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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 1.인류의 탄생>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만화로 만나다

by evelyn_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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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 인류의 탄생> 

저자 유발 하라리 /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사피엔스>를 꼭 읽어보고 싶었어서, 약 3년 전 실제 종이책을 구매했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완독 하지 못했고, 하지만 그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알고 싶어서 유튜브에 있는 요약 동영상 등으로 간략하게나마 그 메시지를 파악했었었다. 하지만 최근 우연하게 친구를 통해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만화로도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확인해보니, e-book도 나와있었던 것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구매했다. 현재 해외에서 거주 중이므로 종이책을 주문시켜 한국에서 베트남까지 택배를 부쳐서 받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e-book이 편리하다. 예전에는 종이책이 아니면 책을 읽는다는 기분을 느끼지 못했고, 뭔가 왠지 모르게 종이 넘기는 느낌이 없어 아쉬웠는데, 나름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요즘에는 e-book으로 독서하는 것이 매우 편해졌다. (하지만 가끔은 '종이'자체가 그립기도 하다.) 

 


사바나의 반역자 

 

지금 현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이다. 호모는 속명으로 '사람'이라는 뜻이고, 사피엔스는 종명으로 '슬기로운' 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왜 모두 같은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이 세계에 생김새가 매우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지구 어디에 사는 사람이던지 간에 서로 성관계를 해서 생식 능력이 있는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모두 같은 종이라는 것을 뜻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날 무렵 유라시아 대부분에는 이미 다른 인류 종들이 살고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어째서 한 종만 남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 이종 교배설 : 사피엔스가 다른 종들과 교배했고, 결국 여러 집단이 하나가 되었다는 설이다. 따라서 우리들 중에 일부는 순혈 사피엔스가 아니라, 혼혈 사피엔스일 것임을 암시한다.  

 

* 대체설 : 사피엔스가 다른 인류들과 해부학적으로 달랐고, 그들이 교배해도 생식 능력이 있는 자식을 낳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결국 섞이지 못하고 반감과 집단 학살로 치달았았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모두 '순혈 사피엔스'라는 이야기가 된다. 

 

<사피엔스>에서는 두 가설 모두 딱 꼬집어서 하나가 옳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두 집단이 이미 확연히 다르지만 그럼에도 드물게 성관계를 해서 생식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시점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진화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사피엔스가 한때 다른 종과 성관계를 하고 심지어 자식까지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충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허구의 대가들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약 7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에게 '인지 혁명'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한다.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 안의 배선을 바꾸었고, 이를 통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새로운 종류의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우리들과 동물들의 진정한 차이는 대규모로 협력하는 것에 있다. 이렇게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의사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정된 수의 소리와 신호를 연결하여 무한한 언어를 만들 수 있고, 그런 식으로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저장하고 전달한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우리는 그렇게 획득한 언어 기술로 남의 뒷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누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판단함에 따라서 협력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새로운 의사소통 기술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힘을 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어떤 동물보다 더 잘 협력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호모 사피엔스가 대규모 협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허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완전히 남남인 사람들이 똑같은 신화를 믿으면 아무리 많은 수라도 협력할 수 있다. 종교, 국가, 사법제도, 인권 이 모든 것들은 물리적 사물이 아닌 허구이다. '가공' '사회적 구성물' '가공의 현실'. 이들은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허구를 위해서 실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어떻게 실제인지 허구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고통을 느낄 수 있나?라고 질문해보면 된다. 국가는 전쟁에서 져도 고통을 느낄 수 없지만, 전쟁에서 부상당한 사람들은 실제로 고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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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거짓말, 그리고 동굴벽화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만든 수렵채집인의 세계를 알아야 한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아직 그 세계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우선 초기 인류가 정말로 침팬지처럼 대가족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면, 현대 결혼 생활에서 외도가 빈번하고 이혼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석기시대에는 개개인이 뛰어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농업이 시작되고 그 뒤에 산업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타인의 능력에 의존하여서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전보다 적게 알아도 사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고, 실제로 사피엔스의 평균 뇌 용적이 수렵채집 시대 이후로 줄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현대인들은 석기시대 사람보다 훨씬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 사회는 집단적으로는 석기시대 공동체보다 훨씬 더 많이 알지만, 개인 수준에서는 고대 수렵채집인들이 현대인들보다 지식과 기술이 풍부했었을 것이다. 

 

게다가 고대 수렵채집 시절에는 사람들이 더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했고, 굶주림으로 죽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우리가 여러 감염병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은 농업혁명으로 동물들을 길들인 때부터라고 한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닭, 소, 돼지 같은 가축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대륙 간 연쇄 살해범

 

호주와 아메리카 대륙의 대량 멸종,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로 아시아에 퍼질 때 발생한 더 작은 규모의 멸종들, 그리고 고대 수렵채집인이 쿠바 같은 외딴섬들에 정착할 때 일어났던 멸종들을 모두 더한다면, 사피엔스의 이주 물결은 동물계에 닥친 가장 크고 빠른 생태 재난 중 하나였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그러한 행동을 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몰랐다고 해서 무죄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으며, 우리 모두는 우리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정당하겠다.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는 전 4권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2022년 1월 23일 기준으로 확인해보니 원본과 한국 번역본 모두 2권까지 출간되었다. 2권이 종이책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에, e-book로는 언제 나오나 기다렸었는데, 드디어 출간되었다. 바로 구매하여 2권까지 e-book 1독을 마친 상태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기록하지 않는 것은 머릿속에 제대로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 되돌아보면 뭔가 읽고 본 것은 많은데, 손에서 모래알이 빠져나가는 듯이 내 기억 속에 제대로 남지 않았던 것들이 많다. 그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블로그도 다시금 시작한 것이니, 2022년에는 내가 읽은 책들, 내가 본 영화들. 그 모든 것을 최대한 기록해보려고 노력해야겠다.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출간될 나머지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시리즈들도 너무 기대가 된다. 우선 2권에 대한 리뷰를 이어서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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