화 추천 

 

(+) 영화 <나는 부정한다>에서는 역사학자 데보라 립스타트는 홀로코스트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데이비드 어빙과 맞선다. 립스타트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로 진실과 사실이 공격을 받는 현 시대에서 우리는 증거가 있는지 공격적으로 되묻는 자세로 이를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진실에 다가가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이다. <미샤와 늑대들>과도 함께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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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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