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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Alexander>,2004
감독: 올리버 스톤
주연: 콜린 파렐 (알렉산더 대왕)
조연: 안젤리나 졸리, 발 킬머, 재러드 레토, 로사리오 도슨, 안소니 홉킨스
러닝타임: 175분 (2시간 55분)
장르: 역사 드라마
연령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1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 자신이 때때로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씩 배우면서 저의 무지를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영화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통해서 어떤 한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접하고, 저의 지식의 빈틈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면 그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저는 알렉산더를 보게 되었고, 이는 최근에 읽은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의 여운으로 인해 더욱 관심이 생겼던 그리스-로마 시대, 그리고 그 이전의 마케도니아 시대를 알고 싶었던 저의 갈망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습니다. 참고로 어쩌다보니 티스토리의 영화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되어서 요즘에는 계속해서 영화 리뷰만을 올리고있지만, 다시 도서 리뷰들을 올려야 할 것 같네요. :)
페르시아의 바빌론. 기원전 323년 6월. 알렉산더가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40년 이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알렉산더의 부하 장수였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영화의 화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기원전 356년~323년, 고대 마케도니아와 페르시아, 인도를 배경으로 알렉산더의 일대기를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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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케도니아. 필레에서 알렉산더는 필립2세와 올림피아스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술주정뱅이인 아버지인 필립2세, 그와 왕비인 올림피아스는 권력 다툼, 후계 문제, 재혼, 그리고 종교적 차이로 인해 서로 저주를 퍼부으며 증오합니다. 그 사이에서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알렉산더는 세계를 하나의 제국으로 통일하는 원대한 꿈을 꿉니다. 올림피아스는 알렉산더를 제우스의 아들이라면서 떠받들어 키우면서, 자신이 그를 왕으로 만들고 더욱 더 정치에 개입하여 중요한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갈등은 필립 2세가 또 다른 결혼을 하면서 심화됩니다. 필립은 마케도니아 귀족 출신의 에우리디케와 결혼하면서 필립 2세와 올림피아스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알렉산더의 후계 구도도 불안정해졌습니다.기원전 336년, 필립 2세가 베르기나 극장에서 암살당한 후, 20세의 나이에 알렉산더는 마케도니아 왕위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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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직후 그는 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부 반란을 진압하고,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다시 통합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는 아버지 필립 2세가 남긴 강력한 군사 기반 덕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필립 2세가 계획했던 대규모 페르시아 원정을 실현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군대를 이끕니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아버지 필립2세는 페르시아의 사주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생각하고, 이를 격파하기 위해서 페르시아 제국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원전 333년, 승리를 거두고 페르시아 바빌론에 입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 3세세는 도망가지요.
#3
알렉산더의 목표는 세상 끝까지라도 다리우스를 따라가서 그를 없애고 페르시아 제국 전체를 정복하는 것이었습니다.그는 다리우스를 3년이나 쫓았고 다리우스는 부하 사령관들에게 배신당해서 목숨을 잃은채 발견됩니다.알렉산더는 그는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동서양을 아우르는 제국의 황제로 군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페르시아 출신의 댄서 록사나와 결혼하며, 자신의 후계자를 가지고자하며 또한 동시에 아시아 민족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동서양 문화를 융합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정책은 그리스-마케도니아 장군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내부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합니다. 그의 어머니인 올림피아스도 계속해서 마케도니아 여성과 결혼해서 통치에 도움이 되었으면 했지만 결국에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지요. 그의 장군들은 야만인을 친구로 삼거나 자신들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으로 분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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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는 인도까지 진격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정복 행보에 균열이 생긴다. 끊임없는 원정에 지친 병사들은 알렉산더의 끝없는 정복욕에 반발하며 더 이상의 전투를 거부한다. 결국 알렉산더는 후퇴를 결정하고, 제국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합니다.
알렉산더는 바빌론으로 돌아와 제국을 다스리며 또 다른 원정을 준비하던 중, 갑작스럽게 병에 걸려 32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후계자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제국은 곧바로 후계 문제로 혼란에 빠집니다.
#4
영화 <알렉산더>는 알렉산더 대왕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죽음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어, 일부 일대기를 다룰 것이라 예상했던 저에게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알렉산더의 삶을 최대한 녹여내려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시도는 인상적이었지요. 알렉산더를 연기한 콜린 패럴 또한 대단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의 열정 가득한 눈빛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알렉산더가 생전 이룩한 거대한 제국은 결국 그의 장군들 사이에서 분할되며, 헬레니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자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짧은 생애를 살았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알렉산더는 이러한 그의 영광과 비극을 동시에 담아내며, 한 인간의 위대한 야망과 그 한계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가 그의 아버지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그는 그의 아버지의 업적을 넘어섰지만, 그 뒷면에는 자신의 어머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쟁씬도 흥미롭지만, 동시에 알렉산더가 가지고 있던 내적인 고뇌에 대해서 관객들에게 알리고자 한 감독의 시도가 좋았습니다. 알렉산더는 거대한 제국을 만들었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쉽사리 찾을 수 없었고, 고향과 동시에 세상의 끝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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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가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그 짧은 시간에 그리스, 페르시아, 이집트 등을 포함한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그리스 문화를 동방에 전파하여 헬레니즘 문화를 형성한 그의 업적은 대단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영화 시작 전나오던 크레딧인 '행운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의 말의 의미가 더 크게 와닿더군요.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대중의 의견에 반대이네요. 영화를 보고나서 로튼 토마토에서 이 영화의 신선도 점수는 16%로 낮은 편이지만, 저는 이 영화가 알렉산더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볼 때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영화를 보기 전에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2세에 대해 그저 술주정뱅이이자 폭군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본 후, 이 영화 관련하여서 튜터와 이야기하다가 필리포스 2세가 알렉산더가 그 넓은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던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리뷰를 위해서 영화를 한번 더 보고나니 그가 왕으로써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필립 2세는 기원전 336년 수도 아이가이에서 열린 딸 클레오파트라의 결혼식 중 베르기나 극장에서 암살당했습니다. 지인 중 한 명이 그리스를 여행하며 이 장소를 방문했는데, 영화 속에서 보았던 규모와 달리 극장이 생각보다 작아 놀랐다고 하더군요. 필립 2세 역시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이기에, 그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가 있는지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처럼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연관된 콘텐츠를 찾아보게 되고, 그렇게 우리의 세계는 더욱 확장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알렉산더>는 알렉산더 대왕의 삶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또한, 콜린 파렐, 발 킬머, 안젤리나 졸리, 안소니 홉킨스, 자레드 레토 등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날씨가 춥지만, 좋은 영화들과 함께 따뜻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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