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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스본행 야간 열차>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 줄거리. 감상. 해석. 보러가기. 결말.

by evelyn_ 2025. 3. 30.

 

 

 

 

 

<리스본행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2014

  • 감독: 빌 어거스트
  • 주연: 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 조연: 샬롯 램플링, 마르틴 우트케, 레나 올린
  •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 러닝타임: 111분

#1

 

여러분은 줄거리 소개를 통해 알게 되었던 영화의 첫인상이나 대략적인 줄거리가 실제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무척이나 달랐던 경험을 하신 적이 있나요? 저는 줄거리를 잘 읽지 않고,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 영화이거나 포스터가 흥미롭고 매력적일 때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샬롯 램플링이 출연하고, 포스터 또한 아름다웠으며, 결정적으로 간략한 줄거리 소개에서 이 영화의 이야기 자체에 굉장히 끌렸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로맨스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우연히 마주친 한 여인에게 이끌려 그녀를 찾아 헤매며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라고 상상했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제가 예상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오랜 시간 고전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드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되는데…

#2

 

그레고리우스는 스위스의 고전문헌학 교수입니다. 그는 몇 년 전 이혼 후 혼자 살아가고 있었지요. 여느 날처럼 평범한 하루를 시작하던 그는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내리려는 여인을 발견하고, 순간의 판단으로 그녀를 끌어냅니다. 얼떨결에 그녀와 함께 자신의 교실로 오게 된 그는 수업에 늦은 탓에 그녀를 교실 한구석에 앉힌 채 허둥지둥 수업을 시작하지만, 그녀는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레고리우스는 그녀가 두고 간 붉은 코트 속에서 오래된 책 한 권과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발견합니다.

 

열차는 15분 뒤 출발 예정이었고, 그는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며 곧장 역으로 향합니다. 열차 안에서 그는 그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합니다.

책의 제목은 <언어의 연금술사>. 저자는 '아마데우 드 프라두'라는 인물로, 1970년대 초반 포르투갈의 살라자르 독재 정권 말기를 배경으로 삶과 사랑, 이상에 대해 고찰하는 문장들을 남긴 인물이었습니다. 그레고리우스는 책 속 문장에 매료되어 저자의 삶과 그 주변 인물들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우연히 깨뜨린 안경을 맞추기 위해 들른 안경점에서 젊은 여성 조르제 올리베이라를 만나고, 그녀의 삼촌이 바로 아마데우의 절친이었던 '조르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여정의 단서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3

 

아마데우는 뛰어난 의술을 가진 의사로, 환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생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어느 날, 독재 정권의 비밀경찰 소속이자 악명 높은 고문관 '멘델'이 중상을 입은 채 그의 병원에 실려옵니다. 아마데우는 깊은 갈등 끝에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 생각하고 멘델을 치료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를 곤경에 빠뜨립니다. 사람들은 독재자의 하수인을 살렸다는 이유로 아마데우를 배척하고, 그는 자신의 신념과 도덕 사이에서 깊은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이후 그는 죄책감과 책임감으로 레지스탕스 운동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절친 조르제, 약사 주앙, 그리고 주앙의 연인이었던 에스테파니아를 만나게 됩니다. 에스테파니아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인물로, 레지스탕스 조직원들의 정보를 모두 암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아마데우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고, 주앙은 이들의 관계를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질투심과 분노에 사로잡힌 주앙은 에스테파니아가 체포될 경우 모든 정보가 적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며 그녀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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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마데우와 에스테파니아는 트렁크에 몸을 숨긴 채 조르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국경을 향해 도피합니다. 국경 수색대에 걸릴 위기에서 아마데우는 과거 자신이 치료했던 고문관 멘델에게 도움을 청하고, 멘델은 그를 알아보고 조용히 통과시켜줍니다.

 

아마데우는 에스테파니아와의 새로운 삶을 희망하지만, 에스테파니아는 혁명을 위해 개인적인 사랑을 포기하겠다고 말하며 이별을 택합니다. 이상과 사랑 사이에서 그녀는 대의를 선택한 것이지요. 이 이별은 아마데우에게 큰 상처로 남았고, 그는 이후 지병으로 인해 요절하게 됩니다.

 

 

그레고리우스는 여정을 계속하며 에스테파니아를 찾아 그녀의 기억을 통해 아마데우의 마지막을 되짚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다리 위에서 구조했던 붉은 코트의 여인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멘델의 조카였으며, 그동안 멘델을 존경하며 자라왔지만, 우연히 읽게 된 <언어의 연금술사> 속 진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아 다리 위로 향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레고리우스는 아마데우의 흔적을 좇는 여정을 통해, 그가 품었던 이상과 갈등, 그리고 사랑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도 되짚어보게 됩니다. 그는 스위스로 돌아가는 대신 리스본에 남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5

 

영화는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며, 1970년대 포르투갈 살라자르 독재 정권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으로 관객을 이끕니다. 의사 아마데우의 삶은 인간의 나약함과 유한함, 그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뇌를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저는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만약 그레고리우스였다면, 그렇게 일상을 뒤로하고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을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기에, 그의 선택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그 여정은 마치 신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듯한 감정마저 안겨주었고, 그레고리우스는 잊고 있던 설렘과 인간다움,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도 그레고리우스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면, 기꺼이 일탈을 선택하실 수 있을까요? 내일 출근을 앞두고 있는 평범한 삶 속에서, 단 한번쯤은 다른 방향의 열차에 몸을 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아마데우는 말합니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질문 하나가 영화의 여운을 오래도록 남깁니다. 지금 이 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삶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6

 

아, 마지막으로 아마데우의 글을 엮어서 세상에 출판시킨 것은 그의 여동생인 아드리아나 드 프라두였습니다. 아드리아나는 오빠의 죽음 이후 그의 삶과 사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글을 정리하고 출판하게 되지요. 한편으로 엉뚱하기는 하지만, 저는 무엇인가를 기록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제가 일기는 쓰지 않지만, 적어도 이 블로그 글들은 제가 지우지 않는 한 저만의 기록으로 남겠죠? :) 혹시나 운이 좋다면 훗날 누군가에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수도 있겠지요. 

 

 

곧 4월입니다. 2025년 1분기도 빠르게 지나갔네요. 시간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보내고 기억하기 위해 여러분도 기록을 남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좋은 영화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길 바랍니다. :)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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