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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극은 분명히 찾아온다_ 장항준 감독 유퀴즈 인터뷰에서 조던 피터슨의 조언을 떠올리며

by evelyn_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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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를 통해서 본 장항준 감독이 유퀴즈에 출연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지금 "현재의 인생에 만족하는지" 라는 유재석 MC의 질문에,  장항준 감독은 너무 만족하지만 행복에는 대가가 뒤따른 다는 것을 알고, 그 대가를 언제 치러야 할지 두렵다는 말을 한다. 또한 지금의 행복을 즐기되, 겸허하고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딸에게도 말해준다고 했다.

 

행복한 것을 행복한 대로만 온전히 즐기는 것도 어찌 보면 능력이지만, 한 편으로 언제 올지 모르는 불행에 대해서 늘 대비하고 경각심을 가지는 태도가 신중하고 겸손하게 느껴졌다. 특히나 장항준 감독이 느끼는 행복은 그저 우연히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하룻밤 사이에 얻어진 것도 아니고, 그의 아내와 자신이 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얻어진 것임에도 늘 낮은 자세로 삶을 되돌아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많은 감명을 주었다. 

 

그리고 그의 말에서 불현듯 조던 피터슨 작가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가 떠올랐다.

이 책은 나에게 최근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을 고르라고 하면 주저없이 선택할 책인데, 자신의 부족한 노력을 뒤돌아보기보다 세상을 탓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서, 개개인의 의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진실을 말하고 "올바르게"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 

 

그중에서 나는 12번째 법칙인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에서 조던 피더슨에서는 언젠가 찾아올 인생에 비극에 대해서 설명한다. 

'삶에는 한계가 필요하다' 라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시고 자식들은 잘 자라고 있으며,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면 굳이 골치 아픈 생각을 길게 하기는 싫을지도 모른다. '
그러나 비극은 분명히 찾아온다. 

 

 

 

그리고 이어서 피터슨은 어떻게 험난한 인생의 바다를 현명하게 항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도 덧붙인다. 

이 글은 이 책에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데, 너무나 여운이 많이 남아 읽고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큰 질병이나 위기 상황에 놓였을 떄는 그 문제에 관해 대화하고 생각할 시간을 따로 정해 둔다.
그리고 매일 정해 놓은 그 시간에만 그 문제에 관해 상의한다. 
그런 문제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지 않으면 지치기 마련이고, 결국에는 모든 것이 망가진다. 온종일 고민한다고 해서 더 나아지지 않는다. 힘을 아껴야 한다.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만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면 존재의 경이로움이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보상해 준다는 것을
잠시나마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나는 언제 닥칠 줄 모르는 불행에 대해서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면서, 그에 관련해서 깊게 생각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었다. 실제로 나는 이별의 아픔을 겪었을 때도 최대한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그 생각으로부터 도망쳐버리는 것, 덮어버리는 것. 그것이 나에게 그 당시 나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어쨌든 나는 여러 사람들과 경험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고, 그냥 그 시간을 함께해줬던 것만으로도 고마웠었는데 , 좀 더 내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그 시간을 견디어 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불행에서 벗어나려고, 잊어버리려고, 도망쳐버리려고만 노력했었고, 결국 내 기억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기억들은 많지 않다.  

 

조던 피더슨은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를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딸, 아내 그리고 자신의 건강 문제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을 고통스럽게 보냈을 그가 전하는 이 메시지가 나에게 앞으로 언젠가는 닥칠 비극에 대해서 좀 더 의연하고 강인한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또한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주변에서 우리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는 길고양이를 마주치면 쓰다듬어주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우리는 길고양이라는 작은 생명체에게서도 잠깐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생명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 주변의 작은 풍경들도 얼마나 귀중한지. 어느 생명들도 마찬가지고 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날들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쓰다듬어줌으로 우리는 그들과 교감할 수 있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도 위로를 받는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들려오는 음악에도 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듯, 우리는 그러한 소소한 것들에서도 행복을 발견하면서 우리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

 

 행복한 삶을 살고있다면, 그 조차도 제대로 음미하고 즐기는 것 또한 인생의 즐거움이겠지만, 또 불현듯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언제 올지 모르는 삶의 비극에 대한 불안감도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 위로를 받는다. 늘 후회 없이 열심히 살고자 하고, 나 자신은 생각보다 더 강인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좀 더 강인한 태도를 정비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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