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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반골(反骨)기질에 대하여_ 2편_ 주우재가 마라탕을 지금까지 안 먹은 이유

by evelyn_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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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나의 여러 가지 다양한 단상들을 담아보고 기록하고 싶어 시작한 블로그였는데, 어느새 완연히 영화를 위한 블로그가 되어버린 것 같다. 실은 영화하고는 좀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 채 나의 이야기들을 써 내려가고 싶었는데, 어찌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는 영화보기이다 보니, 계속해서 나 자신과 영화를 연관 짓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좋다. 나는 어쨌거나 싸이월드 다이어리로 기록하고 출력했던 일상을 이제야 다시 되찾은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다시 올리기 시작한지 약 1년 정도 되어간다. 왜 이제야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 무엇이라도, 어느 곳이더라도 고민하지 말고 기록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많은 기억들이 손에서 모래알이 빠져나가듯 빠져나가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은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많았었기에, 나는 그저 망각을 위해서 기록을 포기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야 나는 후회한다. 아니, 두고두고 후회할지 모른다. 나에 대한 기록을 멈추었던 그 암흑기를 말이다.



2022년 7월. <탑 건 : 매버릭>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 톰 크루즈. 정말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이다. 이번에 홍보 차 한국에 온다고 했을 때, 내가 한국에 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었다. 실은 <탑 건 : 매버릭>이 개봉하기 두 달전쯤. 1986년에 개봉했던 <탑 건>을 보았었다. 분명히 곧 있으면 개봉할 <탑 건 : 매버릭>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전작을 리뷰해서 트래픽을 좀 모아보자는 생각이었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그 영화에 대해서 리뷰를 쓰는 것을 포기했었다. 왜냐면 나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청춘의 낭만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지만, 중간중간 이야기가 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끊기는 듯했고, 톰 크루즈와 여주인공 하고도 잘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탑 건>을 싫어하면 안되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것은 현재 <탑 건 : 매버릭>에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 영화들에 대해서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분위기 말이다. 내가 오해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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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많은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보아주셨던 글을 뽑자면, "나의 반골(反骨)기질에 대하여" 이겠다. (아래에 링크를 카피해두었다. 거의 영화 리뷰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없는 글이 가장 조회수가 많은 것은 꽤나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써야할 것인가? 라는 고민에 있어서 말이다. 어쨌든 내가 반골기질 2편을 쓰게 한 동기는 순전히 이때문인 것이 크다.) 실은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쓴 글이어서,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반골기질" 키워드로 검색하시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https://with-evelyn.tistory.com/22

 

나의 반골(反骨)기질에 대하여

어렸을 적부터 이상하게 나는 다른 사람들이 고르는 메뉴에 손이 가지 않았다. 대중적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을텐데, 나는 항상 음식점에서도 특이하고 시

with-evelyn.tistory.com


뭐, 사람이 쉽게 바뀌겠느냐만은, 어쨌든 나는 아직도 반골기질을 다분하게 장착하고있는 듯하다. 이전 포스팅에는 이를 '조금 바꿔보려는 노력은 필요하겠다'라고 간략하게 언급은 했었다. 일종의 나 스스로의 다짐이었던 것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이후로 나는 한 톨도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나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중 나에게 아주 강력하게 반가움을 안겨준 사람이 모델 주우재이다. 그가 지금까지 마라탕을 먹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자. 아래 동영상 링크도 덧붙였다.

"마라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온 사람들이 마라 없으면 죽을 것처럼 유난유난 다 떨고,
전국적인 호들갑 때문에 난 절대 안 먹어야지하고 안 먹었다" 


내가 지금까지 주우재와 같은 마음으로 마라탕을 먹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라탕을 찾아 먹지는 않지만, 있다면 맛있게 먹는 1人), 주우재가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마라탕을 안 먹은 이유'가 왜 이렇게 공감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나와 비슷한 성향에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대한 동질감이거나, 아니면 내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어떤 감정인지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되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해준 것에 대한 놀라움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실은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들에 대해서, 주우재가 마라탕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바라봤었던 것들이 꽤나 많았다. 그중 하나가 아쉽게도 위에서 이야기한 <탑 건>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Rdbv-sh40Q&t=190s


아직까지도 남들이 다 한다고해서, 나도 해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늘 나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지지 말고 좀 있는 그대로 즐겨보고 싶긴 하다. 청개구리처럼 "남들이 다 하니까, 나는 안 해"가 아니라, "남들이 해보니까 나도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왜 이렇게 나에게는 어려운지 모르겠다.

궁금하다. 주우재씨가 마라탕을 그 이후로도 먹었는지.
그런데 표정을 봐서는 썩 맛있다고 느끼지 않은 듯하니,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싶다만, 조금 오지랖을 부리자면, 그 표현이 진실이었기를 바라본다. 정말로 그닥 맛있지 않았기에, 덤덤하게 자신이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기를 바라며. 자신과 남을 속이는 것은 별로 안 좋으니까 말이다.

나 또한 반골기질이 있다고 한들, 나중에 남들이 다 해본 것을 뒤늦게 하더라도, 막상 실제로 체험할 때는 시니컬했던 마음을 모두 다 내려놓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것을 즐겨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저 그렇다면 솔직하게 '나는 별로 였다.'라고 이야기하고 끝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재밌고, 맛있고, 즐거웠다면 솔직하게 '지금까지 이렇게 좋은 것을 몰랐었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겠다. 눈치 보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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