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어프렌티스> 그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줄거리. 보러가기. 결말. 감상.해석.정보
<어프렌티스 : 트럼프의 탄생>, <The Apprentice> 2024
-감독: 알리 압바시
-주연: 세바스찬 스탠, 제레미 스트롱, 마리아 바칼로바
-장르: 드라마, 전기
-러닝타임: 120분
#1
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어찌보면 예고된 충격이었지만, 막상 제가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국가에까지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현실적인 공포를 느꼈습니다.
트럼프는 이번이 두 번째 임기이며, 저는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행보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트럼프 1기 때는 실은 제가 국제 정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었더라고요.
그는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이고, 변덕이 굉장히 심하다는 인상은 가지고 있었죠.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진부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어떤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면 앞으로의 국제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저의 주식 계좌도 회복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도 있었고요.
그렇게 영화 <어프렌티스>를 보게 되었으며, 영화를 통해 트럼프의 성장 배경, 초기 커리어, 그리고 그를 만든 사람들과 사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에 대한 제 인식이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2
1973년, 젊은 부동산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에서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변호사 로이 콘을 만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성공을 향한 강한 야망을 가진 도널드는 그에게서 사업적인 수완, 그의 무자비한 추진력과 포기하고 인정하지 않는 법을 배우며 소위 말해 '각성'을 하게 되지요.
콘은 트럼프의 아버지가 연방 정부로부터 인종 차별 혐의로 조사를 받는 문제를 해결해 주며, 트럼프의 멘토가 됩니다. 그는 트럼프에게 "항상 공격하라", "잘못을 인정하지 마라", "패배를 인정하지 마라"는 성공 법칙을 가르치며 그를 정신을 단련시킵니다.
트럼프는 콘의 조언을 바탕으로 부동산 사업을 확장하고, 미디어와의 관계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습니다. 하얏트 호텔 개발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세금 감면을 얻고, 트럼프 타워를 건설하며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입지를 다져갑니다. 그러나 콘이 에이즈로 투병하게 된 것을 알고 난 후 트럼프는 그와의 관계를 냉정히 단절합니다.
#3
저는 트럼프가 자신의 형에 대해서 언제나 소중하게 아꼈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형의 프레디가 멋지고 잘생기고 성격도 최고였으나 알콜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하는 연설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보고 트럼프가 인간적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자신은 프레디의 조언에 따라서 한 번도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는 일화도 꽤 유명하고요.
하지만 영화 속 젊은 트럼프는 자신의 형 프레드 주니어에게도 매우 냉담하게 대했습니다.형은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그에 반해 자신은 차츰차츰 성공하는 비즈니스 맨으로 거듭나니 형이 우습게 보이기도 했겠죠.
영화 속에서 트럼프가 프레디를 대놓고 무시하는 것을 보니 젊었을 때 트럼프는 참 철이 없었구나 싶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트럼프는 형의 죽음 이후 잠시 죄책감과 슬픔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지만, 곧바로 성공을 위해서 앞만 보고 돌진합니다. 그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머무르기보다, 늘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사람이었던 것이죠.
#4
영화 제목 그대로인 Apprentice는 “수습생”, 또는 “견습생”이라는 뜻입니다. 트럼프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하고 차가운 전략가인 로이 콘의 가르침 아래 ‘권력의 세계를 배우는 수습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에서 로이 콘 변호사 역을 받은 제레미 스트롱의 연기는 감히 대단했습니다. <빅쇼트>, <몰리스 게임>에서도 인상 깊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로이 콘은 정말 압도적이었는데요. 저는 로이 콘이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영화를 본 후 실제 그의 사진과 영상들을 찾아보며 제레미 스트롱의 연기가 얼마나 정교하고 사실적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흉내를 낸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내면을 흡수한 듯한 연기를 보여주었죠.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로이 콘이 59번째 생일에 트럼프의 별장에 초대되어 그에게 받은 선물이 티파니사의 다이아몬드 커프스단추가, 사실은 백랍 (유리를 연마하여 보석처럼 보이게 만든 인조재료) 으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허무함과 배신감, 그리고 질린 듯한 표정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바나도 영혼 없이 이야기합니다. "트럼프는 염치가 없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그런 싸구려 선물을 건넬 수가 있었을지 트럼프가 새삼 정말 악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던 씬은 트럼프가 복부 지방흡입술과 두피 절제술을 감행하여서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장면이었는데, 이것이 자신의 멘토였던 로이 콘의 죽음과 반전되게 트럼프가 더 젊어보이게 감행하는 시술들이었기에 더욱 그 대비가 기이하게 느껴졌으며 동시에 그가 얼마나 성공과 돈을 위해서 혈안이 되어있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5
영화는 트럼프가 로이 콘의 철학을 내면화하며 권력의 화신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갑니다. 야망과 충성, 배신과 전략이 얽힌 이 이야기는 단순한 정치 영화가 아닌, 현대 미국 권력 구조의 어두운 단면, 그리고 한 인간의 복잡함에 대해서 보여주는 거울 같은 작품입니다.
저는 트럼프가 청소년들에게 술, 마약, 담배를 하지 말라는 것에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그의 아들 배런 트럼프가 어릴 때 공부를 열심히하고, 술, 담배, 타투를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동영상도 온라인에서 유명하죠. 그래서 저는 트럼프가 당연히 완벽한 사람은 아닐테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통해 특히 그가 젊어서 혈기 왕성할 때 구설수에 오를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꽤나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1946년 6월 14일에 미국 뉴욕시 퀸스에서 태어났고, 2025년 현재 만 78세이네요. 저는 트럼프가 훗날 어떻게 역사에 기록이 될지 궁금합니다.
벌써 4월도 중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트럼프 발 뉴스로 인해서 혼란스러운 요즘. 변화무쌍한 정세에 대해서 알려면 트럼프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은 어찌 보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여 그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시다면 영화 <어프렌디스>를 추천드립니다. 이번 주도 행복한 한 주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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