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인간 실격> 오구리 슌 , 사와지 에리카 주연 영화. <인간실격> 의 탄생 실화. 다자이 오사무, 줄거리, 결말, 감상.

by evelyn_ 2022. 1. 8.
728x90
반응형

 

<인간실격> <No longer human>, 2019 
-감독: 니나가와 미카 
-주연 : 오구리 슌 (다자이 오사무 역), 미야자와 리에 (츠시마 미치코 역)
           사와지리 에리카 (오타 시즈코 역), 니카이도 후미 (야마자키 토미에 역)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줄거리 

 

다자이 오사무(오구리 슌)은 아내 미치코(마야자와 리에)의 남편으로, 두명의 자녀들이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하지만 미치코는 자신의 남편이 술과 약물에 빠져살고, 다른 여자와 자살시도를 하고, 하물며 정신병원에도 입원하는 와중에도 그에게 잔소리조차 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치코가 오사무의 셋째 아이를 임신을 했음에도, 다음 소설 집필에 영감을 받는다는 핑계로 오타 시즈코(사와지리 에리카) 와 연애를 즐기며, 소설 ‘사양’을 출간하는 와중에도 묵묵히 자신의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에만 열심히하려 한다. 

 

이후 ‘사양’이 유행하자 다자이는 더 큰 걸작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설상가상으로 시즈코가 임신을 하자, 그는 야마자키 토미에(니카이도 후미)와 도피하듯 사랑을 나누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방탕한 생활로 건강을 잃고 원하는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다자이는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피를 토하듯 마지막 소설 <인간실격> 집필에 들어간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글을 뽑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했고, 모든 것은 소재였던 다자이 오사무. 오사무는 자신이 만나는 여자들에게 그들의 일기장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 자신에게 사랑에 빠진 여자들의 글 속에서, 글을 쓰기 위한 참신한 문장들과 영감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오타 시즈코는 자신의 일기장을 보여줌의 댓가로 오사무와의 아이를 갖고싶어 한다. 그리고 오사무는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일기장의 문장들이 오사무의 소설에 카피된 것에 대해서 기분 나빠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워 한다.

"다자이 오사무와의 관계는 당신께 어떤 의미였나요?"

"평생의 연애를 했죠. 그분은 제가 바란 걸 전부 주셨어요. 이 추억만으로도 앞으로 꿈을 꾸듯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반응형

 

토미에는 오사무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음에도, 그의 곁을 매몰차게 떠나기는 커녕, 더욱 더 오사무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그에게 병적으로 집착한다. 그녀는 오사무의 마지막 사랑이 되길 원하고. 자신의 그 바람을 동반자살로써 이루고자 했다.  오사무는 소설 <인간 실격> 집필을 마치고 난 후, 삶에 대한 의욕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던지, 아니면 죽음이 두려워서이었던지, 토미에에게 "그냥 죽지말고 살자"고 이야기 하지만, 오사무와 함께 죽고 싶은 토미에의 결심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던대로 오사무와 강에 투신하여, 함께 죽음을 맞는다.

 

"지금 죽지 않으면 같이 있을 수 없잖아요"

 


 

오사무의 아내 미치코가 오사무와 후지산 근처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에 그의 글이 반짝반짝 빛났다고 말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미치코는 오사무를 원망하면서도 그 때 그녀가 보았던 자신의 남편의 천재성이 언젠가 발휘되길 응원하고 모든 것을 감내하며 기다렸다. 영화의 마지막, <인간실격> 집필을 끝내고, 토미에와 자살한 오사무의 소식을 듣고 집으로 몰려온 기자들을 뒤로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빨래를 말리는 모습에서 희미하게 보였던 그녀 여유롭고 살짝은 만족스러운듯하여 보이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결국에 다자이 오사무는 마치고가 그렇게나 기다리던 원했던 걸작을 썼다. 

"가정으로 꼭 돌아오지 않아도 돼요. 의미 없으니까. 파괴해버려요. 그러면 쓰고 싶은 걸 쓸 수 있죠? 늘 아슬아슬한 곳까지 갔다가 죽지 못하고 돌아오고 다 나아서 돌아온대도 존경할 수 없어요. 당신은 더 멋진 걸 쓸 수 있어요. 파괴해요. 우리를 파괴하고 진짜 걸작을 써요. 그러고 싶은 거잖아요"

 


시즈코와 토미에는 오사무를 사랑했지만, 오사무가 진정으로 잘 할 수 있는 걸작을 쓰도록, 오사무가 반짝반짝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그들은 자신의 사랑, 자신의 바람이 더 중요했다. 그녀들에게 오사무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도구가 되어줬다.

 

미치코도 마찬가지로, 그가 걸작을 써주길 바랐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미치코만이 남편이 글을 더 잘 쓸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었다. 그래서 방탕하게 자신을 뜨겁게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다가, 속죄를 하듯 가정으로 돌아오는 오사무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글을 쓰게끔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더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었으니까. 그렇게 오사무에게는 미치코가 있었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지 못 해서,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의 일기장에서 문장을 훔치던 오사무가 자기 자신을 파괴할 수 있었고, 그렇게 그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소설 <인간실격> 

1년 전 과거 어느 날.  뭔가 성취감을 느낄 수 없는 날들에 헤메일 때, 책 한권이라도 완독해야지만 그 갈급함이 풀릴 것 같았던 날이었다. 나는 다사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대해서 유명한 소설이라는 것만 알뿐 이야기를 자세히 알지 못 했지만, 책꽂이에 꽂혀있던 그 얇팍함이 맘에 들었다. 줄거리가 뭐던지간에, 순전히 그 책의 얇팍함이 좋았다. 그 때는 그냥 무슨 책이든 하나를 완독해야지만 허무했던 내 마음이 나아질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무엇에 홀린듯 그렇게 미용실에 가는 김에 가져가서 읽기 시작했었다. 그저 얇은 책 한권 완독해서 뿌듯함을 느껴보려고 했었었기에 당시 그 책에 대해서 얼마나 큰 기대를 했겠느니만은, 놀랄정도로 술술 읽혀서 정말로 말그대로 단숨에 읽어버렸다. 자기 비판적인 표현,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묘사된 내용들에서 남의 일기장을 훔쳐본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내 심연에 감추어두었던 나의 부끄러운 것들이 간파당하는 것 같았던 당시 그 강렬했던 느낌이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그 책 한권에 나의 허무했던 마음이 채워졌던 그 때를 생각해본다.

<인간실격>이라는 책의 자기연민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묘한 위로감을 얻었던 것처럼, 나의 연약함이 그때의 소설에서, 그리고 이 영화에서 보여졌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가 자기 자신을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고 자조한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삶을 반성한 것은 아니다. 또한 그는 영화를 보는 우리들도 그의 삶을 이해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저 한 사람이 타락하는 모습을 본다. 이상하다.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리고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냥 그의 실격했던 삶 자체를 미워할 수는 없는 것은, 그저 오사무가 조금 가여운 마음 때문일 듯하다. 


못 다한 이야기 

 

* 영화를 보고나니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이 읽고 싶어졌다.

 

* 나는 원작 소설과 그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함께 짝꿍으로 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두 작품을 보고 난 후에 "영화가 더 좋았어" 혹은 "소설이 더 좋았어"라고 감상을 남기는 것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번 <인간 실격>은 너무나 어렵다. 소설과 영화 모두 접한다면 좋을 것 같고, 만약 어떤 순서가 좋겠냐 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영화를 통해 다자이 오사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고, 소설을 통해 그가 창조한 작품을 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