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 소설 원작.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줄거리. 결말. 정보. 보러가기. 감상.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 2009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톰 행크스 (로버트 랭던 박사 역)
-조연 : 아예렛 주러 (비토리아 베트라 역), 이완 맥그리거 (궁무처장 패트릭 맥키나 역)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액션
-러닝타임 : 138분
#1
가장 최근에 완독했던 오르한 파묵 작가의 추리소설인 <내 이름은 빨강>에 얼마나 심취되어 있었는지, 이로 인해 추리물들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댄 브라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천사와 악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론 하워드가 감독한 <다빈치 코드>는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던 영화였고, 실제 일전에 리뷰한 적이 있었지만 이어지는 후속작들은 아직 접하지 않았었거든요. '추리물들을 보고싶다'라고 생각하니, 바로 머릿 속에 <천사와 악마>가 떠올랐습니다.
<천사와 악마>는 댄 브라운의 2000년 소설이며, 일루미나티라는 비밀결사와 로마 교황청 간의 갈등을 둘러 싼 미스테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빈치 코드>와 같은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 교수가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소설에서는 다빈치 코드 이전의 내용이지만, 영화에서는 다빈치 코드 속편으로 다뤄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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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갑작스러운 교황의 영면으로 인해 바티칸은 슬픔에 잠깁니다. 그리고 영면한 교황을 이어서 전 세계 10억 가톨릭 신도를 이끌 새 교황에 선출을 위한 신성한 고대의식 '콘클라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추기경들이 모이는 비밀회의를 말합니다. 추기경들은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교황 선출에 관한 투표를 진행하며, 새 교황이 선출되면, 흰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나오게 됩니다. 반대로 새 교황의 선출이 실패로 돌아가면 검은 연기가 굴뚝에서 나오게 되며, 새 교황이 결정될 때까지 회의가 계속됩니다.
한편 영화는 CERN(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라고 불리는 한 과학 연구소로 관객을 이끕니다. 그곳에는 물리학자 비토리아가 있습니다. 그녀와 팀원들은 강력한 에너지 원인 반물질을 개발하는 것에 성공하지만, 동료 연구원 실바노가 살해 당하고 반물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반물질이 왜 사라졌을까요?
교황이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고대의식인 ‘콘클라베’가 집행되기 전, 가장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인 네명의 추기경이 납치되고 교황청에 일루미나티의 상징인 앰비그램이 나타났습니다. 납치자는 4명의 교황 후보를 8시부터 11시까지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할 것이라고 선언하죠. 이에 기호학 교수 랭던은 교황청으로부터 앰비그램 해독 및 사태 해결에 대한 의뢰를 받게 됩니다.
일루미나티는 17세기까지는 온건한 단체였습니다. 일루미나티는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등 계몽된 사람들고 교회의 비과학적 가르침을 우려했고 과학적 진실을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교황청이 이를 불결하게 여겨 색출해 처형하자, 지하로 숨어들어 비밀 단체를 결성하게 되었던 것이었어요. 이후 오랫동안 일루미나티는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그들이 부활을 알린 것이지요.
로마 바티칸에 도착한 로버트 랭던 교수는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을 알게 됩니다. 알고 보니 일루미나티는가 4명의 추기경들을 살해하고 나서, CERN에서 훔친 반물질로 바티칸을 폭파시킬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랭던 교수는 비토리아와 함께 납치범이 남긴 메세지를 해독하여, 추기경들이 살해를 당할 위치 그리고 반물질을 숨겨놨을 위치를 추적합니다.
"너희의 기둥 4개를 파괴하겠다. 낙인을 찍어 과학의 제단에 재물로 바치고, 교회를 파괴하겠다. 바티칸은 빛으로 소멸할 것이다. '계몽의 길'의 끝에 놓인 빛나는 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궁무처장인 패트릭 신부는 교황의 선종 이후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교황의 지위를 임시로 대변합니다. 그는 로버트 랭던의 요청에 따라서 문서 열람실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그곳에서 얹은 정보들의 조각들을 연관시켜 영리하게 증거들을 쫓으며 추기경들의 살해를 막고자 하나 시간 차로 아쉽게 실패합니다. 하지만 네 번째 추기경은 가까스로 구조합니다. 그리고 결국 반물질을 찾는 것에 성공하지요.
하지만 반물질은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고 폭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헬기를 조정할 수 있는 패트릭 신부는 순간의 빠른 판단으로 반물질을 하늘로 올려보내 폭발시키고 무사히 낙하산으로 탈출합니다. 그의 희생정신은 추기경들 사이에 알려지고, 그는 교황 후보로 선출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패트릭 신부는 과학은 배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반물질의 존재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으며, 자신과 반대로 반물질이 과학과 종교를 결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교황을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를 결속시키기 위해서 고대의 적인 일루미나티를 부활시켰던 것이었어요. 공포에 의해서 사악한 적에 맞서 가톨릭 신자들을 단합하려는 속셈이었어요. 하지만 그의 의도는 탄로 나고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고, 랭던 교수는 자신의 책 집필을 완성할 수 있는, 그가 그렇게도 참고하고자 했던 책을 건네 받으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3
추기경들을 살해하고, 반물질을 폭파시켜 바티칸 교회를 파괴시킨다는 일루미나티의 계획은 섬뜩합니다. 마치 그가 악마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정죄'에 대한 복수로 인해서 이러한 끔찍한 살인이 발생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 탄압하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1668년, 교회는 일루미나티 과학자 4명을 납치해 죄를 씻는다는 의미로 가슴에 십자가 낙인을 찍고 처형해서 시체를 길거리에 버렸다고 합니다. 종교가 과학을 우선한 데에 대한 조치로, 이후 일루미나티는 폭력적으로 변했고 복수를 맹세했죠. 반물질이라는 초고도화된 과학의 산물로 교회를 파괴시켜 과학의 우위를 알리려는 목적으로요. 그때 교회가 일루미나티를 탄압하지 않고 인정했다면 어땠을까요?
영화는 '과학'과 '종교'의 대립을 보여주며, 그리고 어떻게 화합하여 융합될 수 있을가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교회가 위기를 맞자 신의 존재에 대해서 믿지 않는 랭던 박사에게 의뢰를 한 것, 그리고 랭던 교수가 우여곡절 끝에 비극을 막는 것을 보면 과학과 종교가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지요.
영화 마지막에 스트라우스 추기경이 랭던에게 건네는 말에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갈등에 대한 해결의 열쇠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동시에 과거에 과학을 탄압하려고 했던 것도, 흠이 많았던 '사람' 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지요.
"교회에 대한 책을 쓸 때는 부탁인데 살살 다뤄주시오. 종교는 흠이 많소. 인간이 흠 많은 존재이니. 날 비롯해서 세상 모두가. "
참고로 저는 과학과 종교가 어우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종교가 없어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랭던이 영화 마지막에서까지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서는 그가 참 고집이 세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인 <인페르노>에서는 혹시 랭던이 신에 대해서 인정하게 될까요? 적어도 이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라도 마지막 시리즈를 보지 않을 수 없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호기심이 바로 시리즈 영화의 묘미인 것 같기도 하네요.
#4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많습니다. 우선 톰 행크스에 대한 애정은 제가 하도 많이 이야기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한번쯤 넘어가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남자 배우 들 중에서는 그가 출연한 영화에 대한 리뷰를 가장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화는 구체적인 시간을 명시합니다.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 오후 6시 34분" , "스위스 근위대 본부 오후 6시 53분" 이와 같이 말이죠. 관객들은 긴박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랭던과 비토리아의 해박한 지식과 추리력에 대해서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흐르는 시간에 야속함을 느끼며 그들에게 더 빨리 움직여!라고 재촉하고 싶어지기도 했어요.
<듄>에서 '하코넨'을 연기한 스텔란 스카스가드 배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라고 꼽을 수 있겠습니다. 저음의 목소리가 참 아이코닉하고 존재감이 분명하죠. 아름다운 피렌체의 건축물, 예술작품들 또한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해 줍니다. 아, 6시가 넘었는데도 대낮같이 해가 떠있는 않는 피렌체를 보니 흥미롭더라고요. 순간 시간 감각을 잃어버릴 뻔하기도 했지 뭐예요.
저는 댄 브라운 작가가 어떻게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이런 지적인 자극이 가득한 소재들을 가득 채운 추리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흥미롭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도 언젠가 소설을 쓸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하지만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고는 하지요. 또한 론 하워드도 대단한 감독이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뷰티풀 마인드> <파 앤드 어웨이>는 너무 좋아하는 영화들이지요.
마지막으로 한스 짐머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저는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가끔 듣고했습니다. 한스짐머가 감독한 사운드트랙은 정말 그 웅장함이 일품이거든요. 영화 속에서 제가 전부터 애정하며 들어왔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더 황홀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빈치 코드>가 주었던 충격에 비해서는 적기는 했지만, <천사와 악마> 또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로 소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시리즈인 <인페르노>가 기대되는 것은 <천사와 악마>가 그만큼 인상 깊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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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장 : 영화와 책 속에서>에서는 좋은 영화와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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