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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폴레옹> 리들리 스콧 감독. 호아킨 피닉스 주연.Napoleon. 줄거리. 감상. 정보. 결말. 보러가기.

evelyn_ 2024. 5. 5. 18:00

 


<나폴레옹>, <Napoleon>, 2023
-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 158분 


 
 
#1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국가가 휴일이라서 한국에 가곤 합니다. 오랜만에 가는 한국이라서 기대도 되었지만,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비행기를 예매했기에 더 설레는 것도 있었어요. 언제부턴가 다른 항공사 가격이나 스케줄을 비교하기보다는 고민 없이 대한항공을 타고는 해요. 왜냐하면 저는 비행기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그러기에는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볼 때 대한항공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이번 여정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어요. 아무래도 해외에 있다보면 한글 자막이 있는 최신 외화 영화들을 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설레었죠. 그런데 웬걸. 역시나 정말 너무 좋은 영화들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어요. 한 5분 넘게 스크롤을 넘기면서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리들리 스콧 감독,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나폴레옹>을 골랐습니다. Apple TV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상하게 끌리더라고요. 무료로 볼 수 있는 거기도 하고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비행기 티켓값에 포함되어 있는 것 일 테지만요. 

 

 

영화 <나폴레옹> 보러가기 


 
#2 

"1789년 프랑스 혁명. 불행한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켰고, 혁명으로 다시 불행해진다. 프랑스인들은 식량부족과 광범위한 경기 침체에 환멸을 느낀다. 반왕당파 들은 곧 루이 16세와 그의 지지자 11,000명을 잔인하게 처단한 후 마지막 프랑스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겨냥한다. 한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란 야심적인 코르시카 포병 장교는 진급을 노린다."

 
나폴레옹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혼란한 시대 속에서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통해 프랑스혁명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후 1799년 11월 9일 쿠데타가 일어나고 나폴레옹은 제1 통령이 되며, 1804년 12월 2일 대관식을 통해 나폴레옹은 마침내 황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영화는 나폴레옹이 사교 파티에서 만난 매혹적인 미망인 '조제핀'과의 사랑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시청 후 평점을 보니 많은 분들이 나폴레옹과 조제핀에 대한 관계가 영화 속에서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고 많이 실망하신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나폴레옹이 시놉시스의 중심을 차지하며, 전설적인 존재인 만큼 영웅의 위엄 있는 모습을기대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반대로 오히려 저는 나폴레옹과 조제핀 간의 사랑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3
 
 앞서 말했듯, 저는 나폴레옹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는 영화의 시도가 좋았습니다. 영화 속의 나폴레옹은 신격화되고 미화된 영웅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폴레옹의 뻔한 또하나의 위인전을 만들고자 한 게 아니었다는 것이죠.
 
영화 시작 후 첫 번째로 등장하는 툴롱 전쟁에서 숨을 가쁘게 쉬며 긴장하여 떨려하던 나폴레옹의 모습에서부터 인간적임을 느꼈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기존 영화들과 다른 부분을 보았고 계속해서 흥미롭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대포가 날아다니고 피가 튀는 전쟁을 앞두고 아무런 마음의 동요 없이 덤덤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겠어요. 나폴레옹이라고 얼마나 달랐겠나요. 
 
 어딘가모르게 비장하면서도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여유로워 보였던 호아킨 피닉스이 그린 나폴레옹의 모습도 매력적이었어요. 뭔가 야망으로 두 눈이 불타는 모습이 아니라 뭔지 모르게 힘이 빠진듯한, 무기력한, 모든 것에 달관한듯한 모습에 은근한 비장함이 느껴졌달까요. 원정에 나가면서도 조제핀과 떨어져야 한다는 것에 괴로워하는 그저 한 평범한 남자나 다름없었고, 게다가 어느 면에서는 얼간이나 다름없었죠. 그런 나폴레옹이 어떻게 유럽을 재패할 수 있었을지 싶기도 했어요. 
 

난 당신의 재능과 취향을 좋아해. 떠나 있을 동안 당신의 품위가 그리울거야. 당신의 우아함도. 당신에게 돌아올게. 

 


 
#4
 
조제핀은 나폴레옹에게 이혼을 요구했던 것으로 그려지는데, 아마 그들의 중독적인 관계에 힘들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후계자를 낳으라는 압박도 큰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고요. 이후 나폴레옹은 조제핀이 자신의 후계자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자 이혼을 결정합니다. 조제핀을 끔찍하게 사랑했음에도 어떻게 이런 황당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조제핀만큼 자신의 조국의 미래 또한 중요했던 것이겠지요. 
 
 조세핀과의 이혼 이후에 나폴레옹이 계속해서 조제핀에게 집착하며 그리워했던 그의 모습이 찌질했고, 오스트리아와 동맹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후계자를 만들기 위해 오스트리아의 황녀 마리 루이즈와 재혼한 것을 보면 참 징글징글하기도 했습니다. 조제핀이 딱하기도 했고요. 나폴레옹과 조제핀 사이에 후계자가 있었다면 어떤 역사가 전개될 수 있었을까요.
 
 어쨌든 저는 조제핀과의 파괴적이었던 관계를 통해 복잡했던 나폴레옹의 성격을 다양하게 보여주려 한 영화의 시도가 좋았습니다. 결국의 저는 결점있는 인간으로서의 나폴레옹을 통해서, 완전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까요. 
 

난 프랑스를 너무 많이 사랑해요. 내가 원했던 건 오직 프랑스와 영광이었어요. 프랑스가 불행해지는 건 절대 원치 않았죠. 퇴위를 원하니.. 좋아요. 퇴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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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러시아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1세와의 관계 또한 영화를 흥미로웠던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영화는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하여 모스크바까지 진격했지만, 러시아가 프랑스와의 협상을 바라지 않고 모스크바를 불태우는 것을 보고 분노에 차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진격하는데, 이는 나폴레옹이 자신의 야망 때문에 실책을 한 것이었지요. 애초부터 나폴레옹은 알렉산드르 1세를 자신보다 나이도 어리고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애송이 정도로 봤었던 것에서부터 잘못된 것이었어요.
 
시아의 혹독한 겨울과 전략적 퇴각에 의해 60만 명 중 4만 명만이 돌아왔고, 나폴레옹은 엘바 섬으로 무기한 유배를 가게 됩니다. 이후 나폴레옹은 탈출하여 권력을 되찾으려 시도하지만 워털루 전쟁에서의 패배 한 이후 그는 최종적으로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1821년에 그곳에서 사망합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세인트헬레나섬에서 6년간 유배 생활을 하다 1821년 5월 5일에 숨졌다. 그는 군인으로서 61차례 전투를 이끌었다. 1793년-1815년. 300만 명 이상이 전사. 그의 마지막 말은 프랑스, 군대, 조제핀이었다. " 

 
 영화에서는 그려지지 않지만 나폴레옹의 후계자인 나폴레옹 2세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는 "로마 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나폴레옹 1세가 엘바 섬으로 추방된 후에도 그의 후계자로 여겨졌었지만, 실제로 통치할 기회가 없었고, 주로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하다가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알고 나니 조제핀과의 이혼이 더욱이나 안타까운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 이렇게 조제핀에 대해서 이런 아쉬운 마음을 느끼는 것은 조제핀을 연기한 바네사 커비가 매우 매혹적이어서 그녀에게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일 것 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조각처럼 아름다울지. 바네사 커비라는 배우 또한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6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어렸을 적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보았던 '나폴레옹&조제핀' 전시가 떠올랐습니다. 몇 년도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 찾아보니 무려 2003년이었네요. 21년 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나폴레옹&조제핀' 전은 프랑스 말메종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나폴레옹 관련 유물과 예술 작품을 전시했었는데, 당시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대형 원화를 비롯해, 나폴레옹과 조제핀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과 조각 작품, 나폴레옹이 군대와 황실에서 사용했던 유물 자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람객들도 별로 없었고 엄마와 매우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했었지요. 어렸을 때였지만 전시의 구성이 굉장히 좋았어서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영화 <나폴레옹>을 통해서 재현된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이야기를 보니, 당시 14살이었던 그때의 시간과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만나러가는 비행기에서 21년 전에 엄마와 보았던 전시를 떠올릴 수 있게 했던 영화 <나폴레옹>은 저에게 마치 운명과도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과거의 제가 적절한 시간에 맞춰 이 영화를 선택해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흘렀을지.. 전시를 봤을 때가 떠오르며, 당시를 회상하느라 나른해졌습니다. 세월이 야속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의 부모님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 번 21년 전의 그때처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야지라고 다짐했어요. 훗날 되돌아보며, 그때 참 좋았었지라고 회상할 수 있게끔 기억에 남을 추억을요.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저는 무사히 한국에 잘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굉장히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영화 <나폴레옹>은 어떤 영화였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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